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장 손이 알아서 글이 흘러간다

눈도 읽지만 손도 읽는다

by 해질녘

저자의 지혜를 넘어 자신의 것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경험해봐야 한다. 그리고 글을 쓰면서 내 생각을 발견하기도 한다. 책에 밑줄도 긋도 빈 공간에 내 생각을 적으면서 저자의 생각과 나의 생각을 믹스하다 보면 또 다른 생각들이 거미줄처럼 엉켜있지만 그것이 새로운 경로를 만들고 새로운 글을 만들게 된다. 저저의 지혜보다 뛰어날 필요 없다. 오직 나만의 글이 되기만 하면 된다. 내 생각과 경험이 녹아든 문장이면 된다.


보통 사람들은 생각을 글로 옮긴다고 생각하며 글을 쓰는데 글을 쓰다 보면 손이 알아서 글을 쓰는 것처럼 내 생각을 글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내 손이 알아서 글이 흘러간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 듯 내 글도 위에서 아래로 흘러가듯 글은 굽이 굽이 내 손끝을 따라 잠시 고이기도 하고 물이 차면 또 다른 곳을 흘러간다. 그렇게 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도 하지만 계속 쓰는 사람에게는 그 물이 고여 썩지 않고 또 다른 물이 가득 차면 자연스레 넘쳐 흘러가게끔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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