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 일꾼들은 각자의 캐비닛이 있었다. 내가 있던 곳은 슈퍼였는데 각자가 팔걸 가져와서 판매하는 것이었다. 누군가 내가 판매하던 물건을 팔았다는 말이 들어왔고 시발 좆같은 년아 꺼져라고 말하자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나갔다. 그녀는 청아뷰티 사장과 닮아 있었다. 그러다 밖에 나갔다 오는데 누가 내 호박을 부수고 있었다. 그녀는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누군가와 비슷한 짜리 몽땅한 여자였고 그걸 부수자마저 나는 그녀에게 네가 뭔데 우리 엄마 호박을 부시냐고 소리쳤다. 그녀는 적반하장으로 나와 서로 소리 지르며 꿈에서 깼다.
청아뷰티는 간지 오래됐는데 그녀의 강단-나이가 나보다 어린데 사장을 하고 있는-이 뇌리에 남았나 보다. 짜리 몽땅한 여자는 요가 내 재수 없는 여잔데 뇌리 속에 싹수없게 박혀있었는지 꿈에서도 나왔다. 호박은 어머니가 매번 가져다주는 음식을 상징하는 것 같고 막상 싫다고 하면서 (준 음식을) 남이 뭐라고 하면 화내는 이중적 면모를 꿈에서 보였다. 꿈에서 욕을 하는 걸 보면 은연중에 참아왔던 말이 있었나 보다.
요가 내 재수 없는 여자는 그녀가 한번 커피를 산적이 있었는데, 친분이 없는데 커피를 얻어먹은 것부터 시작됐다. 그녀가 에어컨을 집에서 안 틀어서 자식들이 그녀가 있는 곳으로 온 걸 봤을 때 내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던 것 같고 그녀는 결혼이 그녀의 유일한 잘한 걸로 보이는 기혼의 모습이었는데 모든 대화 주제가 그녀의 자식얘기였지 그녀에 대한 언어는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짠순이인데 계급의식 형성하려고 낸 게 마음에 남았나 보다. 그러거나 말거나 다음에 요가에서 만났을 땐 서로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우린 데면데면했다. 그녀가 있는 걸 인지하고서도 인사를 안 하거나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을 때 내가 앞에 서있는데도 그녀가 먼저 나간다거나 입장할 때 다음에 내가 있는데도 문을 잡아주지 않고 휑 가버리는 듯한 태도로 나타났다.
확연히 서로가 서로를 배척한다는 걸 알았을 때 나는 인사하기 싫어도 엘리베이터 앞에 기다리고 있는 그녀에게 굳이 인사를 했고 그녀가 받아주지 않자 심지어 두 번 했더니 그녀는 받아주었다. 이런 입주민간의 기싸움이 싫어 송년회 모임을 안 나갔더니 왜 안 나왔냐고 강사는 물었다. '모임 싫어서요'를 말하려고 했지만 그냥 입을 다물었고 다음에는 오라고 했다. 솔직히 요가강사도 처음엔 그녀가 요가수업 때 내 이름을 틀리게 부르거나 신체접촉이 어색한 내게 자세를 잡아줄 때는 조금 헉했다. 이제는 적응돼서 좀 괜찮지만 말이다. 사람과 엮이는 일에 최소한의 접촉을 하려는 내가 이상하게 보일 수 있지만 나도 나름의 최선의 방법을 찾은 게 이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