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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 18. 2023
필리핀 Cebu 여행기
세부의 두 영웅 마젤란과 라푸라푸 추장 그리고 푸른 바다와 푸른 하늘
필리핀 세부로 가족 여행을 1주간 떠났다. 마닐라 마카티에 출장을 다녀온 후 거의 20여 년 만의 필리핀 여행이었다. 딸 가족이 짜놓은 일정에 그냥 따라만 가면 되니 여행 준비는 최소한이다.
손 2호는 유치원 선생님께 여행계획을 말씀드렸다고 했다. 선생님이 자기 주황색 등원 가방 안에 들어가 가만히 계시면 비행기가 선생님을 필리핀까지 모셔다 드릴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요즘은 상상력을 발휘하여 이야기를 그럴듯하게 꾸민다. 여행용 가방과 간단한 옷을 준비하고 반바지와 반소매 티 차림에 비행기에 올랐다. 준비를 너무 소홀히 하여, 몸살감기로 여행 후 1주일간 심하게 앓았다.
번화했던 수도 마닐라 마까띠 지역과는 달리 필리핀 제2 도시라는 이곳에서는 경제적 발전이 현저히 뒤처져 있는 것이 여행 내내 나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과거 마닐라와 관련 기억에는 지프를 요란하게 치장한 지프니라는 교통수단과 바다가제 요리, 망고등 과일 그리고 팝송이 흐르는 재즈 바가 있었다.
우리나라의 도시와 농촌, 수도와 지방의 격차 현상이 이곳에서도 눈에 띄었다. 사우디 프로젝트를 같이 수행했던 필리핀 직원들 그리고 요코하마 야마테 성당에서 미사를 같이 올렸던 친분이 있는 필리핀 친구들이 다수 있었다. 그들 나라의 현실에 더욱 관심이 갔다. 음악을 좋아하고 낙천적이고 밝은 성격의 친구들이 주변에 많았었다.
이번 여행의 주제는 바다와 푸른 하늘 그리고 호젓한 자유를 만끽하는 것으로 정했다. 아지트를 세부 막탄에 있는 제이파크 리조트(Jpark Island Resort and Waterpark, Cebu)와 쉐라톤 호텔(Sheraton Cebu Mactan Resort)로 정했다. 모두 막탄 세부 국제공항(Paliparang Pandaigdig ng Mactan-Cebu)에서 5km, 1시간 이내 거리에 있다.
필리핀 개황에 대해 알아본다.
필리핀 공화국 (Republic of Philippines) 인구는 2023년 기준 약 1억 1,330만 명, 인구밀도는 391명/㎢, 15세 이하 인구가 전체의 1/3을 차지하고 있다. 공식어는 타갈로그어와 영어이다. 종교는 16세기에 그리스도교를 전파한 스페인의 영향을 받아 인구의 4/5 이상이 로마 가톨릭 신자다. 세부 인구는 2010년을 기준으로 약 86만 명, 주변 지역을 포함하여 대도시권 메트로 세부 인구는 약 250만이다.
세부에는 두 명의 영웅이 있다. 세계일주 탐험가 페르디난드 마젤란(Ferdinand Magellan 1480년 2월 4일~1521년 4월 27일, 41세)과 마젤란을 침몰시킨 필리핀 영웅 추장 라푸라푸(Lapu - Lapu 1491년~1542년)다. 라푸라푸는 필리핀 막탄 섬(세부 섬의 동쪽 앞바다)의 소영주였으며, 이슬람 소부족장이었다.
마젤란의 함대는 1519년 9월 20일 스페인을 출발, 천신만고 끝에 1521년 4월 7일, 세계일주 탐험차 필리핀 세부에 도착했다. 마젤란은 세부의 영주, 라자 후마본 (Rajah Humabon)을 회유하여 왕비, 주민들을 4월 14일 세례를 받게 하였다. 그들은 최초 필리핀 기독교인이 되었다.
그러나 이슬람교도였던 라푸라푸 족장은 세례를 거부했다. 4월 27일 막탄섬에서 마젤란에 대항하여 추장 라푸라푸가 이끄는 군대와의 전투가 벌어졌다. 마젤란은 라푸라푸를 조그마한 막탄 섬의 소영주이니 쉽게 이길 것이라고 오판하였다. 첫 번째 전투에서 제대로 된 정보도 없이 스페인인 60여 명과 세부인 200~300명 소수 병력만 이끌고 갔다.
