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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숨 빗소리 May 02. 2024

시인의 말

서문

시인의 말



 혜(惠)여

 입김 위에

 '누군가-' 라고 쓰고서

 한 사람을 떠올리는 겨울입니다

 한 사람은 여러 사람이 되었다가

 스쳐가는 세상 풍경이 되었다가

 투명한 유리창 속

 나의 얼굴로 되돌아옵니다

 당신이 되기 위해,

 당신들이 되기 위해

 그리고 다시 내가 되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많은 문장을 살아야 할까요

 그것은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론 부족한 일

 이제 막, 서툰

 첫 문장을 시작하며



 2022년 2월 민(旻)





* 2022년 신년 겨울, 시집을 내기 전 출판사에서 열 줄 내외의 짧은 서문을 부탁했다. 나는 한때 포기한 시와 현실의 꿈을 다시 일으켜 준 당신을 떠올렸다. 그리고 스쳐간 많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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