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써도 그냥 쓰면 된다
사람들은 희망적인 미래를 미리 떠올리곤 한다. 어떤 생각을 하건 개인의 자유이지만, 문제는 그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울수록 기대와 부응하지 않는 현실을 마주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좋은 글을 쓰고 싶다면, 우선 글부터 써야 한다. 당연한 소리 같지만, 이 간단한 절차를 밟지 않고 애먼 꿈만 좇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글쓰기를 하고 싶은데 '글 써야지, 글 써야지' 생각만 하고 있는 사람들이 무수히 많다. 그들은 둘 중 하나다. 생각에 말리는 중이거나, 글쓰기를 하고 싶지 않거나.
글쓰기의 묘미는 언제나 쓰는 데서 나온다. 쓰기 전에 아무리 사색을 깊게 한다 한들 정작 쓰지 않으면 좋은 글도 나쁜 글도 없는 것이다. 생각만 하고 말 거라면, 차라리 엉망인 글이라도 써내는 게 낫다. 생각은 그때뿐이며, 모든 생각은 지나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기억이라는 장치가 그 모든 걸 다시 돌려줄 거라고 철석같이 믿게 되지만, 아쉽게도 인간의 기억력은 그리 대단치 못하다. 뭐든지 기록으로 남겨놓는 건 언젠가는 도움이 된다. 이전에 썼던 글 전부는 본인의 과거가 고스란히 스며든 것이기 때문에 나중에 다시 보며 반성하기도 좋고, 잘 다듬어 새로운 글을 쓰기에도 좋다.
글쓰기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고 싶다면 무턱대고 그냥 써야 한다. 마음의 준비 같은 건 필요 없다. 못 써도 그냥 쓰면 된다. 아니, 못 쓸수록 더욱더 그냥 써야만 한다. 글쓰기가 마음처럼 잘 되지 않아도 그냥 막무가내로 써버리는 수밖에 없다.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거라곤 그것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저기 헤매고 돌아다녀봤자 글을 쓰지 않아서 일어난 문제는 원래 있던 자리에 그대로 있다. 글쓰기를 마음에 두고 있다면 그냥 쓰기만 하면 될 일이다. 글쓰기는 쓰는 게 전부다. 다들 인간이 고등한 동물이라곤 하지만, 생각이 너무 많으면 아주 간단한 행동조차 쉽사리 하지 못하는 나약한 동물도 바로 인간이다.
꿈은 실천하는 것으로만 이룰 수 있다. 실천은 습관의 힘으로 해낼 수 있는 것이다. 빡빡한 기준과 고정관념이 숨 쉴 수 있는 마음의 창을 열 수만 있다면, 그 어떤 습관이라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어이없는 생각 하나 때문에 꼼짝도 하지 못할 수 있는 반면에 생각 하나 바꾸는 것만으로도 상상 이상의 업적을 달성하는 게 바로 사람이다. 우리는 그런 힘을 지니고 있다. 자신의 진짜 능력은 내가 나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스스로 깨우치는 법이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원대한 꿈을 꾸는 것도 훌륭하지만, 가장 좋은 건 그 희망적인 미래를 오늘부터 직접 살아내는 것이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실현할 수 있는 능력은 우리 모두에게 내재되어 있다고 믿는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한 글자부터 쓰기 시작해 보자. 한 글자를 문장으로 불리고 그 문장들을 모아 한 편의 글로 매듭짓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내가 미처 알아보기도 전에 다른 사람들의 먼저 내 글의 가치를 단번에 알아봐 줄 날이 다가올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쩌면 바로 지금이 먼 훗날 과거를 돌아봤을 때, 가장 행복했다고 생각하는 시절의 한가운데인 걸지도 모른다. 그리 생각하면 창작의 고통을 감내하는 게 훨씬 수월할지도 모르겠다.
한 가지 확실한 건,
행복은 과정에 있다는 것이다.
결과조차도 하나의 과정일 뿐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