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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현수 Sep 23. 2020

김광석 서른 즈음에

-오늘은 이 노래

커버 이미지 : 김광석 앨범


김광석은 대한민국의 싱어송라이터였다. 그리고 지금은 '가객'이나 ‘노래하는 철학자’로도 불린다. 2014년 제5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대통령 표창장이 추서 되었다. 그리고 그는 대한민국의 영원한 가객으로 남았다. 그의 명언 중 "땡큐."와 "행복하십시오."는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다.

1987년 학창 시절 친구들과 함께 동물원을 결성해 동물원 1집과 2집을 녹음하였다.

2007년, 그가 부른 노래 중 하나인 〈서른 즈음에〉가 음악 평론가들에게서 최고의 노랫말로 선정되었다.

출처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당신의 서른 즈음은 어떠한가?

직장 초년생이거나, 군대 다녀와서 복학하고 취직을 해야 할지? 대학원 진학을 해야 할지? 고민 중이거나, 결혼을 해야 할지? 퇴사를 해야 할지? 망설이고 있는 건 아닌지?

지금 서른 즈음의 사람이나, 서른을 지나온 사람이나, 멀리 서른을 비껴간 사람들조차 서른이라는 숫자는 왠지 발길을 머물게 하는 힘이 있다.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는 그런 우리의 어지러운 고민의 마음을 잘 대변해 주고 있다.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내뿜은 담배 연기처럼

작기만한 내 기억 속에

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 속엔

더 아무 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 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 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 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 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 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 속엔

더 아무 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 오지만

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 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 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 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 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출처 :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에 가사 전문   

  

요즘은 결혼 시기가 많이 늦어졌지만, 내가 서른 즈음이었을 때는 결혼이 큰 부분을 차지했던 것 같다. 서른 즈음에 결혼하지 않으면 노처녀 노총각이란 칭호를 달았다.(요즘 젊은 사람들은 이런 말을 전혀 쓰지 않고, 서른은 결혼의 나이에서 배제되고 있는 느낌마저 든다.)

이루어 놓은 것은 없는데 서른이라는 버거운 나이를 달아야만 하다니...

매일매일이 고민일 수밖에 없던 시절이었다.

청춘도 사랑도 영원히 내 곁에 머물러 있을 줄만 알았는데......


서른 즈음에를 부른 김광석의 목소리는 누구라도 노래에 빠져들게 한다.

말하듯이 쉽게 부르면서, 부드럽고 감미롭고 애절한 음색이 계속 들어도 또 듣고 싶은 마력이 있다.     

천재적인 뮤지션의 가정사는 너무 복잡해서 안타깝기만 하고, 믿기지 않게 서른 즈음의 나이에 세상을 떠난 그를 생각하면 쓸쓸하기만 하다.

김광석의 거리가 있고, 그의 애창곡을 리메이크한 다시 부르기 앨범과 공연 실황을 담은 음반, 그리고 후배 가수들이 부른 추모 음반이 나온 것을 보면 아직까지 사람들이 얼마나 그를 그리워하고 그의 노래를 사랑하는지 알 수 있다.

단독 라이브 공연 1,000회라는 놀라운 기록은 라이브 공연을 정착시키는 데 기여했으며, 요즘 인기 있는 버스킹 문화에 큰 영향력을 미친 것 같다.    

 

사람들의 나이에 서른이라는 숫자가 사라지지 않는 한 「서른 즈음에」도 우리 곁에서 영원히 불리어질 것 같다.

봄이면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 엔딩」이, 10월 마지막 날이 되면 이용의「잊혀진 계절」이 세월이 흘러도 명곡이 되어 우리 곁에서 항상 들려오듯이.     


「조금씩 잊혀져 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 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     

한 번에 잊혀지는게 아니라 조금씩 잊혀가서 더 슬픈 것 같다.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사랑도 조금씩 조금씩 잊혀져 가서 언젠가는 기억에서 사라진다.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 속엔

더 아무 것도 찾을 수 없네」      


비어있는 가슴 속엔 더 이상 아무것도 찾을 수가 없는 우리들은, 머물러 있지 않는 사랑과 청춘과 매일 이별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인생의 한 길목쯤은 아파하고 후회하고 흔들려봐야 긴 인생을 잘 살아가겠지만, 서른 즈음에는 사랑하고 이별하는 과정들이 힘들고 고통스럽게만 느껴질 뿐이다.     


김광석의 모든 노래들이 너무 좋지만, 음악 평론가들에게도 최고의 노랫말로 선정된 「서른 즈음에」

우리 가슴을 아릿하게 흔들며 파고드는 이 노래를 들으며, 저마다의 서른 즈음의 기억에 잠시 머물러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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