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더 꿰매면 될 것 같아서
엉킨 부분을 최대한 못 본 척 뒤로 넘겼더니
하필이면
매듭 맺을 때가 되니 실이 부족해졌다.
'옷은 종이처럼 테이프로 붙일 수도 없는데 어떻게 하지?'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괜히 한번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 내가 더 우습다.
예쁘게 꿰매진 옷감과
실타래에 남은 실이 많다는 것을 내 눈으로 보면서도
지금까지 나의 수고로움을 내가 다 뜯어버려야 된다.
저 많은 실은 필요 없는데,
내 손가락 길이 정도의 실이 필요할 뿐인데...
사실,
난 실타래가 점점 더 엉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엉킨 실타래를 못 본 척 한 시간의 몇 곱절만큼의 긴 시간을 그 실타래와 씨름 중이지만
짜증 나고 다급한 내 마음과 달리 실은 점점 더 엉키고 있다.
역시...
꼬인 실타래는 그때 바로 풀어야 된다.
꿈꿨던 순간이 오는 그 순간에
모든 것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한 번씩 바쁜 손을 잠시 멈추고
숨을 고르며 잠시 쉬어가야 된다.
삶도 그러하다.
여태 정성 들여 꿰매고 이룬 것들을 내 손으로 무너뜨리지 않으려면
뭔가 잘못된 듯싶을 땐 잠시 쉬어야 된다.
꼬인 부분을 풀어주는 여유를 스스로에게 줘야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