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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EBA Jan 14. 2020

결국은 사람

채용면접관은 누굴 뽑았나

최근에 면접을 보았습니다. 제가 일자리를 찾는 것은 아니고, 저는 면접관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말하죠. 일자리가 없다고.

또 사람들은 말하죠. 뽑을 사람이 없다고.

저는 뽑는 사람이었고 뽑을 사람들에게 질문하고 평가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먼저 HR 팀에서 업무 관련성을 보고 screen 된 지원서와 간단한 요약이 담긴 파일을 scan 하듯 훑어보고

면접관 패널에 앉았습니다.

저 건너편에 앉아야 하는 상황이 생기지 않았으면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간단한 자기소개를 하고 경력에 대해 조리 있게 그러나 장황하지 않게 얘기하기.

천편일률적인 질문들 중엔 이런 것들이 있다. "왜 이직을 고려하고 있는지? (경력직일 경우)" "자신의 장점과 또한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얘기해주세요." "조직을 이끌어 가면서 (people manager 포지션인 경우) 조직 내에서 본인의 leadership을 어떤 식으로 평가받았나요?" 


그러나 이런 식상한 질문 외에도 허를 찌르는 질문도 필요합니다. 면접자의 민낯을 드러내게 할 수 있는 질문들이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무례하거나 상식 밖의 질문이어도 안됩니다. 이런 질문은 개인 신상 정보 위주로 조심스럽게 시작합니다. 사는 곳과 직장과의 거리. 만약 자녀들 둔 부모라면 육아에 대한 부분. 시간관리 등등. 그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이 사람이 경력을 말하는지 경험을 말하는지 볼 수 있습니다. 


앞서 경력과 관련 영역에 대해 말했던 부분이 개인적인 내용을 이야기하며 상쇄되거나 의미 없어지는 순간이 되기도 한다. 경력도 좋고 관련 영역에 대한 풍부한 지식도 있어 보이지만 왠지 차갑고 독선적으로 보이거나 또는 안일해 보이는 사람. 열정은 넘쳐 보이는데 무모해 보이는 사람. 왠지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문제를 만들 것 같은 사람. 결국에 우리 면접관들이 뽑고 싶은 사람은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었습니다.


서류 심사를 거치고 그 자리에 앉았다는 것은 이미 업무 경력에 대한 질문은 많이 준비했을 거고, 우린 다른 면을 들춰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위기 상황에, 또는 갈등 상황에 이 사람은 어떤 얼굴이 될까 상상해보기도 하고

불평하는 시간보다 문제 해결을 하려는 사람이 될지, 그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적당히 둘러대는 사람의 얼굴을 하게 될지, 이 모든 상상을 하며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을 찾아봅니다.


우리가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일까요.  내가 힘들 때 도와주거나 공감해줄 사람. 적어도 내 등을 공격하지는 않을 사람. Team Player라고 말하고 "나대지 않는 사람"이라고 씁니다. 우리는 나와 같이 뛰어 줄 사람을 찾는 것이었겠지요. 이 고독하고도 험난한 직장생활에서 적어도 sideline에서 물이라도 챙겨주거나 응원해주거나, 또는 나란히 뛰어줄 사람을 찾았던 것 같습니다.


결국엔, "나"를 위한, 나 같은 사람이 만드는 조직에서 같이 뛸 만한 인성을 갖춘 사람을 우리는 여러 이름으로 찾았던 것 같습니다.



아래는 배달의 민족의 장인성 씨의 <마케터의 일>이란 책의 일부입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도움을 많이 받은 부분이라 옮겨봅니다.


From 마케터의 일 by 장인성 (배민)


경력보다 경험을 말한다
'무엇을 했다' 보다 '어떻게 한다'를 우선순위에 놓으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조금 다르게 보일 것이다.
할까 말까 할 땐 하고 살까 말까 할 땐 사세요

결국 성장은 태도에 달려 있습니다. 처음에 주어진 틀 안에서 편안하게 머물러만 있으면 성장은 더딥니다. 관찰하고 생각하고, 또 다르게 생각하고, 해보고, 배워나가고, 실패하고 바꾸는 사람이 성장하죠. 호기심이 많은 사람, 흡수력이 좋은 사람, 나아지려는 욕구가 있는 사람, 생각하고 관찰하기 좋아하는 사람, 인정받고 싶어 하는 사람, 사랑받고 싶어 하는 사람과 함께 성큼성큼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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