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nya Jun 26. 2024

07. 기적 of The 기적

하나님이 남편에게 허락하신 한 가지! 


기적

1. 상식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기이한 일.  

2. 종교 일반 신(神)에 의하여 행해졌다고 믿어지는 불가사의한 현상.   (표준국어대사전)


코로나와 함께 찾아온 시련은 한 가족의 평온한 삶을 마구 흔들어 놓았다. 높을 곳을 향해 달리고 있었던 만큼 추락하는데 더 많이 아팠다. 남편의 장애도 나의 상한 마음도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말을 잃었고, 나는 꿈을 잃었다. 

당사자는 얼마나 답답하고, 괴로울지. 그 마음을 헤아릴 넓은 아량이 내겐 부족했다. 나의 처지, 딱한 아이들이 그저 가여웠다. 하루빨리 남편의 굳은 혀가 풀리고, 뇌세포가 소생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기도할 뿐...


병실에 누워있는 남편 귀에 이어폰을 연결해 주었다. 좋아했던 노래, 본인의 레퍼토리 성악곡, 찬양곡.   

익숙한 멜로디에 반사적으로 그는 입을 열었다.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시골 작은 교회. 남편은 오래된 피아노 앞에 앉았다. 먼지 쌓인 피아노 뚜껑을 조심스레 올렸다. 찬찬히 둘러보다 건반 하나를 지그시 눌렀다. 순간, "아---------" 소리가 터져 나왔다. 곧이어 찬양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동안 꾹꾹 참아낸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끌어당기는 목소리가 예배당을 가득 채웠다. 


수도 없이 부른 오페라 아리아도, 즐겨부르던 가요도 아니었다. 기적처럼 찬양이 그의 입술에서 흘러나오며  딱딱하게 굳은 혀를 움직이게 했다. 세상에... 하나님께서 남편이 다시 찬양할 수 있게 허락해 주신 것 같았다.  


그는 노래를 되찾았고, 나는 다시 꿈을 찾았다. 


남편은 여전히 침묵의 벽에 갇혀있지만, 소리는 그 벽을 넘었다. 

우리는 아직도 고난의 벽에 막혀있지만, 꿈은 그 벽을 뚫을 것이라는 희망이 생겼다. 



재활병원 환우분께 찬양을 불러드리는 모습


https://www.youtube.com/watch?v=pkEw68eeZ5U&list=RDpkEw68eeZ5U&start_radio=1

쓰러지고 정확히 1년 6개월 뒤 The Lord's Prayer(주기도문)를 찬양드렸습니다. 예전과 비교하면 발성도, 발음도 엉망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불러주셨습니다. 이제 '하나님의 도구'로 사용하기 원하심을 깨달았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