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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칭의 5호선과 비대칭의 6호선 연결통로 '청구역'

환승 가능노선 - 5호선, 6호선

by 철도 방랑객

2기 지하철이라 불리는 5~8호선은 상호 간에 환승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두 번 이상 환승이 가능한 노선은 5, 6호선에 불과하며, 8호선은 5호선 외에 나머지 2개 노선과는 전혀 환승이 되지 않는다.


8호선과 7호선은 활발하게 연장 노선 공사가 진행 중인데, 이렇게 연장되는 구간에서조차 접점이 없을 정도로 완전히 별개의 구간을 다니고 있다.


◆ 공덕역에서 청구역까지는 어느 노선이나 동일한 시간 소요

5호선과 6호선은 공덕역에 이어 청구역까지 2회에 걸쳐 만나는데, 공교롭게 공덕역에서 청구역까지 걸리는 시간도 서로 거의 동일하고, 떨어진 역 거리도 같다.


이 외에도 두 역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먼저 5호선이 6호선보다 먼저 운행하기 시작하였으나, 두 역 모두 6호선이 5호선보다 위에 다니고 있다. 5호선 승강장은 모두 섬식 승강장으로 되어있으나 6호선 승강장은 모두 상대식 승강장으로 되어있다.


이런 점에서 3, 4호선이 만나는 충무로역과 유사점을 찾을 수 있다. 특히 6호선 공덕역의 경우 4호선 충무로역이 그랬듯 인접 역은 모두 섬식 승강장인데 공덕역만 상대식 승강장으로 출입문이 일시적으로 바뀐다.


한편 공덕역에서 청구역까지의 구간은 5호선이나 6호선 모두 곡선구간이 많아서 철도 특유의 소음이 많은 구간이기도 하다. 5호선은 워낙 곡선구간이 많아서 정평이 나있지만, 6호선도 공덕역과 청구역 사이에는 생각보다 곡선구간을 많이 거치는 편이다.


공덕역과 청구역은 5, 6호선 외에 다른 노선이 다니지 않았으나, 공덕역에 경의중앙선과 공항철도가 들어오면서 4개 노선이 운행하는 거대한 역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청구역은 여전히 5, 6호선만 볼 수 있으며, 앞으로도 다른 노선이 추가로 청구역을 지날 것 같지는 않다.


청구역 사진1-1.jpg ▲ 6호선 행선지에 따라 다른 안내를 볼 수 있는 지하 3층 대합실, 신당역 방면.
청구역 사진1-2.jpg ▲ 6호선 행선지에 따라 다른 안내를 볼 수 있는 지하 3층 대합실, 약수역 방면.


공덕역은 5호선과 6호선 승강장 사이에 별도의 대합실이 마련되어 있지 않지만, 청구역은 5호선과 6호선 승강장 사이에 대합실이 있다. 그래서 환승 소요 시간만 따져보면 공덕역이 청구역보다 아주 약간 짧은 편이다.


그래도 청구역은 공덕역과 달리 승강장 끝으로 환승통로가 치우쳐 있지 않아서 하차 위치에 따라 환승 시간의 편차가 크지는 않다.


◆ 대칭형 구조의 5호선 연결통로, 방향에 관계없이 동일한 하차 위치의 6호선 연결통로

5호선을 이용해서 청구역에 하차하면 반드시 6호선 승강장을 거쳐야 한다. 청구역은 두 노선이 대합실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 특이한 점이 있다면 지하 3층 대합실에서 5호선 승강장으로 내려가는 연결통로는 오직 계단만 있다.


청구역 사진2.jpg ▲ 양 방향 모두 계단만 있는 5호선 승강장 연결통로.


물론 교통약자를 위한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5호선에서 6호선으로 환승이 가능하다. 하지만 엘리베이터도 다른 역과는 조금 다르다는 느낌을 받을 것 같다.


청구역은 지하 4층의 5호선 승강장에서 엘리베이터로 한 번에 개찰구까지 올라갈 수가 없다. 지하 4층에서는 오직 지하 3층 대합실까지만 이어주는 엘리베이터만 있기 때문이다. 5호선 승강장이 섬식 승강장이라서 그런지 엘리베이터는 1기만 설치해놓은 상태다.


청구역 사진3.jpg ▲ 지하 3층과 지하 4층만 연결해주는 엘리베이터.


지하 3층에서 6호선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 6호선은 5호선과 달리 상대식 승강장이어서 행선지 별로 엘리베이터를 구분해서 이용해야 한다.


6호선으로 이어주는 엘리베이터는 개찰구까지 연결이 되어서 5호선을 연결해주는 엘리베이터보다 이동 범위가 더 길다.


지하 3층에서는 6호선의 행선지 표시가 자세히 나와 있다. 아무래도 5호선처럼 같은 곳에서 열차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좀 더 자세히 안내를 해 놓은 것 같다.


그 방향은 완전히 반대 방향이어서 연결통로가 제법 넓은 편이다. 지하 3층에서 지하 2층으로 이어지는 통로에는 지하 4층 연결통로와 달리 에스컬레이터와 계단이 같이 설치되어 있다. 그리고 양 방향 모두 진행 방향 우측으로 엘리베이터가 별로도 설치되어 있다.


청구역 사진4.jpg ▲ 5호선 환승통로와 달리 에스컬레이터도 설치된 6호선 환승통로.


5호선 청구역은 엘리베이터를 기준으로 연결통로가 대칭적으로 되어있다. 그 모양도 같아서 어느 방향에서 연결통로를 보더라도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6호선 청구역은 45도로 살짝 기울여서 접으면 포개지는 형태다.


이는 마치 이촌역 환승통로의 잠망경 구조를 연상하게 한다. 물론 이촌역에 비하면 훨씬 넓은 폭이라 병목현상과는 거리가 멀다. 아무래도 이촌역에 비해 최근에 만들어진 역인데다가 환승통로가 지하에만 있어서 주변 지형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이렇게 넉넉한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본다.


이처럼 대칭에서 살짝 벗어난 형태의 6호선 연결통로로 인해 재미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5호선의 경우 환승 검색을 해보면 빠른 하차 위치가 행선지에 따라 달라지는데, 6호선은 어느 방향이나 똑같이 6번 칸의 2번 문(6-2)이 가장 빠른 하차 위치라고 나온다.


6호선 청구역도 5호선과 마찬가지로 이 통로 외에는 다른 연결통로가 전혀 없다. 이곳에서 올라가면 개찰구가 나오며, 내려가면 5호선이 나온다. 물론 5호선 이용 승객은 6호선 환승과 관계없이 6호선 승강장 한 곳을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


그 덕분에 5호선 승강장에 비해 6호선 승강장이 좀 더 북적이는 것 같다.


* 덧붙이는 글 : 본 내용은 <철도경제신문> '매거진R' 코너에 2022년 8월 10일자로 송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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