먼저 세부인 사신을 보내 항복할 것과 영주 라자 후마본의 막탄 섬 지배를 인정하고 스페인 국왕에 대한 충성을 요구했다. 그러나 라푸라푸는 세부인 사신을 두들겨 패서 보냈다. 결국 해안에서 전투가 벌어졌다. 라푸라푸 추장의 1,500여 명의 전사들의 유인작전에 말려 얕은 바다에서 수중 백병전이 벌어졌다. 마젤란은 라푸라푸 군대의 창과 검에 살해되었다. 그의 부하들은 귀한 재물을 내세워 시신을 돌려줄 것을 회유하였지만, 라푸라푸 추장은 오히려 그의 시신을 전승 기념물로 사용하였다.
현재는 라푸라푸는 민족영웅으로, 마젤란은 가톨릭을 전파해 준 은인으로 필리핀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사원(막탄 쉬린 공원)이 세워진 자리부근에서 마젤란은 전사했다. 즉, 라푸라푸 추장은 외세를 물리친 최초의 필리핀 사람이었던 것이다.
1519년 9월 20일, 5척의 배와 270명의 선원으로 스페인을 출발한 마젤란 함대는 남미 우루과이, 마젤란해협, 괌을 거쳐 필리핀까지 항해하였으나, 애석하게도 그의 세계 일주를 위한 탐험은 막탄에서 멈추었다. 그의 부하들이 나머지 구간을 천신만고 끝에 항해하였다.
최후의 생존자 18명이 마지막 남은 단 1척의 함선 빅토리아호를 이끌고 3년 만인 1522년에 9월 6일 스페인에 귀환했다. 결국 그의 세계일주 대기록 업적은 부하들의 도움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항해한 거리는 약 54,000 km, 지구를 1.3바퀴 정도 도는 거리이다.
40여 년 후 1565년 4월 27일, 스페인의 정복자 미겔 로페스 데 레가스피는 라자 후마본 왕의 아들, 라자 투 파스왕의 마을을 공격 점령하여 필리핀 식민지화 시대가 시작되었다. 라푸라푸 추장에 대한 기록물은 정복자 미겔에 의해 흔적도 없이 불태워지고 사라져 버렸다. 다만 구전되어 전해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1898년 미국-스페인 전쟁에서 패한 스페인은 파리 강화 조약에 따라 미국에 필리핀, 괌 등 지배권을 양도했다. 그 후 일본이 점령하였고, 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1946년 필리핀은 독립을 하게 되었다.
여행 일자별로 정리하여 보면 다음과 같다.
7/3 (월) 22:00 한국 인천 공항 출발
손 2호가 출국 수속 후 인천 공항 면세구역 내 뽀로로 친구들과 신나게 놀았다. 필리핀 세부공항까지 4시간 30분 소요되었다. 시차는 1시간이다. 예로 한국시간 오전 10시는 필리핀 시간 오전 9시다. 신기하게도 휴대폰 액정 시간은 현지에 도착하니, 자동으로 현지 시간으로 전환되어 있었다.
외국인 승객의 아이가 먹다 남은 콜라병의 마개를 부실하게 막아 놓고 기내 선반대안에 올려놓았다. 머리 위에서 콜라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착륙시점까지 계속 소동이 있었다. 비행기가 머리를 쳐들고 고도를 높이자 고인 물이 쏟아져 내렸다. 운항 내내 스튜디어스님들이 휴지로 오물을 처리하느라 곤욕을 치렀다.
필리핀 입국심사 시에 한국정부 발행 영문 코로나 예방주사 검사증과 eTravel Registration(필리핀 정부 양식)을 보여 주고 통과했다. 필리핀 입국을 위해서 이 트래블(eTravel)과 영문 백신접종 증명서가 필요하다. 이 트래블은 2022년 12월부터 적용된 새로운 필리핀 입국 검역신고서로 작성하면 QR코드를 발급해 준다. 항공권 탑승 시각 기준 72시간 이내에 등록해야 한다. 공항에 그들의 영웅 라푸라푸동상 영상이 곳곳에 있었다.
필리핀은 열대계절풍기후 지대여서 우기와 건기의 차이가 크다. 건기는 12월부터 5월이며, 나머지는 우기다. 연평균기온은 26.6도. 방문당시 28도~30도 정도로 관광하기에 좋은 날씨였다. 가톨릭 83%, 개신교 9%, 이슬람교 5%로, 가톨릭 신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화폐단위는 페소(PHP)로, 1페소는 약 23.43원(1$=54.33페소)이다.
