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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건

by 강아

예감을 틀리지 않는다를 보았다. 이건 책으로도 봤었는데 그러다가 영화로도 보게 된 것이다. 주인공은 학교에서 명석한 아드리안을 만난다. 주인공은 파티에서 카메라를 만지고 있는 여인을 발견하고 사랑에 빠진다. 여인은 자기 집으로 주인공을 데려가고 그 집안사람들은 어딘가 왜곡되어 있다. 주인공은 그걸 느끼지만 내색하진 않는다. 결정적인 순간에 여인이 거부하고 그러다가 주인공이 여인을 친구들에게 소개해주다가 에이드리언을 만나서 여인과 에이드리언이 사귄다.


주인공은 그들을 축복하는 카드를 보내려다 본심이 담긴 저주의 편지를 보낸다. 에이드리언은 자살했다. 역사는 본인의 시점에서 쓴 게 아니면 명확하지 않다고 말하는 똑똑한 청년이지만 동급생이 죽었을 때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서 죽은 거라고 견해를 밝힌 그 또한 자살한 것이다. 주인공은 세월을 보내며 카메라상점의 주인으로 늙었다. 막 딸이 아이를 낳으려는 찰나 주인공은 편지를 받는데 내용은 여인의 어머니인 사라가 에이드리언의 일기를 가지고 있는데 사라는 죽었다고 한다.


일기는 그러므로 사라의 딸인 베로니카가 가지고 있는데 그녀는 보여줄 생각이 없다. 베로니카를 찾아가 설득하고 그 과정에서 그의 아들로 추정되는 사람을 펍에서 만나 이야기해 보니 그는 아드리안 성을 가지고 있었다. 주인공은 아드리안과 베로니카의 아들로 생각했고 그 아들은 주인공이 편지로 저주한 대로 몸이 성치 않다. 하지만 사실관계를 파악한 결과 베로니카의 아들이 아닌 베로니카의 동생인 것이었다.


즉 사라와 아드리안의 아들이고 아드리안은 결국 자살하고 만 것이었다. 베로니카는 자신이 사랑한 남자와 어머니가 낳은 아들을 돌보며 살아왔던 것이다. 생은 왜 이리도 얄궂기만 할까. 과거에 베로니카를 친구들에게 소개해 주지 않았다면, 사라를 아드리안이 만나지 않았다면 하는 후회는 시간의 흐름에 얼마나 무력하기만 한가. 그는 어느새 그 모든 것을 과거로 지닌 채 냉소적인 어른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는 일련의 사건으로 점차 변화한다. 대화조차 하지 않던 우체부를 불러 커피를 마시고 이혼한 아내와 레즈비언 엄마모임을 나가는 딸에게 노력하고 있다며 대화를 시도한다. 그리고 그들이 주인공의 가장 소중한 사람임을 고백한다. 결국 모든 것은 시간에 흘러갔으며 그의 주변에 남은 사람은 전처와 아내인 것이다.


흘러간 것에 대한 미련은 잡을 수가 없다. 그건 이미 과거이고 영화는 지금 네 옆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라고 내게 말해주는 것만 같았다.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지금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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