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 초등학교를 지나가는데 뒤로 탄성을 지르는 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빠와 함께 나온 초등학생의 목소리였다.
3월 말, 아직은 겨울의 삭막함이 남아있는 거리와는 달리 초등학교 안에는 봄의 여신 벚꽃나무의 꽃이 학교 담장을 넘어 눈부시게 피어나고 있었다. "벚꽃이 피었어"라는 맑고 낭랑한 아이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막 꽃잎을 펼쳐내기 시작한 벚꽃이 더 활짝 고운 잎을 펼치는 듯 보인다. 연분홍 벚꽃잎이 하늘거리는 모습이 아이가 하는 말을 듣고 꽃을 피워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벚꽃으로 가려진 틈사이로 보이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밝은 빛은 벚꽃을 향해 조명을 비추었고, 빛 사이로 전해지는 봄의 따사로움이 사르르 꽃잎위로 내려앉는다.
이제 봄의 축제를 시작하듯 벚꽃잎이 온 하늘을 덮을 것이다. 바람에 휘날리는 꽃잎은 온 지상에 내려앉을 것이다. 눈처럼 비처럼 꽃비로 내려 모든 이들의 가슴에 설렘으로 두근 거리게 하겠지.
코로나로 오랫동안 꽁꽁 묶여있던 이들이 벚꽃이 피어나듯 희망의 봄을 맞이하기를 바란다. 벚꽃의 개화를 보는 것만으로 "와 봄이다", " 벚꽃 너무 예쁘다" 외치는 아이의 탄성 소리처럼 벚꽃에 설렘이 우리 모두에게 찾아오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