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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했지만, 만나다 보니 더 불행해졌다

by 강아 Mar 28. 2024

몇 번이 곤 그에게 '다시는 연락하지 마'라고 했지만, 그럼에도 몇 달 후 다시 걸려오는 전화에 '이렇게까지 차갑게 했는데 다시 돌아오는 걸 보면 그가 날 사랑해서야'라고 생각한 것들도 결국엔 '나의 관념' 때문이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그는 나를 사랑했던 것이 아니라, 그의 공허함에 날 찾았던 것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찾아온 그를 만나고 나면, 나도 깊은 공허함에 시달렸다. 그래서 더더욱 그와는 다시 만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우리 다신 만나지 말자'


이후 함께 걸었던 장소를 드라이브하며 지나치게 되면 그를 지나간 사람으로 추억하는 순간이 왔다. 하지만 그는 거머리처럼 '한 번만 보자'라고 질척였다. 다시는 연락하지 말라고 번호를 차단했지만, 이젠 그런 연락이 와도 그를 거절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차단을 풀었다.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연락이 와선 '보고 싶었어'라고 했다. 그를 생각하면 '애틋함, 애정, 친밀함, 믿음' 같은 단어보단 '단절, 반목, 불신' 같은 단어들만 떠올랐다. 그를 만났을 때 불행했지만, 그를 만나다 보니 더 불행해졌다.


이젠 불행을 떼어낼 수 있을 것 같아서 그와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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