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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착역의 흔적이 남아있는 '부평구청역'

환승 가능노선 - 7호선, 인천1호선

by 철도 방랑객

7호선의 연장으로 환승역으로 재탄생한 부평구청역은 불과 2021년까지만 해도 두 회사가 운영하던 역이었다. 그러다 2022년부터 7호선 부평 연장 구간은 모두 인천교통공사로 이관되게 되었다.


거기에 속해있던 역 중 하나인 부평구청역은 당시에 종착역이었으나, 이제는 석남 연장으로 인해 중간 역으로 바뀌게 되었다.


두 노선 모두 인천교통공사 소속으로 바뀌긴 했지만, 7호선의 경우 기존 노선에서 볼 수 있었던 디자인이 그대로 남아있어서 여전히 서울교통공사의 역처럼 느껴진다.


▲ 서울교통공사 시절의 부평구청역, 2021년 촬영.
▲ 인천교통공사로 바뀐 후 부평구청역.


반면 인천 1호선의 경우 인천교통공사 고유의 디자인을 채택한 상태라 두 역 간 승강장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부평구청역은 서울을 벗어난 지역에서는 최초로 ‘구청’이 들어간 환승역인데, 인천 1호선을 계획한 후 부평구청이 북구청으로부터 분리해서 이곳에 자리 잡으면서 역 이름도 확정되었다.

강남구청역의 경우 역이 생기고 난 후 구청을 옮겨서 오히려 역세권에서 멀어졌는데, 부평구청은 그 반대가 된 샘이다.

◆ 역 명판도 집어 삼킨 환승 안내

부평구청역은 처음 방문한 승객이라도 절대 길을 잃어버리지 않을 정도로 빈틈없는 안내가 특징이다. 어쩌면 너무 과해서 정보를 간과해버릴 위험도 있다.


특히 7호선 승강장의 경우 역 명판이 존재감을 상실할 정도로 인천 1호선 환승을 크게 안내해놓아서 눈길이 간다. 인천은 환승역이 서울에 비해 적기 때문에 환승에 익숙하지 않은 승객을 좀 더 고려한 것 같다.


▲ 역 명판 주위로 환승 안내를 해놓은 7호선 승강장.


그에 못지않게 인천 1호선에서도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지하철을 이용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군중을 따라가는 일도 종종 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반대편 승강장으로 왔다는 것을 인지하면 당황하기 마련이다.


그런 심리를 고려해서인지 인천 1호선 부평구청역 승강장은 환승통로 초입에 반대편 승강장에 대한 안내가 자세히 나와 있다. 특히 왔던 방향으로 되돌아가게 유도한 것이 아니라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유도한 것이 인상적이다.


▲ 승강장을 잘못 찾은 승객을 위한 안내를 볼 수 있는 인천 1호선 승강장.


여기에는 승하차 위치까지 표기해서 어디까지 가야하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물론 반대편 승강장에서도 같은 위치에 동일한 모양의 안내를 볼 수 있다.

◆ 종착역의 흔적이 남아있는 7호선 승강장

7호선 승강장은 오랫동안 종착역으로 사용하던 흔적이 지금도 남아있다. 중간 역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그 흔적이 남아있는 까닭은 새로 연장한 구간인 석남역 방면 승객이 기존 구간을 못따라가고 있는 것도 영향이 있는 듯 싶었다.


환승통로에서 7호선 승강장로 연결된 통로는 모두 벽면에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어 있다. 그러나 기존 노선인 굴포천역 방면 승강장은 에스컬레이터가 모두 내려가는 방향으로만 작동하고 있다.


반면 새로운 노선인 산곡역 방면 승강장은 반대로 에스컬레이터가 모두 올라가는 방향으로만 작동하고 있다. 에스컬레이터가 이렇게 한 방향으로만 운행하는 덕분에 자연스럽게 우측통행 요건도 갖추게 되었다.


▲ 내려가는 방향의 에스컬레이터만 있는 7호선 산곡역 방면 승강장, 갈산역 방면 통로.
▲ 내려가는 방향의 에스컬레이터만 있는 7호선 산곡역 방면 승강장, 부평시장역 방면 통로.


인천 1호선 승강장의 경우 환승통로가 부평시장역 방면 승강장 끝단에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갈산역 방면 승강장 쪽에서 하차했다면 승강장 전체를 걸어야 하는 불편함이 생긴다.


예전에는 7호선과 운영회사가 달랐기 때문인지 환승통로가 연결되는 초입부에 ‘안녕히 가십시오.’ 라는 문구가 붙어있다. 물론 인천 1호선만 놓고 보면 이 말이 여전히 유효하다.


이 문구를 보고 이곳을 지나가면 마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동안은 도로에서나 볼 수 있었던 경계 표시가 인천 1호선 승강장에서 볼 수 있다는 것도 느낌이 새롭다.


▲ 도로 경계에서 볼 수 있었던 인사 문구가 있는 인천 1호선 승강장.


인천 1호선 승강장에서 연결된 환승통로는 계단으로부터 시작한다. 물론 1개 층이 조금 안 되는 짧은 높이지만 이곳에는 따로 에스컬레이터가 없기 때문에 교통약자에게 있어서는 시간이 많이 소요될 수 있는 공간이다.


다행히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아주 못 갈 곳은 아니다. 하지만 공간적인 여유가 충분하기 때문에 엘리베이터가 있는 자리에 경사로를 길게 설치했다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이다. 그랬다면 유지비용도 절감했을 것인데 말이다.


▲ 엘리베이터가 살짝 아쉬운 인천 1호선 승강장 환승통로.


* 덧붙이는 글 : 본 내용은 <철도경제신문> '매거진R' 코너에 2022년 11월 23일자로 송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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