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호선 - 상일동역, 강일역, 미사역
1기 지하철에 이어 2기 지하철도 서울을 벗어난 지역으로 그 운행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2기 지하철 중 가장 오래된 5호선도 하남 구간 연장으로 7호선과 8호선에 이어 서울 외의 지역에서도 볼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서울 지하철 노선 중 서울에서만 운행하는 노선은 2호선, 6호선, 9호선에 불과할 정도로 광역 노선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그런 측면에서 5호선의 하남 연장 구간 개통도 놀라울 정도로 새로운 일은 아님이 분명하다.
이 하남 구간 연장에는 총 5개 역이 새로 개통했는데, 서울에 하나(강일역), 하남에 네 개 역이 위치하고 있다. 하남에 위치한 역 중 미사역을 제외하면 역 이름에 모두 ‘하남’이 들어가는 것도 특징이다.
◆ 많은 변화가 생긴 상일동역
6호선 봉화산역, 7호선 온수역 등과 마찬가지로 상일동역도 3개 선로에 4개 승강장을 갖춘 역이다. 측면으로 들어온 열차는 역을 벗어나서 진행방향을 바꿔 반대편 측면 승강장으로 들어왔고, 가운데로 들어온 열차는 그 자리서 바로 방화역 방면으로 운행을 시작했다.
물론 반대편 종착역인 방화역은 여전히 그 방식 그대로 적용 중이다. 하지만 이제 하남 구간 개통으로 상일동역은 변화가 감지되었다.
측면 승강장은 하남 방면으로 가는 열차의 전용 승강장이 되었고, 가운데 승강장에 한해서 상일동역까지 운행하는 일부 열차의 승강장으로 활용하게 되었다.
상일동역까지 운행하는 열차는 이제 아주 일부에 불과해서 상일동역은 이제 종착역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중간역의 위치로 옮겨가게 되었다. 이는 주기적으로 종착역으로 활용되고 있는 7호선 온수역과 다른 점이다.
한편, 상일동역은 원래 4개의 출구만 있던 조촐한 역이었다. 하지만 주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면서 출구가 두 배로 늘어났다. 거기에 맞물려 하남 연장 구간까지 개통하면서 상일동역은 이제 역세권으로서 더 높은 접근성을 갖추게 되었다.
◆ 고속도로 아래 위치한 강일역
5호선 하남 연장 구간 가운데 가장 마지막까지 공사한 역이 바로 강일역이다. 이 역은 고속도로 바로 아래에 위치한 역이라 다른 역에 비해 난공사 구간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이러한 영향으로 1단계 구간 개통 때는 통과하는 역으로 남아있었다.
이 역의 출구는 총 4곳인데 하남 구간 개통 이전의 상일동역과 구조가 같다. 어떤 대합실로 올라느냐에 따라 1, 4번 출구를 만날 수도 있고, 2, 3번 출구를 만날 수도 있다. 물론 지하 2층 대합실을 통해 4개 출구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2단계 구간 개통 때에도 강일역의 4개 출구는 모두 공사 중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그 가운데 2번 출구는 불과 한 달 조금 지난 8월 8일에 개통했다. 나머지 출구도 개통 당시에는 이곳이 지하철이 다니고 있는 역인지 의심이 될 정도로 공사가 진행 중인 상태였다.
출구 외에도 고속도로를 사이에 두고 그 위쪽으로 이어지는 도로 역시 강일역 공사 현장으로 인해 도로 선형이 수시로 바뀌곤 했다. 그러다 강일역이 개통하고 거의 1년 여 시간이 지난 지금에야 공사현장의 분위기에서 벗어나게 된 것이다.
생태 터널이 조성된 강일역 승강장 위 도로에는 서울에서 가장 동쪽에 새롭게 자리하게 된 강일역 개통을 축하하는 플래카드가 붙어있었다. 그동안 개통이 미뤄져서 초조했을 지역 주민들의 염원이 함축된 플래카드가 아닌가 싶다.
◆ 승강장과 대합실의 방향이 서로 수직으로 교차하는 미사역
서울을 벗어나 하남의 첫 번째 역인 미사역은 하남 구간 가운데 유일하게 ‘하남’이 역 이름에 들어가지 않는 역이기도 하다. 아무래도 조정 경기장으로 인해 미사리 지역의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굳이 ‘하남미사’역으로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이 역은 마천역과 더불어 555번의 역 번호를 가진 역인데, 먼저 생겼던 마천역은 ‘P555’번인 반면 미사역은 역 명판에 ‘555번’이 붙어있다.
미사역은 1단계 개통 구간의 2개 역 중 하나로, 개통 당시에는 강일역이 없었기에 인접 역에 상일동역이 표기된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강일역이 개통된 이후를 고려해서 상일동역은 종이를 덧대놓았다.
지금은 이 종이를 제거해서 원래 인접역인 강일역이 그대로 표기된 역 명판을 볼 수 있다. 상일동역이 표기된 옛 역 명판은 미사역과 강일역이 같은 시기에 개통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는 자료가 되지 않을까 싶다.
미사역의 안내도를 보면 마치 환승역을 연상하게 한다. 이 역은 승강장과 대합실이 일반적인 모습과 조금 다르다. 이는 출구가 위치한 도로 방향과 열차가 지나가는 승강장 방향이 서로 수직에 가깝게 위치한 영향 때문이다.
비슷한 구조로 수인분당선의 한티역과 대모산입구역도 이러한 구조를 볼 수 있는데, 아무래도 승객이 많은 방향으로 출구를 만들다 보니 부득이하게 대합실 구조를 변경한 것 같다.
미사역은 자전거 전용 출구(3, 8번 출구)도 갖추고 있을 정도로 자전거 이용객에게 친화적인 역이다. 출구가 많아진 것도 자전거 전용 출구의 영향이 분명 있다. 거기에 부응하듯 미사역 출구에는 자전거를 많이 볼 수 있다. (다음주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