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출근 루틴
출근시간이 정해져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출근루틴이 있을 거다. 나 역시도 그렇다.
5:10 기상 알람으로 몸을 깨운다. 침대 헤드에 올려둔 괄사로 몸을 문지르며 잠을 깬다. 스트레칭한 후 5:20 침대에서 일어난다.
같은 시간에 같은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생긴다. 모르는 사람들인데 정류장에 누군가 먼저 와 있으면 안도감이 생긴다. 휴, 아직 버스가 안 왔군. 이내 같이 버스를 기다린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되고. 몇 차례 환승을 하는 여정에서도 매일 만나는 사람이 있을 테고 어느새 눈에 띄는 사람, 인지하기 시작하는 사람이 생긴다.
출근길 나의 목적지는 9호선 구반포역이다. 신논현역을 지나 사평역에서는 2-3분 간 정차를 하며 문이 열린 채 급행열차를 기다렸다가 지나간 후 출발한다. 추운 날은 문이 열려있고 찬비람이 들어오기에 그 시간이 꽤 길게 느껴진다.
꼭 그 몇 분 동안의 중간쯤에 탑승하는 여성분이 있다. 문이 열려 있는 동안 멀리서 또각또각 발소리가 들리다가 가까이 들린다. 내 주변 어디 선가 맘춘다. 멋지게 갖춘 외모가 눈에 띈다. 힐끔 바라보게 된다. 매일 다른 패션으로 계절의 변회도 보여준다. 힐을 신은 발자국 소리부터 단아한 명품 패션 코디는 매일 눈에 띄지 않을 수 없다.
출근길 나는 루틴이 있다. 전철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영어 공부를 하거나 인스타그램 피드를 남긴다. 그 루틴을 넘어 그 여성을 인지한 이후 사평역에서 그녀를 찾게 된다. 어느 날 문득 궁금했다. 환승역도 아닌데 그 시간을 정확히 지키는 게 신기했다. 전철 도착 전에 미리 와 있는 걸 본 적은 없다. 대부분 전철이 급행열차를 보내며 대기하는 동안 문이 열려있는 시간 중간쯤에 올라탄다. 혹시나 그녀가 올라타게 전에 문이 닫힐까 신경이 쓰이기도 한다.
출근길의 루틴 사이로 관찰 대상이 된 그녀 덕분에 이런저런 생각을 꼬리에 꼬리 물고 있다.
어느 날 그녀가 내 앞에 섰다.
Hi, Good Morning!
어제는 그녀가 타지 않았다. 처음이다.
그녀의 근황이 궁그해서 이 글을 남긴다.
#출근길에세이 #사평역 #9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