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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모래 Mar 12. 2021

그녀에 눈썰매

20-21 썰매 시즌을 정리하며....

이 글은 2월 말에 적어서 올리려고 했지만, 갑자기 눈썰매장 후유증이 와서(허리 통증) 올라오는 시기가 늦어졌습니다. 이 부분은 배려해서 읽어 주세요. 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올해 미국 우리 동네에 눈이 잘 오지 않았다. 평균적으로 눈이 적당히(?) 내리는 지역이었고, 출국 전에 확인할 때는 11월에도 눈이 내렸다고 하던데 올해는 생각보다 눈 소식이 늦어졌다.


2월이 되고 올해는 정말 눈이 없구나, 기상 이변이 무섭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그러던 이번 주 기다리던 눈이 내리기 시작하였다. 눈이 많이 오고 날씨가 좋지 않다는 건 교육청에서 오는 스노 데이 휴교로 확실하게 알 수 있다. 

<교육청에서 연락을 준다. 개인적인 부분은 모자이크>

위와 같은 연락이 온다면 "날씨가 좋지 않으니 학교에 오지 마세요!"라는 신호이다.

아이에게는 행복을, 

부모에게는 음..... 조금 슬퍼진다.


일기예보를 잘 챙겨 보면 이제는 대충 예상을 할 수도 있다.


그렇게 이번 주 2번의 스노 데이가 결정되었고,

4일 등교-1일 공휴일-2일 스노 데이=1일 등교

로 이번 주를 마감하였다. 아이에게 더없이 행복한 한주가 되었던 거다.


그래서 아이가 좋아하는 20-21 썰매 시즌을 시작하였다.


한주 동안 총 3번의 눈썰매장을 아이와 함께 하였다.

집 뒤 2번+동네 공원 1번


아이의 행복과 나의 몸살이 주어지는 즐거운(?) 시간을 우리의 추억에 저장하였다.

우선 집 뒤에서 2번은 전날 눈이 많이 와서 이동을 하지 않고 아이와 놀기 위하여 생각한 방법이었다. 집 주변에도 잔디로 둘러져 있고, 집 뒤쪽에 작은 언덕이 있어 조금은 짧지만 아이가 놀기에는 충분한 공간이라고 생각을 하였다. 그곳에 눈을 모아 주고 아이가 썰매를 타기 위하여 준비를 하였다.


※눈썰매장 조성 방법.

1. 조성 : 장소 설정→눈 삽질→썰매 임시 테스트→썰매장 오픈

2. 운영(무한 반복) : 올라가고→썰매 탑승 도와주기→잡아주기→출발

3. 중요 포인트 : 중간중간 삽 집을 해서 눈을 보충.


집 썰매장은 아주 대성공이었다. 아이가 우선 너무나 즐겁게 탔고, 주변에 사람들도 없으니 코로나 걱정도 없이 우리만에 단독 썰매장을 즐기면서 3시간 정도 썰매를 타고 하루를 마무리하였다. 밤에 찾아온 근육통에 나는 몸살을 겪어야 했었다.

<단독 이용 썰매장>

하루 뒤 집 뒤 언덕 썰매를 또 즐겼다. 처음보다는 힘든 과정이 필요하였다. 눈이 녹아서 모자라는 부분이 많이 있었다. 시작 전 첫날보다 많은 삽질을 하여야 했다. 눈이 약간 녹았다가 얼어서 썰매를 타기에는 더 좋은 환경이었지만 지난 썰매의 흔적으로 눈이 모자라는 부분이 생각보다 많이 보여서 정말 열심히 삽질을 하였다.

<역동적인 삽질(?)>

군대에서도 이렇게 열심히 하지는 않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날씨를 봐서는 이번 주가 마지막 시즌이구나 생각이 들어 최선을 다해보았다. 덕분에 아이의 즐거운 웃음을 다시 볼 수 있었다.


그렇게 두 번의 썰매로 나름 만족스러웠지만, 아빠의 욕심인지 조금 더 긴 시간을 탈 수 있는 공원에 꼭 가고 싶었다. 집에서는 차를 타고 가면 그렇게 먼 곳이 아니기에 날씨를 보고 토요일에 꼭 가야겠다고 생각을 하였다.


그렇게 토요일 되었다.


아침을 먹고 아이와 둘이서 썰매를 챙겨 공원으로 향하였다. 일찍 간다고 한 공원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가득 있었다.


100원도 필요하지 않은 공원 언덕!

눈썰매만 있다면 누구나 공짜!

기다림 1도 없는 썰매장!

잘 살펴서 바로 출발!


무슨 썰매장 광고 같지만 썰매장에 대한 나의 고마움이다.

이런 공간이 있다는 부분이 삶에 질을 올려 주는 거 같았다.

30초 썰매, 2분 올라오기!

많은 아이들과 어른들은 즐겁게 소리 지르며 썰매를 즐기는 모습은 힘든 시기에 모두가 행복해 보여서 보기 좋았다.


그렇게 딸과 나는 겨울을 마지막을 재미있게 보내었다.

딸은 속도감 있는 걸 좋아하여 정말 즐겁게 썰매를 즐겼다.

<썰매의 속도감은 기대 이상이다!>

언덕을 올라오는 길이 힘이 들다 보니 아이는 썰매에 타고 올라오고 싶어 한다. 당연 그 썰매를 끌어주는 건 나의 일이지만 이것도 이때만 할 수 있는 아빠의 특권이 아닐까 생각을 하였다. 그렇게 나는 겨울 왕국의 “스벤”이 되었다. 아마도 이것이 썰매 후유증의 근본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하여 본다.

<고객님은 편의를 위해 누우셨다>

안전요원이며, 안전에 관련된 광고판이 1도 없다. 안전사고를 우리는 걱정하는데 이들은 스스로 안전을 지키며 주어진 자유를 즐기고 있는 거 같았다.


스스로 질서를 지켜주고, 스스로 안전을 신경 써서 이용할 수 있기에 이런 공간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하였다. 이런 모습은 내 삶에도 지켜야 할 부분이란 생각을 하였다.


아이와 나에게 즐거운 겨울에 추억을 만들어준 눈 내린 한주를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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