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내생각을 모르겠어.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나는 가방을 던지고 그대로 소파에 누워버렸다.
말 한 마디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자 내 마음이 조용히 다가와 물었다.
“힘들었어?”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니, 괜찮아. 그냥 말하기 싫어.”
마음은 나를 한참 바라보더니
팔짱을 끼고 중얼거렸다.
“…근데 왜 자꾸 나를 쳐다봐?”
나는 흠칫 놀라 눈을 돌렸다.
“안 쳐다봤거든.”
마음은 소파 옆에 털썩 앉으며 한숨을 쉬었다.
“네가 ‘말 시키지 마’라고 써 붙여놓은 표정을 하고 있으니까
나는 따라야 하는데…
근데 또 은근슬쩍 나를 부르는 눈빛은 뭐냐?”
나는 결국 인정했다.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한 건 맞는데,
아무 말도 안 해주니까 또 서운해서…”
그러자 마음은 이마를 짚었다.
“아… 이런 건 인간 마음 학원에서 따로 배워야 하는 건가…
‘관심은 원하지만 간섭은 싫고, 대답은 원하지만 질문은 싫은 마음’…
너무 난이도 높은데?”
나는 억울해서 소리쳤다.
“그게 왜 난도 높은데!! 그냥… 그냥… 알아주면 되잖아!”
마음이 조용히 웃었다.
“그러니까. 네가 원하는 건 ‘말’이 아니라
‘나 괜찮아 보이지만 사실은 누가 날 느껴줬으면 좋겠어’
라는 마음의 미세한 떨림이지?”
나는 아무 말도 못 했다. 정확했다.
말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혼자 있고 싶지도 않았던 밤.
마음은 옆에서 그렇게 나를 읽어주고 있었다.
어떤 날은 그렇다.입을 열고 싶지 않은데,
누군가 나를 알아주면 좋겠다.
혼자 있고 싶다면서 누군가 곁에 있어주면 고맙다.
말하기 귀찮다면서 침묵 속에서 혼자 남겨지면 또 서럽다.
마음은 참 복잡해 보이지만
사실 그 복잡함 속에는 아주 단순하고 본능적인 욕구가 숨어 있다.
“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누군가가 말 없이도 알아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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