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 가능노선 - 7호선, 신림선
11개 역에 불과한 신림선이지만 역 이름에 있어서는 명칭이 중복되는 역이 제법 된다. 그동안 서울관내에 있으면서 역 이름에 ‘서울’을 붙인 역은 단 3개 역(서울역, 서울대입구역, 서울숲역)에 불과했다.
하지만 신림선에서만 ‘서울’을 붙인 역이 2개나 된다. 해당 역은 ‘서울지방병무청역’과 ‘서울대벤처타운역’이다. 그리고 본 역명에는 들어가지 않지만, 부역명으로 ‘서울대’를 사용하는 종착역 관악산역까지 포함하면 이 짧은 노선에 ‘서울’이 들어간 역을 세 번이나 거친다.
공교롭게 ‘서울’이 들어가는 두 역은 역 이름이 7글자나 되어서 노선도 상에 존재감을 유감없이 드러낸다.
이뿐만 아니라 실제로 본 역명에만 중복되는 역 이름이 3개 나란히 등장하기도 하는데, 바로 ‘보라매’역이 거기에 해당한다.
7호선 개통과 함께 처음 선보인 보라매역은 한동안 7호선에서만 볼 수 있는 역이었다가 신림선 개통으로 두 개의 역에서 ‘보라매’역을 차용하게 되었다. 그것도 기존 보라매역과 나란히 이어져서 연속으로 3개 역이 ‘보라매’를 가진 역이 되었다.
해당 역은 보라매공원역과 보라매병원역으로 모두 주변 관공서 및 공원에서 차용한 이름들이다. 그리고 이 두 역 사이에는 차량기지로 빠지는 선로를 볼 수 있다. 이처럼 명칭은 신림선이지만 보라매선이라고 이름을 붙여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보라매’ 지명의 명칭이 중심부에 자리하고 있다.
◆ 대합실을 관통하는 특이한 환승통로
신림선의 환승역은 이전 샛강역과 대방역에서 봤던 것처럼 승강장과 승강장을 바로 연결하는 역이 없다. 이것도 우연의 일치인지 신림선 승강장에서는 한참을 올라야 다른 노선으로 가는 길이 열리고, 반대급부 노선에서도 살짝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가야 신림선에 도착하는 구조다.
한 가지 특이점이 있다면 7호선 보라매역에서 볼 때는 환승이 아주 금방 이루어질 것처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환승통로는 승강장을 벗어나면 갑자기 계단이 등장하는데, 그 흔한 에스컬레이터 하나 없는 것도 특징이다. 물론 진행방향 우측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어서 교통약자가 이용할 수 없는 정도는 아니다.
그곳을 올라가면 상당히 익숙한 곳이 등장하는데, 바로 기존 7호선 보라매역 대합실이 나온다. 그동안 7호선을 이용하려면 이 대합실에서 신대방삼거리역 쪽으로 한참을 걸어가야 했다. 그래야만 개찰구가 등장하고, 비로소 승강장으로 이어지는 연결통로가 등장한다.
하지만 신림선의 개통과 함께 승강장이 출구가 모여 있는 대합실 바로 아래에 있었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이 환승통로에서 바로 출구로 이동할 수는 없다. 마치 바리케이드(방어 울타리)를 지나는 것처럼 양 옆으로 차단벽이 설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대합실을 관통하는 것도 특이한데 대합실을 갈라놓은 모습은 앞으로도 쉽게 보기 어려울 것 같다.
◆ 나들목을 빠져나가듯 유도선이 표시된 환승게이트
이렇게 관통하는 환승통로의 영향으로 신림선 대합실로 이동하는 환승게이트는 마치 고속도로의 나들목을 연상하게 한다.
신림선에서 7호선을 이용하고자 하는 승객은 여러 곳에 산재된 환승게이트 및 개찰구를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하필 개찰구와 환승게이트의 모양이 같아서 쉽게 구분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역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신림선 대합실에는 환승 승객들이 방향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바닥에 유도선 표시를 잘 해놓았다. 이 유도선을 따라 이동하면 환승까지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주변을 잘 살펴보지 않는 승객이라면 자칫 개찰구로 나가버릴 위험이 상당하다.
가운데 이어지는 환승게이트와 측면으로 빠지는 개찰구를 좀 더 구별하기 쉽게 차별화를 시켜야 할 필요가 분명 있다. 그나마 7호선에서 신림선으로의 이동은 하나의 환승게이트만 연결되어 있어서 별도의 유도선 표시가 필요 없다는 점이 위안거리다.
그렇게 복잡한 경로를 거쳐 신림선 대합실로 접어들면 이제 친절한 안내와 함께 많은 승객을 쉽게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공간을 가진 연결통로가 등장한다.
꽤 긴 거리의 에스컬레이터를 거치고 나면 비로소 신림선 승강장에 가까워진다. 승강장과 직접 연결된 통로는 에스컬레이터가 승강장 외벽 쪽으로 1기만 설치되어 있다.
이는 서울지방병무청역 방면 승강장은 우측통행이지만 보라매공원역 방면 승강장은 좌측통행을 만든다. 어차피 설치할 것이면 양방향 모두 에스컬레이터로 설치하던지 아니면 그냥 계단으로만 구성하던지 했다면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