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렇게 회의는 많은가요?
회사원이 되면, 직장내 또는 거래처와 많은 회의를 한다. 회의의 주 목적은, 그 일과 관련되어 있는 사람들이 만나, 해당 업무에 대한 진행상황이나 문제점을 파악하고 좀 더 앞으로 나아가자는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업무중의 잦은 회의는 오히려 효율성을 떨어뜨리거나, 불필요한 회의에 불려다니다 결국에 내 일을 할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게 많다.
이에 회사에서는 효율적인 회의를 권장하기도 하고, 예전에 모 회사에서는 회의를 "시간제"로 운영하거나, 모레시계나 스톱워치를 회의실 책상위에 올려두고 하기도 했다. 뭐, 경험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세상 쓸데없는 시스템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다.
한편으로 회의는, 자신의 일을 남의 일로 미루기 위한, "공식적인 밀어내기"일 수 있다. 다 같이 모여 좋은 방향의 해결책을 마련하고자 함인데, 한쪽에서는 [그건 당신의 일. 이건 내 일]이란 식으로, 자신의 입장만 주구장창 말하다가, 아무런 결과없이 허무하게 끝나는 회의는, 그런 회의에 참석하는 것 조차 곤혹이다.
입사초기에는 회의가 좋아보였다. 모두들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을테니, 이런 다른의견들 속에서 번뜩이는 좋은 아이디어가 생겨날 수도 있고, 또 서로서로 합심해서 일하는 모습은, 회사의 꼭 있어야 하는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좀 더 전체를 보게되니, 그러한 회의의 의미가 점차 퇴색해가지 않나, 최근에는 씁쓸하다. 회의가 만병통치약이 아닐텐데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회의의 모습과, 그런 회의를 준비함에 있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적어보려 한다. 항상 그렇지만, 정답은 없으며, 서로서로 효율적인 회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회의참석인원은 최소한으로.
바쁜 세상이다. 메일 하나에도 첨부로 그 부서사람을 전부 집어넣어서, 도데체 누가 그 일을 책임지고 하는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그러다보니 회의한다고 하면, 이 사람, 저 사람 다 불러모아서 회의하는 경우가 있다. 회의만 하다가 그날 하루를 보낼 수 있다.
중요한 회의라면, 어느정도 결정권자를 포함하고, 그렇지 않다면, 관련된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시키는게 좋다.
사람 많아봐야, 배는 산으로 간다. 모든일에 양쪽의 입장은 존재하는 법, 과감히 한쪽을 선택해 밀고 나가기 위해서는, 딱 필요한 사람만 참석시켜 회의를 진행시키자.
나머지는 회의록 잘 써서 돌려보면 된다.
사전에 내용을 명확히 하기.
회의를 하는데 당연히 아젠다가 있을 것이지만, 아젠다만 공유하지 말고, 해당 업무의 나름의 개요를 같이 공유하는 것이다. 내용을 사전에 보내고, 회의를 주최하는 쪽에서 좋은 방향도 설정해 두는게 좋다. 그렇다면, 생각외로 정리도 빨리되고, 오히려 그런 주최자의 생각에 동의해 버리면, 굳이 회의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A제품의 개발스케줄 상의]라고 쓰는 것 보다, 그 내용에 대해 주최부서 또는 주최자의 생각을 같이 보내도록 하자. 불필요한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조금 귀찮을 수 있지만, 경우에 따라, 상당히 효과적이다.
회사에서 일 잘한다는 한 사람은, 회의때 마다, 과거 회의내용 정리 및 현재 상황,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을 A4에 정리해 메일에 첨부해서 보냈었다. 회의가 많으니, 그 내용을 일일이 기억할 수 없는데, 이런 사람이 있으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모른다. 이런 사람은 혼낼 일이 생겨도 혼낼 수가 없고,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고 할 수 밖에 없다.
지난 회의에 대한 숙지
그냥 아무생각없이 회의에 들어가지 말고, 관련된 지난 회의내용을 꼭 숙지하고 들어가자. 모르는 부분이 있었다면, 찾아봐서 충분히 이해한 상태에서 들어가도록 하자.
또한, 회의는 서로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결과를 도출해야 함으로, 절대 모순이나 과장이 있어서는 안된다. 그런 모순되고 과장된 부분을 잡아내는데, 지난 회의의 내용이 효과적일 수 있다.
