똘맘의 식당창업일기
"여보! SBS에서 전화 왔는데...."
식당을 오픈 한지 첫 달에 남편이 떨리는 목소리로 나에게 말을 했다.
"SBS? 어떤 프로그램이? 우리한테 왜???"
"몰라, 누가 제보했다고 TV 출연하자는데?? 연락처 남겨놨어! 전화해 봐~"
들뜬 마음 반, 의심 반으로 전화를 했다.
"안녕하세요, SBS 생활 경제를 담당하는..... (어쩌고저쩌고).... 오픈 성공 사례로~~.방송에 2~3분 정도 나오는데요..."
열심히 설명해 주고 있는데 내가 찬물을 끼얹었다.
"저희 가게는 어떻게 아셨어요??"
"맛있다고 시청자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
"저희 오픈 한지 한 달 밖에 안되었는데요?? 누가 제보를 했죠?"
"카페나 인터넷으로 제보를 받습니다."
그때 사람들은 이익이 되는 행동이 아니면 하지 않는다는 말이 다시 떠올라서 다시 물었다.
"얼만데요??"
"세금 제외하고 600만 원입니다. 세금 10%는 별도입니다. "
"다음에 돈 많이 벌면 연락드릴게요, 지금은 오픈하느라 돈을 많이 써서 힘이 드네요 :)"
나는 웃으며 전화를 끊었다.
잠시 생각에 잠겼다.
PPL이라고 많이 들어는 봤어도 텔레비전에 나오는 대부분의 업체가 이런 홍보를 이용하는 게 진짜였구나 싶었다.
전에 강남역에서 음식점 앞을 지나가는데 음식점 사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전화를 하면서 2천만 원 내라고 했다며 이 골목 음식점 거의 다 2천 내고 방송을 탔다는 전화를 하는 것이 생각났다.
"아.... 이래서 백종원 아저씨가 추천하는 집 가도 맛이 없었구나...."
직접 이런 전화를 받아보니 돈을 주고 TV 방송을 하는 것의 미화된 이름이 마케팅이라는 것을 체감했다.
오픈 한지 2달이 되던 때, 또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이번엔 생활의 달인이었다.
막내 작가가 연락을 먼저 주고 위에 작가와 통화를 했다.
"어떻게 저희를 아셨어요??"
"후토마키가 맛있다고 제보가 들어와서요!"
"얼마 내야 해요??"
"아니에요! 생활의 달인은 무료입니다. 근데 장사하신 건 얼마나 되셨어요? "
"이제 오픈한지 2개월 됐습니다. "
"아니, 다른 곳에서 식당 하신 게 어느 정도 되셨어요? 일본에 계셨어요?"
"아뇨, 식당은 처음이고요, 단체 급식 10년 했는데요??"
"아~............ (당황)........... 그럼 다음 기회에 만나 뵙겠습니다."
라고 말하고 후다닥 대화를 종료했다.
TV 프로그램 PD도 방송에 나갈 곳 찾기 힘들구나 생각이 되었다.
주위를 둘러봐도 프랜차이즈, 초보자도 만들 수 있는 쉬운 음식점 들이 많으니...
방송 만들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
TV 출현을 못해서 아쉬웠지만, 만약 출현했으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을 해보았는데,
손님이 더 많아지면 일하는 사람들이 힘들어서 식당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하니 배가 부른 생각이지만 방송에 안 나온 게 다행이라고 생각된다.
식당을 오픈하니 이런 전화도 받아보고, 참 쉽게 해 볼 수 없는 좋은 경험을 했다.
당분간 TV 출현은 안 하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