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즈음 매너리즘에 빠져 학교도서관을 벗어나보고자하는 몸부림의 일환으로 집 근처 공공도서관의 면접을 본 적이 있었다.
다섯명이 들어가는데 내가 그 시간의 첫번째 사람이라 너무 긴장을 해서 내게 주어진 질문이 비교적 쉬운 것-우리 구의 구립 도서관 일곱 군데의 이름을 말해봐라- 이었는데 세개를 말하지 못했었다. 그 순간 치고들어오는 저 옆의 면접자.
손들고 본인이 안다고 어필하는 순간 나는
'아 이토록 치열하고 치사한 면접의 세계를 잠시 잊고 있었구나!'
하며 아차했고 베테랑 면접관은 그녀에게 '그래? 됐고 그럼 다른 질문!' 하는 태도로 그 공단의 미션과 비젼을 물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녀가 당황을 했다. 그리고 나는 그녀가 내 질문을 가로챘던 그대로 손을 번쩍 들고 그건 내가 안다고 했다.
면접관은 나의 답변을 듣고는 답변 못했던 그녀에게 다른 이의 불행이나 무지를 본인의 기회로 삼지 말라고 일장 연설을 해서 나를 뿌듯하게 했으나 결과적으로는 그 구의 공공도서관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었던 다른 여인이 합격을 했었다.
이 일이 갑자기 생각난 이유는 몇달 후 뜬금없이 이 곳에서 전화가 왔던 것.
합격해서 몇개월 일하던 사람이 나가게 되었는데 그때 합격하지는 못했지만 본인이 예비합격자였으니 취업 의지가 있느냐고 말이다. 그리고 그맘때쯤 다시 학교도서관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던 나는 쿨하게 거절을 했었다. 그리고 학교도서관에 염증을 느낄 때 쯤이면 자꾸 그때 그 전화를 거절하지 말 걸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하지만 뭐 어차피 거기서 거기일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