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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약산진달래 Jan 02. 2022

금식 나무를 보호는 지푸라기 바람막이

가로수 나무들의 겨울나기 

겨울나무들이 가지가 모두 잘려나간 채 앙상한 모습으로 겨울을 나고 있다. 몇 년 만의 매서운 추위인지 사람들이 모두 옷깃을 여미며 지나가는 산책로, 나무들은 벌거벗은 모습으로  매서운 추위와 맞짱을 뜨고 있다.

그 사이로 눈을 사로잡는 나무가 있다. 한겨울에도 싱싱한 초록잎에 이끌려 다가가 보니 싱싱한 초록잎에 금빛 점이 박혀있다. 잎이 거친감이 있지만 윤기가 반지르르한 모습이 화려함마저 느끼게 해 준다. 이 나무는 가로수나 정원수로 많이 심는 나무인데 기본종인 '식나무'의  변종으로서 잎 양면에 노란색  반점이 있어 '금식 나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금식 나무는 관리가 쉽고 중간 이상 높은 광도(800~10,000 Lux)요구되어 거실 창 측이나 발코니에서 키우기에도 좋다.


배려라곤 전혀 없는 자동차들이 쌩쌩 달려가는 길 불어오는 먼지와 매서운 바람을 홀로 맞고 있는 금식 나무만 다행히 지푸라기 담이 바람막이가 되어주었다. 싸늘한 시멘트 도로에 어울리지 않는 지푸라기 담장이 정겹기만 하다. 어린 시절 시골길 초가집 담장 같기도 하고, 아버지가 엮던 지푸라기들 떠올려진다.

 지푸라기 담장 덕분에 금식 나무들은 메마른 아스팔트 도로 쉴 새 없이 불어대는 바람에서 보호를 받으며 한겨울에도 그 잎이  싱싱하게 금빛으로 반짝거린다. 황량한 겨울 거리에서 금식 나무의 바람을 막아주는 지푸라지 바람막이처럼  누군가의 보호가 되어주며 살아가 보자.  코로나19로 마음까지 시려오는 이 추운 날들을  서로 보듬어 주며 정을 나누며 살아가도록 하자.


가지가 잘려나가 벌거벗은 큰 나무들도  겨우내 더 멋진 수형을 만들어 내기 위해 맨살을 베어내고 찬바람을 맞는 고통을 견디어 내고 있다.  모든 차가운 시련을 이겨내고  따뜻한  봄날  더 튼튼한 가지를 어 더 싱그러운 초록잎 나무로 기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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