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없다고 쓰자마자 일이 터졌다. 점심을 먹고 회사에 갔더니 감사를 나온다고 하는 것이었다. 팀장이 들어갔다 나오고서 백자료를 내 메일로 줬더니 나까지 들어오라고 하는 것이었다. 가기 싫었지만 안 갈 수도 없어서 들어갔더니 로데이터를 왜 식별 불가능하게 주냐는 말이었다.
통계법에 의해 그렇게 되어 있다고 하니 그럼 그걸 뽑아오라는 것이었다. 똥개훈련시키는 것도 아니고 '노트북으로 보실 수 있잖아요' 했던 건 근거가 법에 명시되어 있다고 하니 그걸 굳이 출력해오라는 것이 갑질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뽑아서 가니 그게 어디에 명시되어 있냐고 묻는다. 친히 형광펜도 쳐주니 꼬치꼬치 캐묻는다.
법원행정처에서 받는 자료는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SBR에 매칭은 어떻게 하며 그럼 해당법인을 어떻게 방문하냐고 묻기에 등기자료는 법인명과 번호로 구성되어 있고 통계등록부는 일련번호로 매칭하며 그 자료에 주소지가 있으니 방문한다고 했다.
감사관은 고압적인 태도로 그럼 사업계획과 결과보고를 출력해 오라고 했다. 그쪽에선 내가 법인명이 표기된 자료를 일부러 안 주는 것 같았는지 계속해서 그 자료를 요청했고 그럼 조사당시에 조사지는 어떻게 하냐고 묻고 그건 TAPI를 통해서 하지만 내가 없을 때 팀장이 종이에 출력해서 하는 걸로 답변했고 그건 폐기했다고 한 모양이었다.
감사관은 '그럼 자료가 제대로 입력되어 있는지는 어떻게 확인하죠?'라고 묻기에 '현장방문 시 동행하여 자료가 제대로 입력되는지 확인하고 있다'라고 말하니 '아니 그거 말고 각 법인별로 자료가 제대로 입력되었는지 어떻게 아냐고요'라고 그는 물었다. 시스템을 통해 기입하기에 조사원이 묻는 과정에서 크로스체크 할 수 있다고 하니 '담당잔데 직접 확인 안 하세요?'라고 물으며 끝까지 본인은 법인식별데이터가 필요하니 긁는 말을 했다.
'업무는 이거 하나 하세요?'
'PMO 같이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니 그는 '업무가 이거 하난데 제대로 하고 있는 게 맞냐'는 뉘앙스로 빈정거렸다.
아까부터 강압적 태도와 무시하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제가 데이터를 안 드리고 싶어서 없다고 하는 게 아니라 진짜 없어서 안드리는 건데 그걸로 백자료를 계속 가져오라는 등 막말로 제가 무슨 횡령을 했습니까 비리를 저지른 것도 아닌데 '라고 말하니 '본인들은 원래 그렇게 한다. 그리고 통계법 가져오라니까 여기서 보라는 게 말이 돼요? 여기가 인터넷이 되는지 안 되는 지도 모르고 원래 자료를 가져오라면 가져와야 하는 겁니다'라고 또 지랄을 하는 것이었다.
개새끼들이 갑자기 와서 감 놔라 배 놔라 갑질하는 게 꼴 같아서 '저는 태도에 대해 말씀드리는 겁니다. 먼저 고성 내셨잖아요'라고 말하니 '제가 언제'라며 발뺌을 하는 것이다. 팀장도 거들며 '나가 있으세요'라고 말하는데 나오기 전에 두 감사관을 똑똑히 응시하며 눈으로 개쌍욕을 했다. 여자 세무사는 어쩔 줄 모르고 있었고 감사관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조퇴하고 나오며 '이놈의 회사는 뭔 일이 없다고 하면 일이 터지고 지랄이야'라고 말하며 퇴근을 했다. 분명히 열이 받았는데 2시간 지나서 생각해 보니 눈으로 쌍욕 한 나도 웃기고 지금까지의 수검대상과는 달랐던 날 대하는 감사관의 황당함도 웃겼다. 회사에서 승진과 평판을 포기하면 내 좆대로 해도 된다는 자긍심이 생긴다. 원래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병신들한테는 병신 대접을 해주면 된다. 마음이 소화제를 먹은 것처럼 상쾌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