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고 아름다운 기억들도 많지만, 힘든 시절의 기억이 괴로워서 슬퍼서 떠올리기 싫을 때도 있다.
중장년의 사람들에게 20대, 30대는 너무 부러운 나이다. 그러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가?" 하고 물으면 대부분은 "아니오, 그래도 지금의 나이가 좋아요"“라는 대답을 할 것 같다.
청춘의 시절은 아름답지만 그만큼 힘든 시절이라는 것을 보여 주는 이야기다.
그러나 천천히 기억 속을 걷다 보면 어지간한 힘듬은 기억 속에서는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미화된다.
취업, 퇴사, 이직, 사랑, 이별, 육아, 질병 등의 시기도 현재에서 보면 지나온 과거이기에...
( 개인의 처한 상황, 나이에 따라서 과거, 현재, 미래가 되기도 함. )
한 잔의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으며, 산책을 하며, 영화를 보면서 기억 속을 천천히 걸어보자.
의외로 생각하지도 못한 기억을 마주하고 당황하거나 설렘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아직도 너의 소리를 듣고
아직도 너의 손길을 느껴
오늘도 난 너의 흔적 안에 살았죠
아직도 너의 모습이 보여
아직도 너의 온기를 느껴
오늘도 난 너의 시간 안에 살았죠
길을 지나는 어떤 낯선 이의 모습 속에도
바람을 타고 쓸쓸히 춤추는 저 낙엽 위에도
뺨을 스치는 어느 저녁의 그 공기 속에도
내가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에 니가 있어 그래
어떤가요 그댄 어떤가요 그댄
당신도 나와 같나요
어떤가요 그댄
지금도 난 너를 느끼죠
이렇게 노랠 부르는 지금 이 순간도
난 그대가 보여
내일도 난 너를 보겠죠
내일도 난 너를 듣겠죠
내일도 모든 게 오늘 하루와 같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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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에 덩그러니 놓여진 저 의자 위에도
물을 마시려 무심코 집어든 유리잔 안에도
나를 바라보기 위해 마주한 그 거울 속에도
귓가에 살며시 내려앉은 음악 속에도 니가 있어
어떡하죠 이젠 어떡하죠 이젠
그대는 지웠을 텐데
어떡하죠 이젠 우린
그리움의 문을 열고 너의 기억이 날 찾아와
자꾸 눈시울이 붉어져
그리움의 문을 열고 너의 기억이 날 찾아와
자꾸만 가슴이 미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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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넬의 「기억을 걷는 시간」 가사
출처 : 다음 영화
「넬은 아일럿(ilot)을 밴드명으로 활동하던 중, 이들이 이전에 본 조디 포스터 주연의 영화 《넬》로 교체했다. 밴드명을 교체한 이유에 대해 넬은 "영화 《넬》의 주인공은 오랜 시간 세상과 단절된 채 자신만의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으로 나온다. 이는 '음악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싶다'라는 우리의 뜻과 맞아떨어져서 밴드명으로 따왔다."라고 한다.」 출처 : 위키백과
영화 《넬》이 얼마나 감동을 주었으면 밴드명까지 바꾸게 되었을까?
영화를 보고 나니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영화의 스토리와 주연 배우들의 연기력과 전하는 메시지가 울림을 주는 영화였다.
문명과 단절된 채 살고 있던 넬(조디 포스터 분)이 시골 의사와 심리학자를 만나면서 문명사회로 들어서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다.
이 영화는 넬처럼 순수한 마음의 소통이, 현재를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소중한지를 잘 말해주고 있다.
테이큰 시리즈로 인기 있는 유명 배우 리암 니슨( 닥터 제롬 러벨 역 )과 나타샤 리처드슨 ( 닥터 폴라 올센 역 )은 영화《넬》에서 인연을 맺은 뒤 결혼했다.
( 그러나 안타깝게도 2009년 나타샤 리처드슨은 스키 사고로 사망하게 되고, 사랑하는 아내와 사별한 리암 니슨은 그 후로 가족을 구하는 영화에 많이 출연하고 있음. )
넬의 보컬 김종완의 목소리는 신비롭다. 안개가 낀 길이나 낙엽이 구르는 가을 길의 냄새가 난다.
「기억을 걷는 시간」을 듣고 있으면 지나간 시간들이 소름 끼치게 그립다.
“내가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에 니가 있어 그래”
드럼, 기타, 키보드가 보컬의 목소리와 믹싱되어 너무나 환상적으로 들려온다. 특히 드럼은 울고 싶은 그리움에 설레임을 입히고 있다.
“그리움의 문을 열고 너의 기억이 날 찾아와 / 자꾸만 가슴이 미어져”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모든 사람들의 기억은 신비로움과 그리움과 설레임으로 가득 채워질 것 같다.
힘든 과거의 시간이나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일지라도 기억을 천천히 걸어가 보자.
분명 어디쯤에 햇살이 비치고, 환한 웃음이 있고, 설레이던 삶의 길목이 있을 것이다.
짙어 가는 가을 저녁, 넬의 「기억을 걷는 시간」을 들으며 혼자 만의 기억 속으로 걸어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