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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눅눅한과자 May 28. 2024

강남 아이들은 공부를 잘할까?(1)

진짜 궁금한 건 그게 아니잖아요




 "강남 애들이 확실히 (공부를) 잘하나요?"


 대학생 때부터 수없이 들었던 질문이다.


  "음... 잘한대요."


 그때마다 보통 이렇게 대답한다. 내가 판단 내릴 주제가 아니기에. 


 일단, 나에겐 비교군이 없다. 학창 시절을 전부 강북에서 보냈으니 또래 강남 학생들을 만날 기회가 없었다. 대학교는 이미 입시 성적이 비슷한 아이들을 모아놓은 곳이므로 딱히 출신 지역별로 차이가 보이지 않았다(게다가 그땐 누가 어디 사는지 크게 관심도 없었고).


 그리고  질문을 적당히 넘기는 또 다른 이유는, 문의 의도를 잘 알기 때문이다. 애초에 강남 아이들이 공부 잘하는지 대해 정말 하게 궁금해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뉴스나 통계조사를 토대로 한 명문대 진학률, 명문 재수학원 합격 비율, 수능이나 모의고사 평균 성적 등 다양한 지표에서 강남권이 우수한 결과를 내고 있는 사실 누구나 알고 있 있으므로(물론 '공부를 잘한다' 엔 여러 가지 기준이 있을 테지만, 통상 초-중-고교생에게 공부란 입시 결과로 귀결되기 마련이다).


 추가 대화를 통해 그들이 결국 확인하고 싶은 사실을 요약하면  "공부 잘하는 강남 애들은 선천적으로 머리가 좋은 건가요, 아니면 후천적으로 만들어진 건가요?", "교육으로 만들어진 거라면 그렇게 돈을 들인 만큼 차이가 나나요?"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다.


 어느 쪽이 든 간에 조금은 날이 서 있는, 그다지 유쾌한 대화는 아니다. 마치 '너네들이 그렇게 돈을 쏟아붓는다는데 얼마나 잘하는지 보자'란 느낌이랄까. 특히나 최근 몇 년 사이 강남 사교육 시장을 주제로 한 드라마 등 콘텐츠가 등장하며 부정적 이미지가 더 강해진 듯하다.


 추가 질문에 대답하기에 '비(非) 강남인'인 내 경험으론 한계가 있어, 주변 '강남인'들을 인터뷰(?) 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그래도 한때 대치동 학원에서 아르바이트했던 내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는'데에는 선천적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 물론 강남도 포함해서. 다만, 학군지 교육은 시쳇말로 '하방(下枋)을 보장해 주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 달리 표현하자면, 그래도 돈과 시간을 쏟아부으니 최소한 중간은 간다고 해야 하나? 그 근거를 위해선 조금 자세한 이야기가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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