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사람이 행한 선한 행동은 없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내가 쌓은 덕(德)이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넘나들어
언젠가는 나와 후손들에게 복(福)으로 돌아온다고 하지만,
내가 도와준 그 사람이! 당장! 나에게!... 보답하지 않으면 서운한 게 솔직한 제 심정입니다.
속이 좁은 저는,
어쩌다 남에게 도움을 주게 되면
제 도움을 받은 바로 그! 사람으로부터 보답을 받아야 마음이 편합니다.
그것은 바로 제가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하는 즉시 '기대'라는 것을 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도 저와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나를 서운하게 하는 사람들!
내 마음을 모르는 것이 당연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집합체가 바로 '회사, 직장'입니다.
따라서 당신이 꿈꿨던 회사 생활에서 상처 받지 않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마음을 비워야 합니다.
'회사, 직장'과 당신은 그저 서로가 필요한, 최소한의 필요충분조건만 채워주면 됩니다.
회사는 당신에게 '급여'를 주면 되고, 당신은 '업무분장된 일, 성과 계약한 일'만 하면 됩니다.
당신이 받는 급여만큼! 딱 그만큼만 일하고, 회사와 동료에게는 그 어떤 기대도 하지 않습니다.
그럼 우리가 회사를 내 멋대로 다니기 위해서 버려야 될 희망은 무엇일까요?
회사가 내게 줄 것이라고 기대하거나
열심히 일하다 보면 언젠가는 얻게 될 것이라고 착각하는 세 가지를 알아보겠습니다.
첫째, '회사에서 무엇인가를 배우고 싶다'는 희망을 버립니다. 회사는 학교가 아닙니다.
간혹, 이런 하소연을 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우리 회사는 말이지 배울 일이 하나도 없어. 본받을 만한 상사도 없다니깐! 도무지 보람이라고는 느낄 수가 없다니까!"
원래 회사라는 곳은, 그동안 내가 배우는 것을 '써먹는'곳이지 무엇인가를 '가르쳐주는 곳'이 아닙니다.
회사는 '원래 배울 것이 없는 곳'입니다. 취직 전 당신이 열심히 배운 것들을 발휘하는 곳입니다. 그렇게 열심히 일하다가도 당신의 지식이 소진됐거나, 더 이상 쓸모없게 느껴지면 가차 없이 당신을 배신하는 곳이 회사입니다.
또한, 회사는 보람을 느끼기 위한 곳도 아닙니다. '보람'을 느끼고 싶다면 오히려 봉사활동을 다니는 것을 추천합니다. 회사는 '보람'보다는 이상과 다른 현실에 '실망'을 느끼게 되는 곳입니다. 매일매일 겪게 되는 현타를 극복하는 방법을 배운다기보다는 하루하루를 버티는 곳이 회사입니다.
따라서 당신의 정신 건강을 위해서 회사에서 무엇인가를 배우겠다는 기대를 버리길 추천드립니다.
아! 아래 김경희 작가님의 글처럼, 한 가지쯤은 배울 수도 있겠네요.
"나랑 일하면서 많이 배우지?" 그렇게 일하면 안 된다는 걸 배우네요.
<작가 김경희>
둘째, 회사는 당신의 자아를 존중하지 않습니다. 직원의 자아실현 따위에 회사는 1도 관심이 없습니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어린 자녀가 재미없는 이야기를 해도 재미있는 척하고 열심히 들어주고, 아이의 입맛에 맞추어 식사 메뉴를 바꾸며,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이야기를 한다. 아이는 그렇게 모든 것들 어른들이 받아주는 환경에서 자란다. 그러다가 자신이 성인이 되어 보니 사회는 자신의 꿈이나 감정 취향 따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때 느끼는 좌절감은 얼마나 폭력적일까? 어쩌면 한국 젊은이들의 고통과 고뇌는 여기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 아이들은 자랄수록 인생의 하향곡선을 그리게 되는 것 같다. 유아기 시절 마음껏 누리던 자유와 권한을 평생 다시는 누릴 수 없다는 사실을 실감하며 살아야 하는 인생이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조승연, 시크:하다>
부모님의 따뜻한 사랑과 격려 속에서 단단한 자아를 키울 수 있는 시기는 어린 시절뿐입니다. 대학생이 되고 취업준비를 할 때부터는 혹독한 현실에 절망하고 '특별한 존재'가 아닌 자신을 깨달으면서 절망합니다. 그리고 취직을 합니다. 위의 글처럼, 회사는 개인의 꿈이나 감정 취향 따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내가 집에서 애나 보고 살림만 하려고 그렇게 공부했한 게 아닌데... 사회에 나가서 자아실현을 해 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살 줄 알았으면 우리 엄마가 그렇게 고생을 안 하셨을 텐데... "
우리나라 TV 드라마 속 단골 대사 중 하나죠. 그런데, 정말 사회에 나가면 '자아실현'을 할 수 있을까요?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오히려 가정 속에 있으면, 규칙적인 생활리듬 속에서 안정된 정서를 유지하고 자기 존중감을 발전시키기 쉬울 수도 있습니다.
