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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숲 Nov 01. 2022

반짝반짝, 작은 점으로 시작한 나의 아이



모든 아이는 이 작은 점에서 시작한다. 애기 집만 보이다가 어느 순간이 되면 심장이 뛴다, 콩닥콩닥








이렇게 작은 점으로 시작해 열 달을 내 배에서 품어 세상에 밤톨만한 것을 꺼내 이만큼을 키우면서 우리 부부는 (그리고 모든 부모는) 살면서 처음 느끼는 다양한 두려움을 마주 했었다. 



이 아이가 아프거나 다칠 때 그랬다.


열만 나도 기침만 해도 안쓰럽고 대신 아플 수 있을까, 생각은 셀 수도 없다. 넘어지거나 다치면 내 온 손발이 같이 저린다.





몇 천 번, 몇 만 번


하루 게으름도 못 피우고


먹이고 재우고 품에 안고 같이 울고 웃으며 키운 곱고 귀한 내 자식



그렇게 겨우 키워 낸 그 생떼 같은 아이들을 이렇게 허망하게 잃을 수도 있구나, 세월호 때 그 많은 아이들을 잃고 또 이런 일이 생기다니, 참 믿기지가 않는다. 새벽 다섯시에 일어나서 뉴스를 보고 믿기지 않아 검색했더니, 검열없이 올라온 수많은 사진과 영상을 다 봐 버렸다.



누군가 몇 천번 사랑한다 말하고 수없이 안아서 먹이고 재우며 열심히 키워, 겨우 세상 밖으로 내 놓았을 아이들이 또 이렇게 허무하게 세상을 떠났다. 세상 모든 죽음은 슬프고 애처로운데, 이런 시스템의 부재로 인한 죽음은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



만나는 주변 모두가 그 이야기다.




죽을 줄 미처 모르고 세상을 떠났을 많은 이들과 그 아이 하나 키우느라 온 생을 바쳐 애썼을 부모님들을 생각하니 너무 마음이 아프다. 엄마가 되고보니 이 아이가 부모들에게 얼마나 빛이었을지, 앞으로 부모들은 어찌 살런지 이런 것만 보인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귀한 자식이고

세상 모든 아이들은

누군가에겐 빛이고 생명이고 목숨입니다.



생존자 분들의 빠른 쾌유와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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