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퇴근하고 집에 오면 의미없는 티비를 틀지 않는다. 가뜩이나 소리에 민감해서 그런 소리는 소음에 불과하다. 클래식 FM을 틀어놓아서 마침 취향의 음악이 나오면 듣지만 그마저 아니면 끈다. 한해의 음악을 연말정산 해보면 그 중 많이 듣는 음악은 팻매스니의 음악이다.
팻매스니의 음악을 처음 들은건 클래식FM을 통해서였다. 처음에 팻메스니를 알게된건 스노우캣이 팻메스니를 좋아한다고 해서 알았는데 그렇다고 듣지는 않았었다. 누군가의 취향이 나와는 맞지 않을 수 있기에 그의 그림이 좋아도 음악이 맞을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근데 어느날은 라디오에서 'To the end of the World'가 나오는데 숨이 멎을 뻔했다. 그 음악은 혁신적이고 나를 아주 먼 곳으로 데려다주는것 같았다. 미국에서 버스를 타고 끝없이 달리는 기분이 났다.
삶은 정해진게 아무것도 없어서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어나는 일들로 곤혹스러워질 때면 이 음악을 들었다. 주말의 아무 할 일이 없는 무위의 시간에서도 들었고 긴 운전을 해야할 때 밤거리를 달리며 듣기도 했다. 명곡은 질리지 않는다. 지금껏 백번 넘게 재생한거 같은데 들을때마다 예전에 들었을 때의 감정이 되살아난다. 나는 팻의 음악을 들으면 이 세상에 혼자 있다고 생각한 내가 혼자가 아닌거 같아서 위안이 된다. 그리고 고난과 고뇌를 견디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연민의 감정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