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22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디카페인 라떼

short

by 라이크수니 Dec 23. 2024
아래로


몇 달째 "탈락입니다." 라는 메시지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안 좋다.



난 알고 있다 그 결과는 당연하다는 것을 말이다. 공부를 안 했는데 탈락하는 건 어쩔 수 없는 거 아닌가. 조금 더 공부하면 붙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데, 왜 그 5점을 높이지 못해 매번 같은 장면을 보며 씁쓸하게 발걸음을 내딛는지 모르겠다.



그것도 혼자 홀가분하게 나온 토요일 오후에 말이다.










아이 둘은 제법 둘이 잘 논다.

밖에서 신나게 놀고 있다고 한다. ㅎ


지하철역에 내려 걷다 보니 스타벅스가 눈에 들어왔다.

집으로 바로 가면 아무도 없고, 혼자 실패의 감정을 추스르고 싶었다.


스타벅스에 들어서니 왼쪽으론 혼자 앉아 있는 사람이 많이 보였고, 오른쪽으론 짝꿍을 이룬 사람들이 대화하는 테이블이 많았다. 중간에 노트북을 하는 큰 테이블도 보였다.






문으로 향하는 가장 가까운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모바일로 디카페인 라떼 short 사이즈를 주문하고 얼마 전 구입한 이어폰을 귀에 꽂았다.

순간 조용한 곳으로 바뀌는 마법, 최근에 구입한 물건 중 너무 만족도가 높은 이어폰이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있는 에어팟으로 이어폰을 바뀐 뒤 어디서든 소음을 차단할 수 있어 좋다.

유난히 소리에 예민한 나이기에 사람이 있는 곳을 가면 그 소음에 항상 음악을 들었었다.



브런치 글 이미지 1




주문한 라떼가 나오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귀여운 잔에 담긴 따뜻한 디카페인 라떼 한 모금을 했다. 라떼의 따뜻함과 부드러움이 나의 마음도 편안하게 해주는듯했다.


따뜻한 커피잔을 손으로 만지작 만지작거리며 머릿속의 생각을 비워낸다.


창가 소파 자리가 비어있었는데 손님이 들어와 앉아 시선이 약간의 신경이 쓰였지만, 귀에서 들려오는 좋은 음악과 커피향을 맡으며 한참을 멍.. 하니 있었다.





커피를 잘 마시지 못하지만, 커피 향이 너무 좋다.

시끄러운 장소는 싫지만, 소음을 차단해 주는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좋다.










시험은 떨어졌지만,

소소한 커피 한 잔으로 마음은 편안해졌으니 되었다.






이전 01화 프롤로그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