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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피디아 May 29. 2023

참으로 잘못된 나의 소비습관

돈과 자원, 환경을 위한 개선



일시적 백수생활의 걸림돌 중 하나는 역시 돈이다. 갑 중의 갑은 돈이고, 돈을 빼고는 그 무엇도 행할 수 없다.

생활 패턴, 공간 활용, 삼시 세끼 등등 퇴사 후 부딪힌 여러 이슈들은 혼자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지만, 돈만은 그러지 못했다.




퇴사 이후 수입처로 준비한 투자처 두 곳에서 수입은 들어오지 않았다.

투자 大실패.

혹시나 했던 최악의 시나리오에 떨어진 거다.


지출을 확 줄여야 다.


당장 수입을 늘리거나 새로 만들 수는 없으니, 컨트롤할 수 있는 지출을 줄여야 한다.


식비 이외 지출을 제로로 만들었다. 생필품, 의류, 액세서리, 미술 학원, 책, 친구 만나기, 배달 음식 등, 모두 관심을 끄기로, 있는 힘껏 허리띠를 당겨 숨을 참고 있다.


지출 없이 할 수 있는 활동을 중심으로 일상을 꾸려졌다. 집 앞 탄천로를 걸으며 운동하고, 책은 공공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생필품은 아껴 쓰며...





매달 2~3백의 카드값을 치르던 삶에서 체크카드 50만 원으로 지내는 요즘이다.


내가 번 돈이니 내 마음대로 쓰겠다,

스트레스는 쇼핑과 주문 결제로 풀겠다,

아, 몰라 몰라 일단 사고 보자,


왜 그렇게 절제 없이 지냈던가, 이런 나의 흐트러진 이전 일상을 반성하고 있다.





두 번째 커리어를 위해,

20여 년 직장 생활을 끝내고 잠깐의 휴식기를 가진 요즘, 수입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반 강제적으로 알뜰하고 검소한 삶을 만들어 가야 한다.



그러면서 참으로 이상한 나의 소비 습관을 발견했다.


1. 물건을 쟁여놓고 쓰는 습관이 있다.

지난 1년 동안, 샴푸, 세제, 비누, 치약, 화장품 등 생필품을 아직 산 적이 없다. 아직도 반년은 족히 쓸 거다.

매번 떨어지기 전에 구매해 팬트리는 물건으로 가득하다. 대량으로 사서 여기저기 구겨 넣어 보관하다 보니, 있는데 모르고 또 산 물건도 꽤나 다.

그 덕에 지금은 잘 쓰고 있지만, 얼마나 생각 없이 물건을 샀는지 모를 일이다.  

마지막 물건이 다 써가면 사는 게 정상인데, 늘 넘치게 쟁여두어 돈과 자원을 낭비했다.


지금은, 마지막 물건을 알뜰히 다 쓰고 나서 사려고 노력 중이다.

그리고, 주방세제와 샴푸는 빈 용기에 물을 채우니 2~3주 더 쓰고. 물이 용기에 남은 액체를 희석해 꽤 오랜 기간 더 쓸 수 있다. 재활용품 청소도 하고, 생필품도 오래 쓰고, 그야말로 일석이조이다.

마지막 물건이 팬트리에서 나오고 1/10 가량 남았을 때가 주문할 타이밍으로 기준을 잡았다.



2. 쓰지 않을 물건을 일단 사고 보는 습관도 있다.

서랍에 향수는 15~20개가 있고 시계 역시 10~15 개가 넘는다. 모두 면세점에서 비싼 물건을 비교적 싸게(?) 구입한 거다.

퍼스널 칼라 컨설팅 때 가진 향수를 다 가져가 보았는데, 내가 산 향수들은 절반은 내게 맞지 않았다. 향수를 사용할 나를 위한 게 아니고 이름 있는 유명한 향수 위주로 사다 보니 발생한 문제이다.

시계함에 잘 정렬된 시계는 지금 사용할 수 있는 게 세 개가 되지 않는다. 시계약이 다해 오래전 멈춰버린 거다.

가방 또한 별반 다르지 않다. 당장 필요하지 않는데, 언젠가는 쓰겠지라는 생각으로 산 가방들이 장에 엉켜있다.

앞으로 언젠가는 쓰겠지! 란 생각으로 하나씩 사들인 물건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


이제는 조심하기로! 한 번에 짠하고 습관이 고쳐지지는 않겠지만 계속해 바꿔갈 거다.

쓸 물건만 사서 유용하게 사용하기!!

살 때는 버릴 때보다 세 배 더 신중하기로!!



3. 사놓고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 습관도 있더라.

옷장을 열면 가관이다. 벽 한 면 가득 채운 옷, 6단 서랍을 꽉 채운 옷, 역시나 묶음으로 쌓여있는 양말과 스카프들.

이사 때마다 안 입은 옷, 안 입을 옷, 살 빼서 입으려던 옷들을 계속해 버렸음에도 여전히 옷장은 옷으로 미어터진다.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는 친구는 늘 내게 말했다.

"한 계절에 옷 5벌이면 충분하다."

옷장에는 계절별 20~30벌의 옷들이 빼곡히 들어있다. 아직 한 번도 입지 않은 옷들도 꽤나 된다.

또, 골프 연습장에 다니기 시작하며 레깅스+반바지에 꽂혀 여러 벌을 샀는데, 처음 한두 번은 입었지만, 평소 즐겨 입던 스타일이 아니라 지금은 입지 않는다.


이처럼 현재가 아닌 미래를 생각하며 산 물건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채 짐으로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필요한 물건, 현재 유용한 물건만을 구매하기로 다짐한다. 미래의 언젠가는을 꿈꾸며 사는 짓 따위 저 멀리 날려버려야지!!!

그리고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 옷들은 찬찬히 골라내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하기로!






십 년 전에 나의 잘못된 소비 습관을 알아채고 고쳤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 돈들 차곡차곡 은행에 있거나 자산에 들어있을 텐데.

왜 매번 조금 늦게, 절박한 상황에 닥쳐서 이렇게 영향력을 발휘하는 건지, 안타깝다.



일상으로 걷던 안정 궤도에서 벗어난 요즘, 나라는 사람과 삶에 대해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절약과 검소라는 생활 자세도 새로 익히고.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


절약과 검소는 돈을 아끼는 것뿐 아니라 자원을 아껴 환경에도 도움이 되는 행동이라는 의의까지 더해 잘못된 습관을 고쳐나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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