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타임

어쩌다 보니 나이 오십을 훌쩍 넘겼다. 시간이 유수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세상의 뜻도 아직 깨닫지 못했는데 하늘의 뜻을 깨닫는 지천명이 되었다.   어떤 인생을 살아왔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돌아보며 계획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지금껏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 돌아보니 살아온 삶에 대한 후회 한점 없다. 아쉽다면 단 하나 지금 알았던 것들을 그때 알았다면 더 좋았을 것을 이다. 그러나 인생은 단계가 있는 것, 지금이라도 알게 되어서 다행이다.

살아온 50년에 대해 만족하는가? 잘 살아왔다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어찌다 만족했다고 할 수 있겠는가. 타인과 비교하며 자신의 부족함이 부끄러웠다. 자신의 내면과의 싸움이 가장 치열했다. 나의 모난 부분들을 다듬어 가느라 많은 시간을 힘겹게 보냈었다.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는 강하고 성취욕도 강했다. 사람에 치이고, 일에 치이고, 성과에 치이고 살았다. 조직 속에 몸을 담으면 어쩔 수 없는 현실을 살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롭게 자신이 하고 싶은데로 믿음 안에서 열정을 불태운 시기를 보냈다. ​하나님의 은혜가 없었다면 스스로 자폭하고 말았을지도 모른다.

​자신이 살아온 시간들이 밑거름이 되어 현재의 인생을 만든다고 한다. 그런데 오십 대의 나의 삶은 살아온 인생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살아가고 있다. 더 이상 과거의 내가 아닌 나를 살아가는 오십 대, 나는 지금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야 할 것인가 생각해야 만한다. 더 이상 내 과거의 커리어가 나를 만들어 주지 않는다. 백세시대를 살아가려면 앞으로 남은 오십 년을 위해서 지금 재정비해야만 할 때이다. 지나온 오십 년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쌓아 올린 시간이라면 이제 남은 오십 년은 알고 있는 것을 토대로 쌓아갈 수 있다. 잘 준비한다면 어쩌면 더 쉽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

이제 과거 50년을  밑거름 삼아 미래 50년을 새롭게 설계하자. 앞으로 살아야 할 날에 비하면 현재는 가장 젊은 때이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때이다.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배워야 할 것은 많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 ​하프타임 살아온 생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남은 50년을 새롭게 준비하자. 50대의 재정비로 60대에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말이다. 오십 인생 하프타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