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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서진 Feb 02. 2022

꼬인 실타래는 풀어야 된다.

돌돌 잘 풀어지던 실타래가

툭! 멈춰 섰다.  


조금만 더 꿰매면 될 것 같아서

엉킨 부분을 최대한 못 본 척 뒤로 넘겼더니

하필이면

매듭 맺을 때가 되니 실이 부족해졌다.


 '옷은 종이처럼 테이프로 붙일 수도 없는데  어떻게 하지?'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괜히 한번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 내가 더 우습다.


예쁘게 꿰매진 옷감과

실타래에 남은 실이 많다는 것을 내 눈으로 보면서도

지금까지 나의 수고로움을 내가 다 뜯어버려야 된다.


저 많은 실은 필요 없는데,

내 손가락 길이 정도의 실이 필요할 뿐인데...


사실,

난 실타래가 점점 더 엉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엉킨 실타래를 못 본 척 한 시간의 몇 곱절만큼의 긴 시간을 그 실타래와 씨름 중이지만

짜증 나고 다급한 내 마음과 달리 실은 점점 더 엉키고 있다.


역시...  

꼬인 실타래는 그때 바로 풀어야 된다. 


꿈꿨던 순간이 오는 그 순간에

모든 것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한 번씩 바쁜 손을 잠시 멈추고

숨을 고르며 잠시 쉬어가야 된다.


삶도 그러하다.

여태 정성 들여 꿰매고 이룬 것들을 내 손으로 무너뜨리지 않으려면

뭔가 잘못된 듯싶을 땐 잠시 쉬어야 된다. 


꼬인 부분을 풀어주는 여유를 스스로에게 줘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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