7/4 (화) 02:30경 세부 공항에 도착
숙소 제이파크 리조트(Jpark Island Resort)에서 보내준 차량으로 이동하여 여장을 풀었다. 이곳은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 여행객이 많다. 3개의 초대형 슬라이드와 파도풀, 유수풀, 키즈풀 등을 두루 갖춘 워터파크 덕이다. 한국 기업이 개관한 리조트여서 설계와 운영이 한국인에게 잘 맞다. 한국인 고객들이 절반이 넘고 호텔 레스토랑의 음식도 한국인 입맛에 맞다. 몇몇 현지 직원들은 기본적인 한국어를 구사할 줄 알았다.
Jpark B동 1층 식당(더 아발론, 뷔페식, 실내외 390석)에서 아침 식사를 했다. 아메리칸 스타일 메뉴, 다양한 디저트, 베트남 쌀국수 코너, 매일 메뉴가 새롭게 나온다. 파란 하늘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1km쯤 떨어진 곳에 원시림이 보인다.
어린이 맞춤형 수영장에서 손 2호와 가족이 신나게 물놀이를 했다. 손 2호는 수영 물놀이기구에 적응하여 물장구를 치며 잘 놀았다. 누워서 물을 발로 차는 배영을 좋아한다. 풀장의 타입도 여러 가지다. 수영장 중앙에 아쿠아 바(aqua bar)가 있으며, 낭만적인 곡선형 풀이다. 아일랜드 풀은 이브닝 쇼와 함께 밤 9시까지 운영된다. 아마존 리버는 어트렉션 주위를 도는 인공 강줄기를 따라 튜브를 타고 돈다. 웨이브라이더에서는 인공으로 발생되는 파도를 즐길 수 있다.
저녁에 도보로 외출하였다. 호텔 진입로 입구 주변에 한국 가게 식당이 많아, 여기가 필리핀인지 한국인지 헷갈렸다. 도로에는 중앙 분리선과 횡단보도 표시가 없어 조심해서 단체로 건너야 안전하다. 슈퍼 마켓에서 음료수 구매했다. 주로 현금으로 결제한다. 근처 한국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7/5 (수) Jpark 1층 식당(더 아발론)에서 아침 식사
아침 식사 후 어린이 수영장으로 갔다. 햄버거와 음료수를 수영장에 배달 점심 식사하였다. 손 2호는 콧물이 나오는 와중에도 물놀이에 푹 빠져 있었다. 저녁에 중앙 수영장 주변에서 불꽃놀이 공연이 있었다. 솜에 석유를 묻혀 막대기나 줄을 회전시키는 쇼였는데, 열정적으로 여러 남녀 팀들이 출연했다.
택시를 타고 나가서 저녁을 밖의 식당(필리핀 식당 Gold Mango Grill & Restaurant)에서 해산물을 먹었다.
7/6 (목) Jpark 체크아웃
옆지기는 B동내 망고 전문점의 벽면에 걸린 조개 걸게 작품이 마음에 든다고 사진을 찍었다. 망고가 정말 맛있다. 12시경 체크아웃하고 Jpark에서 약 5km 거리의 쉐라톤 호텔로 이동했다.
마사지 샾(Noah Stone &Spa)에서 마사지를 받았다. 초목 풀로 덮은 지붕이 특이했다. 손 2호가 마사지를 안 받겠다고 했다. 나중에 다른 어린이들이 마사지받는 것이 부러웠고 아쉬웠는지 눈물을 흘렸다. 결국 다음날 마사지를 받았다. 무엇이 그리 좋은 지 계속 깔깔거렸다고 한다.
쉐라톤 호텔로 이동 중에 라푸라푸 공원(Mactan Shrine) 근처를 지나게 되었다. 공원입구 사진을 찍었다.
쉐라톤 호텔 정문에 도착하니, 권총을 찬 경비원들이 차량 하부를 검색했다. 호텔 프런트 입구에는 공항처럼 검색대가 설치되어 직원들이 여행용 가방과 물품, 소지품들을 검사했다. 호텔 이용객도 검색대 터널을 통과해야 한다. 체크인하고 방에 들어가 보니 침대 중앙에 멋진 백조 한쌍이 우아하게 우리를 환영해 주었다.
타월로 이런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짐을 대충 정리한 후 계단식 논형태의 수영장과 바닷가를 둘러보았다. 바닷물에 바지를 걷고 들어갔더니, 해양 구조대원이 해파리(sea walnut) 조심해야 한다고 바다 입수를 말렸다.
