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 가능노선 - 7호선, 인천 2호선
2021년 5월 22일. 인천 부평구와 인천 서구를 연결하는 7호선 석남 연장 구간이 개통한 날이다. 석남 연장 구간에 해당하는 역은 산곡역과 석남역 두 역에 불과하지만, 교통 편의는 그 어떤 구간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수도권 전철 노선 가운데 가장 따끈한 환승역이 된 석남역은 7호선 기준으로 역번호가 761번(시작역인 장암역은 709번으로, 석남역은 장암역 기준 53번째 역이다)이나 될 정도로 시작역인 장암역에서부터 상당히 멀리 떨어져있는 역이다. 석남역에서 장암역까지 소요시간이 110분에 이를 정도다.
◆ 인천교통공사에서 운영, 7호선 노선 시작 알린 석남역
석남역은 개통 안내문에서부터 7호선임에도 불구하고 인천교통공사 마크가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2022년부터 이번에 개통한 석남 구간을 비롯해서 서울 시계를 벗어나는 구간인 ‘온수~석남’ 구간은 서울교통공사가 아닌 인천교통공사에서 운영하기 때문이다.
서울 지하철 1기인 1~4호선은 서울교통공사와 코레일이 함께 운영하고 있지만 2기인 5~8호선은 그렇지 않았다. 그러나 7호선 부평구청 연장 구간 및 5호선 하남 연장 구간 개통을 시작으로 2기 지하철에서도 서울 구간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1기 지하철에서 볼 수 있었던 두 회사 공동 운영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시작인 석남 연장 구간은 여러모로 의미가 남다른 구간이다. 하지만 기존 7호선 모습을 최대한 잘 살리고자 한 인천교통공사의 노력도 역 곳곳에서 엿볼 수 있었다. 석남역의 얼굴인 역명판은 기존 7호선과 비교했을 때 전혀 이질감이 없을 정도로 동일한 디자인이다.
그 뿐만 아니라 7호선 석남역의 대합실은 물론 폴 사인에 이르기까지 기존의 7호선과 비교했을 때 운영회사가 바뀌었다는 느낌을 전혀 받기 어려울 정도로 기존 역의 모습과 최대한 비슷하게 꾸며놓았다.
◆ 출구에 따라 이용 가능한 노선 달라··· 각 노선의 승강장이 연결통로 역할 대신해
인천 2호선 석남역 위로는 우리나라 고속도로의 시작을 알리는 경인고속도로(현재는 인천대로로 변경된 상태)가 지나간다. 그런 영향인지 석남역 대합실은 상당히 특이한 형태로 되어있다. 다른 역과 달리 석남역 대합실은 거대한 터널을 보는 것 같은데, 마치 공사를 하다가 만 것 같은 거대한 벽이 서로 마주보고 있을 뿐이다.
단, 대합실 바로 아래에 자리한 인천 2호선 승강장을 통해서만 상호 간 이동이 가능하다. 그 덕분에 원래 있었던 출구였던 현재 1번 출구와 8번 출구에서는 반드시 인천 2호선 승강장을 거쳐야만 7호선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반면에 인천 2호선에서 멀리 떨어진 5, 6번 출구에서는 반드시 7호선 승강장을 거쳐야만 인천 2호선 승강장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새롭게 생긴 5, 6번 출구에는 인천 2호선 이용 승객은 인근의 4, 7번 출구로 이동해서 탑승할 수 있도록 안내를 해 놓은 상태다.
한편 1, 8번 출구 인근에 있는 엘리베이터에도 7호선 탑승 승객은 2, 7번 출구 인근의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도록 유도해놓았다. 석남역 8번 출구는 원래 2번 출구였던 곳으로, 아직까지 지도상에는 2번 출구였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올해 3월부터 출구 변경 공사를 진행했지만 아직도 완전히 바뀌지 않을 정도니, 출구 변경 작업도 보기보다 힘든 작업인 듯싶다.
◆ ‘헉’ 소리 나는 출구 계단. 엘리베이터 이용 승객이 더 많아
석남역은 앞서 언급한대로 대합실이 꽤 깊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대합실에서 출구를 보면 끝이 없을 것만 같은 좁은 계단이 펼쳐진다. 고속도로가 가운데 자리하고 있고, 그 옆에 1차선 일방통행 도로가 이어진 관계로 출구를 내기 위한 공간 확보가 쉽지 않아서 에스컬레이터 설치가 힘들었던 것 같다.
계단이 너무 많아서 막막할지 모르지만, 실제로 계단을 통해 이동하는 승객은 그렇게 많지 않다. 인천 2호선 때부터 있었던 1, 8번 출구 인근에는 각각 두 대씩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다. 거기에 새로 생긴 7호선에도 4개 출구에 걸쳐 엘리베이터가 한 대씩 놓여있다.
석남역은 출구가 8개인데, 출구로 통하는 엘리베이터 역시 8대나 운행하고 있다. 이처럼 출구 수만큼 엘리베이터를 운행하는 노선은 석남역이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석남역의 출구 형태를 보면 협소한 공간에서 보다 승객들이 편리하게 역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심한 노력을 볼 수 있었다.
◆ 지하 5층에 자리한 7호선 승강장으로 인해 동선이 길어진 환승통로
인천 2호선과 7호선이 만나는 석남역은 승강장 간 거리는 상당히 짧다. 그러나 지하 5층에 자리한 7호선과 지하 2층(실질적으로는 지하 3층에 가깝다)에 자리한 인천 2호선 간의 높이 차이로 인해 환승거리가 길어졌다. 거기에는 지하 1층 대합실을 거쳐야했기 때문에 더 길어진 경향이 강하다. 엘리베이터가 유독 많은 석남역이지만, 정작 환승통로에는 수직으로 이동하는 엘리베이터가 없다.
대신 이곳에는 에스컬레이터와 나란히 움직이는 경사형 엘리베이터가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수직형 엘리베이터를 대신하고 있다. 환승통로는 승강장 중간에 위치한 것이 아니라 두 노선 모두 한쪽 방향으로 치우쳐 있다. 예를 들어 인천 2호선은 서부여성회관역 방면으로, 7호선은 산곡역 방면으로 환승통로가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하차 위치에 따라 환승시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인천 2호선은 경전철이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7호선은 8량 편성 열차여서 체감 상 환승시간의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한 석남역을 기념하기 위해서 석남역 인근 육교에는 개통 환영 플래카드를 붙여놓았다. 거기에 있는 ‘강남까지 한 번에 가자’ 라는 문구가 재미있다. 그동안 부평구청역까지만 개통해서 부러워했을 인천 서구 지역 주민들의 염원을 고스란히 담아놓은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