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를 하면서 강사와의 스킨십은 필연적이다. 평소 타인과 피부를 만질 일이 없는 나는 처음에 강사가 내 몸을 만질 때 흠칫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일단 요가를 하면 땀이 나는데 올바른 자세를 하게 하려면 필연적으로 그 땀을 만져야 한다. 타인의 몸을 만지는 것도 싫은데 그 과정에서 땀까지 만져야 한다면 나는 싫을 거 같은데 강사는 직업이라 그런지 별 거부감이 없는 듯했다.
하지만 전사자세-양발을 넓게 딛고 서서 양팔을 양옆으로 벌리고 시선을 정면을 향한 자세-를 할 때도, 앞다리는 구부리고 뒷다리는 편상태로 한 팔을 높게 드는 자세 (Parsvakonasana)도 핸즈온은 거듭되었다. 가령 파스바코나사 나를 할 때는 뒷다리가 아래로 중력에 따라 처지기 마련 었는데 이걸 굳이 다리를 높게 조정해 주었다.
가장 극적인 건 물고기 자세였다. 물고기 자세는 누워서 두 다리는 지면에 닿게 하고 정수리를 쏙 들어서 바닥에 수직으로 닿게 해야 한다. 양팔은 양옆 엉덩이에 붙이는 자세인데 역시 강사는 내게 다가왔다. 수업을 할 때마다 각 회원들을 자세 잡아주러 왔다 갔다 하는 강사가 내게 오는 것 같으면 '나 뭐 잘못하고 있나'란 생각이 드는데 그럴 때 다른 사람에게 가면 약간 안도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엔 내게 오는 것이었다.
그러더니 들린 나의 상체를 아이를 안듯이 안아 머리가 더 콩 닿도록 한껏 들어 올려 뒷벽을 바라볼 수 있게 해 주었다. 그 느낌은 어릴 적 엄마에게 안겼을 아이의 내 모습이 그랬을까 생각되기도 했다. 나도 그렇게 소중하게 다뤄질 수 있는 존재인데, 예전엔 왜 그러지 못했을지 모를 일이다.
요가가 마무리되고 여느 때처럼 안녕이라는 인사도 없이 GX를 빠져나오곤 하는 나이지만, 타인이 나를 조심스럽게 안아 올려주는 그 느낌은 한동안 지워지지 않았다. 누군가에게는 어쩌면 직업의 한 행위일 수 있는 것이 타인에게는 오랫동안 잊히지 않을 무엇이 되기도 한다. 나 또한 직업에서 하는 어찌 보면 하찮은 것이 상대방에게 다른 의미로 각인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아찔하기도 했다. 누군가에게 안긴다는 느낌은 눈물이 날 정도로 따뜻했고 물고기 자세를 할 때면 강사가 나를 안아주기를 기대하게 되기도 했다. 그러고 보면 요가는 섹슈얼한 운동이기도 하다. 내 몸의 한계치까지 끌어올리는 동작, 타인과의 맞닿음, 나라는 자아를 잊게 하는 어떤 경지-때문에 앞으로도 요가를 계속하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