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회사에서 중요하지 않아.

네가 없어도 회사는 언제 그랬냐는 듯 아무렇지 않게 돌아가

by 하찌네형

사업이 잘 되는 부서가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부서가 있다. 또, 잘 되는 부서도, 잘 되다가 언제라도 꼬꾸라지는 경우도 허다하게 있다. 항상 잘되지는 않는다. 그러한 상황이 나의 변화를 가져온다.


거래처에 있는 후배가 상담을 요청해 왔다. 그는 회사에서 인정도 받고 있고, 일 잘하기로 손에 꼽히는 사람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을 졸업했으며, 동기들보다 빠르게 팀장도 된, 나름 입지전적 인물이었다.


그가 속해있는 사업부는 과거 10년 이상 세계 1위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지만, 최근에 들어와 중국 업체에게 하나둘씩 빼앗기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사업이 악화되고 있다. 때문에, 그 회사는 해당부서에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한편, 다른 사업부로의 전환배치를 통해 인력을 조정하고 있다.


그에게 지주회사에서 연락이 온다.

알음알음해서 사내 선배가 그에게 지주회사의 팀장 자리를 제안했다. 그는 고민한다. 고민하고 고민하였지만, 지금의 사업부, 자신의 팀을 버릴 수 없다는 결론을 냈다. 상당히 어리석은 판단이었으나, 그에게도 나름 의리가 있었고, 그를 따르는 부하직원들을 배반한다는 생각에, 그 짧은 일주일간의 고뇌는 실로 엄청났을 것이다.


그렇게 그는 그곳에 남았다. 하지만, 그가 속한 사업부의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한마디로 풍전등화, 다음 달이라도 사업부를 정리한다 해도, 그 어느 누구도 토를 달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러다, 두 번째 기회가 왔다.

전과 같은 지주회사는 아니었지만, 동일 회사 다른 사업부에서 팀장 자리를 제안받은 것이다. 이미, 자기 부하직원 몇 명도 다른 사업부로 전환 배치된 후라, 이번에는 망설임이 없이, 상관에게 보고하고, 이동을 결심했다.


그러자 상관이 말한다.

"야..이건 아니지. 지금 네가 가면 어떻게 하니?. 이 프로젝트는 너 없으면 안 돼, 알잖아."

그는 또 고민한다. 이렇게 가는 게 내내 마음에 걸리던 터였고, 그렇기에 어려운 선택이었지만, 상관의 그런 말에 또 흔들린다. '그래. 이 프로젝트는 내가 지난 몇 년간 최선을 다해 온 건데, 지금 시점에서 내가 그만두는 건, 무책임한 행동이고....상관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비겁한거 아닌가.....'라고.



넌 회사에서 중요하지 않아


사람들은 걱정한다. '내가 없으면 어떡하지?' '나 때문에 그 일이 잘 안되면 어떡하지?' '내가 갑자기 퇴직하면, 다른 사람들이 다들 고생할거야..' 등등,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회사를 아끼는 애사심과 훌륭한 책임감을 가지고 회사생활을 하고 있다. 때문에 회사는 이런 훌륭하고 좋은 직원이 이런 생각을 하지 않도록, 더 많은 기회를 주고, 특별히 대우해줬어야 했다.


하지만, 회사는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에 앞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너 없으면 안 된다고..'

그러나 나는 장담할 수 있다. '너 하나 없다고 회사가 무너지는 일은 절대 없어. 넌 회사에서 중요하지 않아'라고 말이다. 만약 너 하나에 회사의 흥망성쇠가 달려 있다면, 그런 회사의 인력관리시스템은 최악인 것이다.


네가 없어도, 회사는 언제 그랬냐는 듯, 아무렇지 않게 돌아가.



그렇다. 회사는 아무 문제없다. 끄떡없다. 그러니, 좋은 기회에 원하는 부서로 이동해......라고 말했다. 오히려, 그가 다른 부서에서 열심히 일해서, 그로 인해 회사에 더 많은 기회를 만들 수 있다면, 지금 무너저가는 이 사업부에 있는 것보다, 몇 배는 더 의미 있을 것이다.




물론, 작은 회사에서 한두 명 빠지게 되면, 그 타격은 대기업 하고는 다를 것이다. 하지만, 본인이 그렇지 않은 회사에 있다면, 좋은 기회가 있을 때 걱정하지 말자. 의리와 책임감에 불타오를 필요 없다.


당신은 당신의 일을 하면 된다. 그 이외의 일은, 또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이 해결하면 되는 것이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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