식당(고동리 한식 식당, Godongri Koean restaurant) 예약하고 밖으로 나갔다. 한국인 여행객 손님으로 북적여 대기해야 할 정도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7/7 (금) 쉐라톤 호텔 메인 레스토랑 5 Cien에서 아침
뷔페식이다. 해마탈 가면을 온몸에 걸친 행사아저씨와 손 2호는 기념촬영을 했다. 스페인어로 ‘Cien’은 100을 의미한다고 한다. 5 Cien은 ‘500’이라는 뜻이다. 가톨릭이 필리핀에 들어온 500년 역사를 기리기 위해 붙인 이름이다. 식당과 수영장사이에 마음을 고요하게 해 주는 호텔의 연못이 있다. 이곳에서 바라본 바다와 수영장과 하늘은 같은 푸른빛으로 조화를 잘 이룬다.
하루종일 계단식 수영장에서 즐겼다. 수영장은 필리핀의 세계자연유산인 코르딜레라스 계단식 논(Cordilleras Rice Terraces)을 본떠 만들었다고 한다. 해먹과 바다와 하늘이 일품이었다. 요트와 배와 페러 그라이더가 잘 어울렸다.
특히 수영장 주변에 활짝 핀 하얀 칼라츄치(kalachuchi) 꽃이 아름다웠다. 잊지 못할 추억이 생겼다. 옆지기와 딸의 귀 위에 장식해 줬다.
농구장이 있는 풀장을 관리하는 예쁜 딸이 둘인 현지인 젊은이 J가 페이스북 친구 요청하여 서로에게 팬이 되었다. 필리핀 사람들은 타고난 농구 마니아다. 그는 가끔씩 풀장 밖으로 흘러나온 공을 공중 샷 하여 골대안에 정확하게 집어넣어 모두를 감탄하게 만들었다. 20여 년 전 사우디 근무할 때, 필리핀인 지역 농구대회가 열렸었다. 필리핀인 직원 약 30여 명에게 농구 유니폼을 만들어서 지급했었는데, 모두들 뛸 듯이 기뻐하였다.
그가 열정적으로 일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마젤란 죽음(Mactan Shine, 약 5km 거리, 추장 라푸라푸에 의해 살해)에 대하여 대화를 나누었다. 18:00경 옆지기, 딸, 손 2호는 마사지샾으로 갔다. 손 2호는 마사지받는 소원을 이루었다. 무엇이 그리도 좋은지 계속 깔깔거리며 웃었다고 한다. 오늘은 바닷물에 몸을 담갔다. 손 2호가 먹던 빵을 바닷물에 던져 놓으니, 어디선가 손바닥만 한 물고기 20마리가 떼로 몰려왔다. 수경을 쓰고 바닥을 보니, 산호의 흔적이 보였다.
7/8 (토) 쉐라톤 호텔 12:00 check out
호텔 5 Cien에서 아침 식사할 때 ‘따~호!’ 하는 소리가 들렸다. 물지게에 양동이 두 동을 매어단 형태를 어깨에 짊어진 아저씨가 나타났다. 머리에는 대나무로 엮은 모자를 쓰고 목에 빨간 머플러를 둘렀다. 필리핀에서는 순두부를 따호라고 부른다고 한다. 옛날에 아침 식사로 많이 먹었단다. 따호를 요청하면, 순두부 한 국자에 사고(Sago, 야자수에서 나오는 전분으로 만든 펄)와 시럽을 얹어 건네주었다. 필리핀 전통의 절구통이 운치를 더한다.
12시경에 체크아웃하고, 호텔 앞 수영장에서 수영하다가, 짐을 정리하고 손 2호와 잠시 식당(5 Cien) 옆 kids 존에서 놀다가 18:00경 호텔에서 마사지 샾으로 이동했다.
19:00 모닝 글로리 식당에서 석식(모닝글로리 Morning Glory Grill, 공심채, 나물 맛있음) 후에
20:00경 마사지 샾(Oasis SPA)에서 마지막으로 마사지를 받았다. 팁 1$ 주었다. 샾 밖에는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막탄 공항 (나무 천장)7/9 (일) 00:00시경 필리핀 막탄 세부 공항에 도착 수속
공항 천장의 뼈대가 나무로 되어 있어 특이했다. 02:00 출발 인천 공항에 07:30분경 도착했다. 한국에는 비가 많이 내렸다. 일기가 불순하여 기체가 많이 흔들렸다. 언제나처럼 기도하는 착한 사람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