"과장님. 지난 회의때,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지금 이렇게 말씀하시면 난감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효과적인 공격전략도 준비해야 한다.
시나리오 짜기
이 회의가 어떻게 흘러갈지에 대해, 나만의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내가 주최자라면, 내가 얻고자 하는것을 어떻게 도출해 낼 것인가..하는 것이다. 따라서, "내가 이렇게 말했을때, 저 사람이 그렇게 말한다면, 나는 이렇게 얘기하면 되겠지" 정도는 생각하고 들어가자. 준비된 사람은 회의때 절대 당황하지 않고, 자기주장을 효과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좀 과장되었지만, 나는 내가 뭔가를 얻고자하는 회의때, 회의중간중간에 지뢰를 설치해 놓는다. 상대방이 그 지뢰를 밟기만 하면, 게임끝이다. 먹이를 놓아 유인할 수도 있다. 물론, 이러한 전략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준비한다. 나름 고도의 전략이라 평하지만, 오랜 내공에 의한 잡기술에 불과하다.
상대방의 얘기를 경청하기
아무리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이 말을 하더라도, 중간에 절대 말을 끊으면 안된다. 생각해보자. 내가 말을 하는데, 중간에 끊고 들어오는 사람에 대해 어떻게 보이는가. 마치, 노래방에서 내가 열심히 부르고 있는데, 2번 마이크로 중간에 끼어드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
일단, 다 듣고 말한다. 말을 하기전, "말씀하시는 내용은 충분히 일리가 있습니다" 또는 "그 경우에는 그렇게 생각하시는데 무리는 없어 보입니다"는 식으로, 일단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한 이후, [하지만 ~]으로 시작하면, 자연스럽니다. 회의하다보면, 별의별 사람들을 다 만남으로, 듣는 것만으로도 피곤해 질 수 있는 점은 충분히 알지만, 어떻하겠는가....내가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참고로 내가 잘 쓰는 말은, [일반적인 경우라면, 말씀하시는게 맞습니다] 이다. 좀 다른걸로 바꿔볼까, 요리조리 생각도 해보는데, 마땅히 떠오르지 않는다. 회의는 실전이기 때문에 몸에 배인것이 쉽게 나온다.
시간 지키기
사내회의도 그렇고 거래처와의 회의도 그렇고, 회의시간은 정확하게 지키자. 늦게되면 늦는다고 최소 30분전에 연락해야 한다. 이런 작은 모습 하나하나가 상대방의 신뢰가 조금씩 쌓여간다.
무엇보다 시간을 지키는 것은, 회사원들에게는 필수 덕목 중, 가장 위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말해봐야 입이 아플뿐이다.
그리고,
자기가 신입사원이라면, 세심한 부분에 좀 더 신경쓰는것이, 좋은 인상을 주기 좋다. 회의때, 신입사원의 얘기를 들어주는 부드럽고 낭만적인 상사는 찾기 힘들기 때문에, 나의 존재감을 최대한 보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디 꿔다놓은 보릿자루 마냥, 가만히 앉아있다가만 올 수도 있다.
(1) 레이저포인터 준비. 최소한 2개정도. (*인상을 주는데 나름 효과적이다)
(2) 프로젝터를 사용할 경우, 회의실에 먼저 도착해, 연결을 점검하기.
(3) 화이트보드를 이용할 경우, 색깔별 마카 및 지우개상태 점검.
마지막으로 명함. 영업직에 국한되지 않는다. 자신의 명함에 대한 관리는 상대방에게 첫인상을 주기 충분함으로, 저렴하더라도 명함지갑을 꼭 준비해, 깔끔한 명함을 전달 할 수 있도록 하자. 지갑이나 다이어리에서 꺼내는 명함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그리고 한가지 팁을 주자면,
회의가 13시~ 14시~에 시작하는 회의라면, 점심식사를 적게 먹자. 또는, 탄수화물의 양만 줄이거나, 경우에 따라 굶는것도 방법이다. 내가 주최자가 아니라면, 저 시간대에 회의에 참석해 남의 말을 듣는건, 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해서, 보통 힘든일이 아니다. 찍히면 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