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아니, 오늘 회사에서 중요한 일이 있어서 자야 되는데
그것 때문에 잠을 잘 수 없다니.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가까이에서 몇 번 본 적도 없는 낯선 양만 열심히 찾다가
백 마리를 훌쩍 넘어서야 양을 세는 건 잠드는 것과 크게 관련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불현듯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뛰지 않으면 내 몸이 터지거나 배꼽 속으로 수렴할 것 같았다.
무작정 나가봤다. 홀린 듯해서 무섭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새벽이라 아무도 없을 줄 알았는데
산책길을 뛰는 동안 운동하는 분이 세 분이나 계셨다.
덕분에 무섭지 않았다.
뛸 때마다 수술한 곳에 통증이 와서 대부분 걸었지만
조용한 곳에서 내 숨소리와 발소리를 듣는 기분이 참 좋았다.
결국 난 터지지 않았다. 고비를 잘 넘겼다.
그 후로 새벽 5시, 저녁 10시, 태풍 상륙 전날 등
시간에 상관없이 터질 것 같은 느낌이 들면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간다.
뻥! 하고 터질 것 같은 느낌이 사라지면 정말 좋겠지만
해소책을 찾았으니 그걸로 만족이다.
왼발의 족저근막염과 오른발의 인대 염증이 심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잠을...... 푹 잘 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