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이라는 글을 쓰려고 하니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란 시가 생각났다. 내 삶은 지금 타오르고 있는 연탄만큼 열정적일 수 있을까? 삶의 방식이 열정을 평가할 수는 없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열정을 대변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내가 있는 자리에서 열정이 있다면 나는 행동하고 있을 것이다.
열정을 다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시기가 정해진 것은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어린 시절일 수 있고 청소년 시기일 수도 있다. 청년시기일 수도 있도 장년에 찾아올 수 있다. 혹은 노년에 찾아올 수도 있다.
노래를 잘 부르는 어린이들을 보면 놀랍다. 그러나 그들의 인기가 영원하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얼마 전 6시 내 고향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랩 때리는(랩을 하는) 할머니들을 보았다. 그분들은 80이 넘은 고령의 시골 할머니들이다. 프로그램의 인기를 얻어 다른 방송에도 출연하는 것을 보았다. 그분들에게는 지금이 가장 전성기일수도 있겠다.
내가 좋아하는 일과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일치한다면 가장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그러나 현재 본인의 시간과 환경에 맞는 일이 보이리라. 그 일에 열정을 다해 보자. 내가 좋아하는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들 눈에 하찮게 보일 수도 있도 있다. 그러나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다면 평생 숯검댕이 연탄으로 살다가 내던져질 것이다.
자신의 몸뚱이를 태우며 활활 타올라 뜨끈뜨끈한 아랫목을 만들던 연탄처럼 열정을 불태워 본 적이 있는가? 만약 단 한 번도 없다면 오십, 지금이 가장 열정을 불태울 시간이다. 자신의 목숨을 다 버리고 태어나 마땅히 해야 할 본연의 사명을 완수하고 하얀 껍데기만 남아있더라도, 마지막엔 어느 술 취한 이의 발길질에 차일지라도. 어느 추운 겨울 빙판길 걸어가는 사람들을 위해 아스라이 먼지가 되어 사라질지라도.열정을 불태운 삶은 충분히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