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방학

13년 만에

by 라이크수니

올 겨울방학에 13년 만에 처음으로 긴 방학을 받았다. 보름 넘도록 나 혼자 있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겨울방학이면 아이들 밥. 밥. 밥에 참을 인을 마음에 새기며 기나긴 방학이 끝나길 기다렸었다.



혼자 집에 있으니 처음엔 너무나 허전하고 이상했다. 현관문을 열고 아이들이 ‘엄마~’ 하며 쫑알쫑알 밖에 있었던 이야기를 펼쳐 놓을 것 같았다. 아침에 눈을 뜨면 두 아이가 하나씩 내 옆자리를 차지하며 비비적거릴 것 같았다.



그렇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다. 며칠은 그게 허전하다가 점점 혼자 있는 것이 익숙해지기도 했다. 집에 혼자 있으니 집이 넓어 보이기도 했다. 나중에 혼자 살 땐 더 좁은 집에 살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지르는 사람이 하나도 없으니, 치울 일이 없었다. 크게 집안일이 할 일이 없었다. 음식도 나를 위해 차려 먹기도 했지만 간소하게 챙겨 먹었다. 그 덕에 자동으로 다이어트가 되는 듯했다.


결혼 전 난 한 번도 혼자 살아 본 적이 없었다. 그걸 보름동안이나마 체험하는 듯 한 느낌이 들어서 묘한 기분들이 들었다.




허전함

해방감

외로움

자유

나른함

불안함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해 준 이 보름간의 나의 방학은 나에게 꽤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해 주었다. 아이들은 아이들 나름 잘 지내느라 바빴고, 나도 나 나름대로 잘 지내느라 바빴다.


이제 내일이면 아이들을 만난다.

며칠 전, 꿈속에 아이들이 나왔다. 둘째는 귀여운 강아지로 나와 끌어안고 물고 빨고 하는 꿈을 꾸었다. 둘째의 꼬리를 헬리콥터처럼 돌아가며 나에게 안겼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아이들을 독립적으로 키우려고 난 아이들과 가끔씩 떨어져 있었다. 그 덕에 이렇게 떨어져 있어도 아이들이 울며 전화를 하진 않는다.


내일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실을 알 게 되겠지만 말이다.


결혼하고 13년 만에 처음으로

보름 넘는 긴 방학이 생겼던 첫겨울

나에겐 정말 특별한 겨울방학이다.



보고 싶을까 봐 연락도 전화도 안 했는데,

내일이 벌써 기다려진다.

아이들 사진을 보며 내일은 아이들을 만질 수 있겠구나 생각을 하니 마음이 벅차오른다.



내일은 평소보다 몇 배로 안아주고 뽀뽀해 주고

사랑한다. 보고 싶었다. 실컷 표현해 줘야겠다.

대견한 아이들에게도 참 고맙다.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