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맞는 상사와 일하는건 하루를 불행하게 보내는 방법 중 하나이다. 그간 참아왔던 몰상식함이 이제 극에 다다라서 나는 툭하면 언쟁한다. 이제 회사에서 그의 목소리를 듣는것도 싫어 툭하면 외부에 있곤 하는데 그에게 전화가 왔다. '합계가 안맞는다는데' 상위에 보낸 내가 보낸 자료를 보고 연락이 온 모양이었다. 하지만 통계에서는 가중치때문에 소숫점 반올림을 하기 때문에 소계가 안맞는경우가 발생하고, 그것을 고의적으로 맞추었을 때 품질저하요인으로 보고 있다. 그걸 그도 분명히 알고 있다. 예전에 상위에서 그걸 가지고 뭐라고 한 적이 있었고 지금 담당자가 바뀌어서 같은걸 묻는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진실여부를 가리지도 않고 내게 전화를 걸었다. 다시 상사에게 전화를 걸어서 설명했더니 '맞다 예전에도 그랬었지'라고 하는 것이다. 상위가 뭐라고 하면 까는 자세, 본인이 검토하지도 않고 책임을 담당자에게 묻는 태도는 예전부터 겪어왔지만 이제는 정말 참을 수 없다.
통화를 한 다음날에 출근하자 그는 역시 자리로 와서 똑같은 말을 했다. '예전에도 그랬는데' 그럼 그걸 상위한테 말을 해야지 왜 담당자에게 확인시키게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나는 사회용 미소를 띠고 그에게 말했다. '그러게요' 하지만 잔소리는 계속되었다. 연말이라서 예산을 정리하는 업무가 12월의 주업무인데 그건 예산을 0을 만드는 일이다. 내 원칙은 돈을 쓰기 위해서 하는 행사는 하지 않는다인데 그는 회계연도 때문에 무조건 예산을 다 털라고 했다. 하지만 얼마전 감사에서 3명이 8만원을 쓴 사례가 걸렸는데, 30만원을 6명이 12월에 행사를 만들어서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는 수용비 성격은 이월하면 안된다고 했지만, 경영부서에 확인해보니 된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다시 말했다. 똑같은 말을 들을때마다 정말 돌아버릴거 같다.
'G20 열어봐'라고 그는 말했다.
'쓸 항목이 명확한데 뭐하러 회계프로그램을 봅니까? 포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럼 뭘 이월할건데'
'연말에 나간 추가용역 2건과 본과업 잔금, 여비와 수용비입니다.'
'예산 이월 했어?' 그가 말했다.
'예산변경하며 이월 표기했습니다' 내가 말했다. 분명히 그가 결재를 했으면서 기억도 못하는 것이다.
'아니 이월금액을 표기했냐고'
'표기는 하지 않았고 경영실장이 검토해서 오케이했기 때문에 이월은 승인 되었습니다. 수용비도 이월이 가능하다고 확인 받았습니다'라고 하니 다시 한번 확인하라고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다시 확인해도 결과는 동일했고 그는 지금까지 해왔던 관행-즉 여비성격은 연내에 터는- 때문에 지적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내 사업은 고유목적사업이기 때문에 수용비를 이월 가능 하다고 확인받았는데도 그는 본인이 틀린걸 인정하기 싫어서 담당자를 조지는 것이었다.
무슨 행사가 있을때마다 담당자를 쪼는 것은 그가 지금까지 상위한테 욕먹은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고 이해하려고도 해봤다. 하지만 본인 수틀리면 담당자를 돌아가면서 깨는데 그 이유가 합당하지도 않을때 나는 정말이지 할만큼 했단 생각이 든다. 언제까지 멍청한 사람들과 일하며 효능감이 느껴지지 않는 일을 해야할지 생각하면 미쳐버릴것만 같다. 안정적인 소득만 있으면 벌써부터 전문직 준비했을텐데 그게 없단 이유로 꾸역꾸역 다니고 있는 나도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