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크엄마

그게 뭐라고

by 라이크수니

아이들이 돌아온 지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은 어느 날.. 아침부터 고등어구이를 준 것이 맘에 안 들었을까? 입이 잔뜩 나온 채로 식탁에 앉아 있는 첫째를 마주했다.



주는 대로만 이라도 잘 먹으면 얼마나 좋을까.. 난 음식 투정도 안 했는데 라는 생각이 들면 꼰대 같을까 봐 그 생각을 접어 넣고, 삐죽 튀어나온 첫째를 보며 고등어를 발라줬다.


“이 정도는 발라 먹어야지!” 하는 정도의 이야기는 하면서 말이다.



평범한 듯한 주말 아침이었다.

전날 새벽 1시까지 보드게임하느라 지쳤었지만, 내 영혼을 다 불살라 아이들과 놀아줬다. 전날 아이 둘이 거실에 레고 세상을 만들어 둔 것도 고스란히 있었다.


항상 그랬듯이 밥을 먹으며 온 사방을 다니는 둘째가 누나 레고를 만지다 손에서 미끄러져 놓쳤다.



“앗!”



하는 순간 작은 레고가 책장 밑으로 슝~ 들어가 버렸다.

별거 아닌 아주 작은 김밥 모양의 동그란 레고였다. 순간 첫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아!! 잃어버리기 싫은데!!”


어쩔 줄 몰라하는 둘째는 황급히 자를 찾아서 납작 엎드려 레고를 찾으려 해 봤다. 크게 별일 아닌 듯해서 난 정리를 하고 설거지를 했다.



분위기가 이상했다. 별일 아닌 일로 넘어갈 공기가 아닌 듯 느껴졌다.


“아.. 저거 잃어버리기 실.. ㅠㅠ 으앙…“


첫째의 울음이 터졌다.

‘어..? 울 일이라고..?? ’


거실에 수많은 레고들이 있다. 그중에 그 작은 하나.. 그거 하나로 울 아이가 아닌데.. 이상하네..


“아빠가 있으면 책장 밀어서 찾아줄 텐데..!!”


나도 열심히 찾다.. 딸아이 말에 책장을 움직여 봤다. 책장엔 책과 티브이가 있었다. 티브이가 있는 책장은 생각보다 잘 움직였다. 그렇지만 보이지 않았다.


“엥? 여기 없나?”


그래도 무겁긴 했다. 옆에 책장엔 빼곡하게 책들이 꽂혀 있어서 잘 움직이지 않았다. 잇는 힘껏 힘을 줘서 조금씩 책장을 움직였다.


“엄마~! 우아 헐크 같아!!!”


둘째가 조금씩 책장을 움직이는 날 보더니 이야기했다.



“엄마가 헬스를 열심히 해서 움직일 수 있나 봐~~~ 운동하길 잘했다. 그렇지?”


겨우겨우 책장을 앞으로 다 뺐는데, 그 작은 레고는 보이지 않았다. 슬슬 나도 속에서 뭔가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첫째는 포기할 생각이 없어 보이고, 난 온 힘을 다 썼다. 이미 지쳐서 허리도 아팠다.

‘그게 뭐라고’하는 생각이 더 들으니 화가 났다.



난 안방 침대에 가 잠시 누웠다. 그러곤 큰 아이에게 이야기했다.


“그 작은 거가 그렇게 꼭 찾아야만 해야 하는 거야? 오랜만에 꺼내 노는 레고에서 진짜 작은 부속품인 거잖아… 그게 없다고 해서 못 노는 것도 아니고, 평상시에 꼭 필요한 것도 아닌 거 아니야?? 잘 생각해 바바~!!”


화가 나니 같은 말이 여러 번 나오고, 말은 곱게 나오지 않는 듯해서 안방문을 닫아, 내 입을 차단했다.



그렇게 각자 시간을 흘려보내니 감정도 함께 잦아들었다. 우린 웃으며 외식을 하러 나갔고, 집에 다시 돌아와 책장의 자리를 찾으면서 잃어버렸던 작은 레고도 함께 찾았다.






감정이 힘들 땐

잠시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