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플신발

마음이 아리다

by 라이크수니

설날 아이 둘을 데리고 친정에서 며칠을 있었다. 지난달 생일이었던 둘째는 못 받은 생일선물로 운동화를 받기로 했다. 할머니 할아버지도 함께 아웃렛을 갔다.



“원하는 걸로 골라봐~ ”


두 아이모두 자기만의 색이 분명하다. 각자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잘 알고있다.





”나이키가 좋은데….. “


웅얼웅얼 거리며 운동화를 보는 둘째는 할머니 추천 할아버지 추천도 다 마다했다.



“검은색 사고 싶은데…. ”


마음에 드는 운동화가 없는 표정이다.




“저쪽에 ABC 마트 가보자~ ”


가서 유아신발 쪽을 열심히 보는 둘째였다. 둘째는 무언가 고를 때 신중한 편이다. 그래서 시간이 오래 걸린다.



“엄마! 아빠! 둘째는 고를 때 시간 좀 걸리니까 여기 앉아서 기다리세요~ ”


둘째에게 압박을 주기 싫었다. 천천히 보고 정말 마음에 드는 걸로 사길 바랐다. 천천히 보라 하고 앉아있었다.



“어? 이거 괜찮은데?”


둘째가 이리저리 보면서 난 양쪽의 눈치가 보였다. 너무 비싼 걸 고를까 봐 걱정이 되었고, 엄마의 급한성격도 눈치가 보였다. 그리고 둘째가 적당한 가격으로 마음에 드는 걸 고르길 맘속으로 바랬다. 아직 세뱃돈도 받아야 하니, 할아버지 주머니 사정도 신경 쓰였다.



“오? 빨간색이 들어가 있네? 이쁘네~ ”


검정운동화를 찾던 둘짼 빨간색이 섞인 운동화를 보고있었다. 신발을 신어보고 사이즈를 체크해 보고~ 둘째가 마음에 드는 눈치였다. 가격도 그리 과하지 않았으니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예쁜 운동화를 선물 받았다. 근데 다시 보니 너무 예뻤다. 예뻐서 어른 사이즈 신발도 사진 찍고, 첫째는 같은 디자인에 다른 색으로 찜을 해두었다. 바로 사달라 조르는 첫째를 진정시켜 두었다.



아무리 봐도 운동화가 이뻤다. 나도 사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요즘 신고 다니는 운동화가 너무 좋은데, 뭘 어딜 그렇게 다닌 건지 왼쪽 안쪽이 찢어져서 뭔가 계속 발에 닿았었다. 그래도 큰맘 먹고 비싸게 산거라 열심히 신고 다녔다.



“저 운동화~ 너무 이쁘다~ 엄마도 신고 싶다~ 같이 사서 커플로 신고 다닐까?”


“엄마, 그럼 내가 생일 선물로 사줄까?”


“엥? 네가?”


“응~!! 나 돈 있어~ ”


“근데 너무 비싼데? 너 저축해야지~? “


“괜찮아~ 엄마 좋아한다니까 사주고 싶어~”




돈 아끼느라 먹는 것도, 아이들과 외출도 줄이고 정말 최소한의 지출로 지내보려 노력 중이었다. 주말이면 아이들을 데리고 많이 나갔었는데 그것도 줄였다. 난방도 정말 얼어 죽지 않을 정도로 틀고 말이다.


아이 둘을 키우다 보니 숨만 셔도 나가는 돈들이 많고, 이사 후 물가상승은 몇 배로 더 높아진 듯한 체감을 하고 있었다.



다행인지 난 사람들과의 약속도 거의 없이 지냈다.



둘째가 생일선물로 사준다는 그 말에 흔들리는 나 자신의 마음에 씁쓸하면서도 정말로?? 받을까?라는 생각들이 오갔다.



몇 번을 다시 물어보고는 아니라고 했는데, 둘째는 어떤 마음이 들었던 건지 이미 결심을 한 듯했다.

그러면서 내가 어릴 때 들었던 마음이 생각이 났다. 용돈을 잘 모아서 엄마 생신 때 좀 비싸더라도 좋은 선물로 해드리고 싶었었다.


초등학교 때 모아둔 용돈을 탈탈 털어 예쁜 머그잔을 사서 선물로 드렸던 기억이 났다. 둘째 마음이 그런 거 아닐까 싶었다.


꼭 사주겠다는 둘째의 마음을 받기로 했다.




그리곤 다시 금액을 검색해 봤다. 어른 운동화는 더 비쌌다. ABC마트 앱을 깔고 회원가입도 하고, 이래저래 보니 온라인으로 구입하면 훨씬 저렴했다. 생일 쿠폰과 첫 온라인 구입 쿠폰도 쓸 수 있었다. 둘째의 마음도 너무 이뻤지만, 너무 비싸게 살 순 없으니 할인쿠폰을 박박 모았다.



그렇게 선물 받은 운동화, 운동화를 받고 나니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



“엄마~! 내년엔 뭐 사줄까?”


“내년?? 옷?”


“알았어~!! 그럼 좋은 옷으로 10만 원쯤 사줄게!!”


“아니야~ 적당한 것도 엄마 좋아~”




“어.. 아니다. 엄마! 엄마 그 다이슨 드라이기 그거 얼마라고 했지?? 그거 사줄까?”


“그건 엄청 비싸~ 60만 원도 넘어~ ”


“흠.. 그럼 엄마, 생일선물 5만 원짜리 해주고 5만 원은 매년 모아서 다이슨 드라이기 사줄게~!! “


너무 기특하고 귀여운 마음에 웃음이 나왔다.


“정말~? 그렇게 해줄 거야? ㅋㅋ ”




듣고 있던 첫째가 한마디 거들었다.



“돈을 그렇게 쓰면 안 돼! 저축을 해야지~!!”


“난 엄마한테 그렇게 해주는 게 좋아!!”



둘의 귀여운 대화에 난 이미 옷이며 드라이기며 다 받은 듯했다.



둘째가 잠시 과자를 보러 간 사이 첫째에게 말했다.


“내년이면 맘이 바뀔 수도 있어~ ~ ”


“아? 그러려나? ”


“너도 점점 바뀌잖아~”


“맞아~ 맞아~”



첫째의 마음도, 둘째의 마음도 어떤 마음인지 알 듯해서 너무 귀엽고 고마웠다.





“너무 이쁘다~ 그렇지?”


“응~! 엄마랑 같이 신으니 좋다”






항상 엄마가 먼저라는 둘째

자신보다 엄마라는 둘째

엄만,

엄마보다

네가 더 먼저이길

너를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네가 되었으면 좋겠어~


엄마가 꼴찌가 되어도

엄만 널 너무 사랑하니까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