씀바귀 앞에서

자연과 사람

by 고요의 향기

어느 봄 향기 짙은 날

무심코 씀바귀 캐다

놀란 실지렁이

뿌리에 달랑거리며 붙어있다

누가 우리 집을 마구 파헤치냐고

작은 몸으로 파라락

버둥거리는 그 몸짓에

멈칫, 호미질 멈춘다

노크도 없이 쳐들어와

인사도 않고 선물 훔쳐가는

도둑은 아니어야겠다고,

슬금슬금 뒤늦은 인사 건넨다


네가 지구를 품에 안고

뒹굴어 만든 작품,

봄힘 가득한 맛난 씀바귀

잘 먹을게



농촌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도시로 나갔다가 다시 농촌에 돌아와 살기 시작하면서부터

직접 땅에서 캔 상쾌한 향기가 가득한 나물이 좋았다. 노동이 들어가서 인지, 캐어서 금방 먹을 수 있는 진한 향기가 좋아서인지 느낌이 참 좋았다.


생존을 위해서 자연 생태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최상위 소비자인 입장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자연에 대해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는 일과 감사하는 마음을 내는 일밖에 없다.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