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체계적이며 조직적이다. 이러한 곳에서의 관계 형성에는 어려움이 많다.따라서, 회사 내에서 좋은 관계를 형성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나는 주변에서 회사에 적응 못하는 사람들을 많이 봐왔다. 그건 그 사람의 성격이 원인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 근데, 그 원인이라는 것이 비단 내 생각이 어긋나고 잘못되서가 아니다. 혹자는 그러한 차가운 환경에서의 인간관계에 익숙치 못해, 쉽게 겁먹고 그만두는 것일 수도 있다.
그냥 두리뭉실하게 잘 어울리는 사람들이 있고, 그냥 형식적으로라도 두리뭉실하게 보이려는 사람들이 있다. 근데, 그런 형식적으로라도 두리뭉실해지기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 '내가 꼭 이렇게 까지 해서 회사를 다녀야 하는가...'라고.
그러다가 이렇게 매일 보면서, 긴 시간 얘기하며 같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도, 일단 회사를 떠나서도 관계를 지속할까를 보면, 그건 쉽지 않다. 그렇게 긴 시간을 봐왔는데도 말이다. 그렇게 많은 것들을 공유하고, 그렇게 나와 나의 주변에 대해 얘기해왔음에도 불구하고, 회사를 나가 물리적인 관계가 멀어지게 되면, 이전과 같은 친밀한 관계로 돌아가지 못한다.
마치 이런 경우와 같다. 주말 공원에 농구를 하러 가면, 골대하나에 몇 명이 몰려 공 좀 던지다가, 적당히 숫자 맞으면, 팀을 만들어 게임을 한다. 게임할때는 서로서로를 의지하며 없어서는 안될 팀원으로 게임을 즐긴다. 서로 웃고 떠들고 즐기기도 하고, 음료를 나눠 마시기도 한다.
그러다가도 게임이 끝나 집에갈때, 그냥 [네~ 수고하세요. 즐거웠습니다.]라 인사하고 헤어진다. 다시 볼 사이는 당연히 아니다.
그게 회사다.
회사에서 맺어진 관계는 어디까지나 직무와 관련하여 어쩔 수 없이 강제로 맺어진 것이다.
내가 저 사람과 친해지고 싶어서 웃으면서 인사하고 대화를 하는 게 아니다. 그냥 그런 환경에 모두들 놓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야, 회사에서 월급이 나오고, 그 월급으로 나는 경제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필요에 의해 만나는 관계인 것이다.
그래서, 그렇게 웃고 지내고 잘 지내는 것 같다가도, 뭔가 하나 어긋나게 되면 언제든 선을 긋고 지낼 수도 있다. 선을 긋고 지내는 데 있어서, 내가 회사생활에 문제가 없다면, 그냥 그렇기 지내면 된다. 철저히 그런 관계들이 만연해 있는 집단인 것이다.
나도, 사실 이런 조직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다. 좀 더 인간적이고, 서로서로를 이해하면서 제2의 가정 같은 그런 회사의 분위기 속에서 일을 하고 싶었다. 또, 내가 승진하고 높은 자리에 앉으면, 그런 상황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했다. 지금, 이러한 글을 쓰고 있는 것도, 어쩌면 그런 나의 생각들을 조금이라도 남겨두고자 하는 이유일 지도 모른다.
어떤 한 사람이 있었다. 그의 성격은 좋고, 사람들에게 매너있게 잘했으며, 흡입력 강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당연히 상사에게도 부하에게도 잘하는 사람이라 정평이 나 있었다. 술이 한잔 들어갔다 싶으면, [부장님. 최곱니다. 사랑합니다~]를 목청껏 얘기하던 그런 사람이었다.
그러다, 그 부서의 부장이 어떤 일에 휘말렸다. 그렇게 큰 일은 아니었지만, 골치 아픈 일이었다. 누군가 도와주면 쉽게 풀리는 사소한 일일 수도 있었다. 근데, 그 성격 좋은 사람이 스모킹건이 되었다. 수년 전에 기억도 못할 일들을 꺼내며 부장을 공격했다. 그것도 아주 잔인하게 말이다.
이런 일을 겪으면 무슨 생각이 날까. 이해할 필요없다. 회사에는 그렇게 자기 방어적인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내 상사 건 부하건, 내 회사 사장이건, [나는 다치면 안 된다. 저 사람을 찌르는 한이 있어도, 나는 다치면 안 된다]....이다. 잔인한 조직이다.
그러다 그 부장이 이러한 일들을 참지 못하고 퇴직을 결심한다. 자존심에 상처가 많이 간 모양이다.
그는 결국 그런 판단을 하고 말았지만, 남아 있는 사람들은 아무런 영향 없이, 다시 월급 받으면서 생활한다.
자존심에 상처 받아 퇴직한 부장만 손해를 본 것이다. [사람이 어떻게 저럴 수가 있어?] [부장님. 너무 안되셨어요]라고 진심으로 얘기하던 사람들도, 부장 퇴직 한 달이 넘으면 다 잊는다. 다시 그냥 원래 부장이 없었던 회사로 돌아가는 것이다.
여기 또 A라는 사람이 있다.
사회에서 강사로 있다가, 월급이 별로였는지, 이곳저곳을 전전하다가 회사로 들어왔다. 나이가 좀 있어서, 사회의 경력을 인정하여 대리직으로 들어왔다. 사회경험을 많이 해서 그런지 뭔가 승부욕이 강했다. 그러나, 경력자들이 다들 그럴지 모르겠지만, 기존에 있던 사람들과의 잦은 마찰과 보이지 않는 여러 경계를 받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생존하는 방법으로, 이 사람은 임원을 골랐다. 철저하게 임원을 공략했다.
방법을 말하진 않겠지만, 상당히 옳지 못한 방법으로 임원을 자기편으로 만드려고 했고, 결과는 성공했다.
그때부터, 이 사람은 자기 상사의 말을 듣지 않기 시작했다. 쉽게 말해, 아웃사이더가 된 것이다. 그러면서, 무슨 일이 있으면 그 임원을 찾아간다. 그럼 일이 해결된다. 직원들은 불만이 쌓이고 쌓이지만, 이젠 더 이상 그 A를 건드리지 않는다. 그냥 피곤하기 때문이다.
절대 드라마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다.
다시 위로 올라가, 이런 차가운 환경에서 적응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일련의 일들을 경험하면서, 그 과정과 결과, 결과 이후를 보면서, 이런 비인간적인 상황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 찌른 사람은 어떻게 되었을까?. 변함없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사람들하고 잘 지내고 있다. 이전과 똑같이 하고 있다. 술 마셔도 똑같다. [제가 이 회사를 책임지겠습니다! 여러분을 사랑합니다]라고 목청껏 말한다.
그 A는 어떻게 되었을까? 이젠 아주 대놓고 얘기하고 다닌다. 난 힘든 일이 있으며, 그 임원을 찾아가 얘기한다고 말이다.
내가 모든 회사를 다 경험한 후에 쓰는 것이 아니라, 이 글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사실 그렇지 않은 회사가 많았으면 좋겠고, 분명히 대부분의 회사가 가족 같은 분위기 일것이라 믿는다. 그런 회사가 매출도 좋고 이익도 좋아, 좀 더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오늘도 저 멀리 B와 C가 웃으면서 얘기하고 있다. 저 두 명은 지난달까지 규정을 두고, 서로의 말이 이해 안 간다면서 싸운 사이이다. 근데, 오늘은 저렇게 웃으면서 얘기한다.
나도 이런 회사에는 잘 적응이 안되면서도, 월급쟁이가 생각이 많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