현실 속의 회사는 자아를 실현하는 곳이라기보다 오히려 '자아를 말살'시키는 쪽에 더 가까우니까요.
업무 스케줄과 스타일, 개인의 시간, 생각과 취향... 모든 곳에서 '자신'을 버려야 됩니다. 회사가 정해 놓은 기준에 이유 불문하고 맞춰야 되는 곳에서 '자아'따위를 주장하다가는 무능력자로 찍히거나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소중한 당신의 멘털을 지키기 위해선 생각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일 하는 게 중요합니다.
여기서 제가 말하는 회사는 그저 '월급쟁이'입니다. 재능이 뛰어나고 호기심이 강한 분들이 주로 종사하시는 전문직과 예술분야는 업무와 직업에서 얻는 만족도가 다르겠죠?
아무튼, 생계를 위해 다니는 평범한 회사에서 자아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을 이제는 버리시길 바랍니다.
셋쨰, 회사에서 만난 사람을 '친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전우애'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승리를 위해 함께 고생한 동료를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회사에서 함께 프로젝트를 성사시키고, 야근하고, 출장 다니는 직원 중 마음에 맞는 직원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바로 직장 동료죠. 그들은 현재 제 생활과 고민을 다 알기 때문에 때로는 학교 친구들보다 더 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 중 정말 친한 몇몇을 제외하고는 회사를 나오면 대부분은 연락이 끊어집니다. 그리고 성과를 추구하는 '회사'에서 만났다는 이유로 어쩔 수 없이 멀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현재는 동료지만, 진급 자리를 두고 서로 경쟁해야 되거나, 경쟁하는 부서로 가거나, 네가 안 하면 내가 그 일을 해야 되는 상황이 생기면 어쩔 수 없이 '나'를 선택하게 됩니다.
물론,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 회사이므로, 인간관계가 원활하면 업무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내가 어려워하는 일을 먼저 해 본 사람에게 노하우를 전수받으면 '끙끙'거리며 고민할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정보를 경쟁자보다 먼저 알게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사람과 적당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학창 시절의 '단짝 친구'처럼 마음을 주지 않고, 진심으로 의지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회사 동료와는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가볍고 산뜻한 관계를 유지하시길 바랍니다.
이상으로 회사에서 얻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면 절대 안 되는 세 가지를 알아봤습니다.
바로,
1. 회사에서 배우고 싶다는 생각
2. 회사는 내 꿈을 실현시키고 자아실현을 하는 곳이라는 착각
3. 회사에서 알게 된 사람들에게 마음을 주는 것입니다.
그럼, 도대체 시림 들은 무슨 재미로 회사를 다니는 건가요?
음... 제가 중요한 것을 빠트렸네요.
바로, '재미있게 회사를 다니고 싶다!'는 기대를 버리는 것입니다. 회사는 원래 재미가 없습니다.
'대화의 희열'에서 김중혁 작가님이 하신 말씀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습니다.
자신에게는 여러 가지 김중혁이 있는데, 그중에서 소설가 김중혁이 평생 글만 쓰며 살게 해 주기 위해선 잡지사 기자인 김중혁과 방송인 김중혁 등이 조금 더 노력해서 소설가 김중혁을 먹어 살려야 한다고.
당신 속에 있는 수많은 자아 중, '회사원'은 일종의 수단일 뿐입니다. 정말로 아끼고 소중한 또 다른 자아를 위해 일하고, 돈을 벌어줘야 되고, 약간의 사회적 지위를 만들어줘야 하는... 그 역할을 당신의 '회사원'자아가 하는 것일 뿐입니다.
지금 당신을 설레게 하는 게 무엇인지 떠올려보세요. 저는 최근 글을 적는 것에 푹 빠져있습니다.
하지만, 저의 하루 중 글을 적을 수 있는 시간은 하루에 1시간도 안됩니다.
새벽 7시에 출근, 퇴근하면 밤 10시... 정말 시간을 아끼고 아껴야지 30분 겨우 컴퓨터 앞에 앉을 수 있습니다. 컴퓨터 앞에 앉아도 회사 업무에 대한 고민으로 차분하게 글을 적기가 힘듭니다.
그렇다고 제가 본업인 월급쟁이를 그만둘 수는 없겠지요. 저의 시간이 너무 아깝지만... 당분간은 '회사원 자아'와 더 친하게 지내려고 합니다. 회사에서 열심히 일 해, 저에게는 너무나도 소중하고 귀한 '글 쓰는 자아'를 곱게 지켜주겠습니다.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스스로 제 자아를 지켜줄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 것에 감사하며 최대한 버티겠습니다.
오래 버티기 위해서!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의 병을 얻지 않기 위해 더욱 필요한 것이 바로,
'내 멋대로 회사 다니는 매뉴얼'입니다.
혹시,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남몰래 아껴 둔 소중한 자아가 있다면
'당신만의' 회사 이용 매뉴얼을 만들어 보시는 것을 적극 추천드립니다!
분업은 사회의 생산물들, 사회의 힘, 사회의 향유를 증가시키나
개인적인 측면에서는 사람들 각각의 능력을 빼앗고 감퇴시킨다
-프랑스 경제학자 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