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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이음 May 04. 2020

20대의 청춘을 다 바친 끝에_필기시험

노량진? 공무원? 90년대생은 이렇게 공무원 시험 준비합니다 


글의 일부를 수정하여 재발행합니다.


 

2019.11.29 최종 합격



20대의 청춘을 다 바친 끝에



7전 8기의 수험생활 끝에      



총 3년의 수험생활을 거쳤고 8번의 시험 끝에 최종 합격을 하였다. 수험생활을 하면서 내가 왜 경찰을 했는지 목표가 흐려지고 수험기간이 길어지는 동안 지치기도 많이 지쳤었다. 한창 취업해서 경제적 활동을 해야 하는 나이에 집 아니면 도서관에서 그저 책만 붙잡고 씨름을 해야 했다. 수험생활을 하면서 가장 무서운 것은 이제는 그만두라는 주변의 만류, 합격해서 나가는 다른 수험생들, 취업 후 각자의 생활을 즐기고 있는 친구들을 보는 것. 이 어떤 것들도 아니다.     



시험에 떨어지는 것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시험에 떨어지는 것에 익숙해져 그저 다음 시험을 또 준비하면 된다는 이 마음가짐이다. 어떠한 자극도 받지 않는 것이다. 수험생활이 길어지면서 무뎌지는 것이다. 그렇기에 최대한 이 시험은 빨리 붙고 나가야 한다. 다른 공무원 시험보다 1년에 보는 횟수가 1-2회 정도 많기에 기회가 많은 것처럼 느껴질 수 있고 이번에 안되면 다음에 또 보면 되지 라는 마음가짐이 쉽게 드는 시험이다. 이런 마음가짐이 한 번이 되고 두 번이 된다면 수험기간이 1년이 되고 2년이 되는 것이다.          




20대의 청춘을 더 많이 즐기고 싶다면      



20대 중반의 청춘을 수험생활에 바치면서 내가 겼었던 시행착오들을 이 글을 읽는 이들은 겪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쓴다. 일반적인 필기 팁들, 한국사, 영어, 형법. 형소법, 경찰학개론 등의 수험공부 팁은 많다. 나는 합격을 했을 뿐이지 1등으로 합격을 한 것이 아니기에 나보다 탁월한 공부법이 많을 것이고 자세한 공부법들은 각 과목의 강사님들에게 배우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다. 남들의 수기는 참고만 할 것이고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20대의 청춘을 더 빨리, 많이 즐기고 싶다면 합격이라는 목표지점을 향해가는 길까지 시행착오를 줄여야 한다.           




수험생활 동안 숫자는 빼야 한다     



우리는 많은 숫자에 의해 부담감을 느끼고 좌절하고 망설인다. 나이가  다른 수험생들에 비해 많은 것 같고, 수험생활이 나만 오래된 것 같으며, 내 점수는 왜 이모양이고, 책을 사는데 돈은 왜 이렇게 많이 들며, 오늘의 공부시간은 왜 이렇게 적은 것인지.. 숫자에 의해 웃고 숫자에 의해 좌절한다.     



하지만, 합격하기 전까지 이 숫자들이 과연 무슨 소용이 있을까?   



오늘 책상에 앉아서 책을 보는 시간은 많았다고 하자. 그런데 집중도가 엉망이라면? 머리에 남는 것이 하나도 없다면?      



수험생활이 1년, 2년씩 쌓인다. 자꾸 뒤를 돌아보며 후회하게 된다. 내 수험생활은 어쩌다가 이렇게 길어졌을까? 이런 고민을 하는 것은 시간만 잡아먹을 뿐이다. 당장 그만둘 것이 아니고 한 번 더 도전하기로 했으면 몇 연차라는 숫자에 얽매이지 말자.     



오늘 동형 모의고사 점수가 잘 나왔다. 과연 이 점수가 시험 때까지 그대로 나올까? 오늘 동형 모의고사 점수가 엉망이다. 그동안 공부한 것이 다 물거품이 된 것인가? 특히 우리는 모의고사 점수에 일희일비하게 된다. 점수가 잘 나왔다면 헷갈렸던 문제를 다시 봐야 하고, 점수가 잘 나오지 못했다면 시험 전까지 부족한 부분을 메울 수 있음에 감사해야 한다.      



나 역시도 숫자의 영향에 자유로울 수 없었다. 20대 중반의 꽃다운 나이에 수험생활이 자꾸 길어지니 마음은 조급해졌고, 오늘 생각보다 집중이 안되어 공부시간이 적어서 스트레스를 받았고, 공부한 것에 비해 점수가 나오지 않으니 스트레스의 연속이었다.     



마음처럼 쉽게 숫자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는 없다. 우리의 시험 역시나 숫자에 의해 판가름이 나는 시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험생활을 하는 동안만큼은 우리는 숫자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특히 필기 공부를 할 때만큼은 기준을 숫자에 두지 말아야 한다. 공부시간, 점수에 집착하다 보면 원하는 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을 때 쉽게 슬럼프가 올 수 있다. 기준을 온전히 나 자신에게 두는 것이다. 오늘 내가 얼마큼 집중을 했는지는 스톱워치가 증명해주지 않아도 내가 스스로 알 수 있다. 뇌와 마음이 반응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나도 했으니너도 해낼 수 있다!?      



나는 고등학교 때 공부를 썩 잘한 편이 아니었으며, 대학교도 성적에 맞춰 들어갔고, 그냥 평범한 학생이었다. 나도 별 볼 일 없는 사람이었고, 나도 해냈으니 너도 할 수 있어!라는 동기부여는 하고 싶지 않다. 이러한 자극은 얼마 못 간다. 읽는 순간, 그 순간에만 자극을 받을 뿐이지 수험생활이라는 장기 레이스에 도움되지는 않는다.   



쟤도 하는데 내가 왜 못해!? 쟤도 했으니까 나도 할 수 있어!라는 마음가짐도 좋지만, 당신은 그 자체로도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이다. 나니까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자기가 쓸모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는 다른 사람이 판단하는 게 아닙니다.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세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또 어떤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인지. _ 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 中 




장기 레이스를 하려면      



연애 초반에는 서로 좋아 죽을 것 같다가도 1년, 2년이 지나면 금방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처음과 같은 설렘은 서서히 옅어진다. 그럼에도 연애를 지속할 수 있는 이유는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로 인해 만남이 계속된다고 생각한다.      



수험생활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의지가 불타오르고 당장 합격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중간중간의 슬럼프, 수험생활의 익숙함으로 인해 처음의 의지는 사라진다. 그럼에도 수험생활을 지치지 않고 계속하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믿는 수밖에 없다.      



엉뚱한 공부방법을 고수하면서도 남의 말을 듣지 않으면서 나 자신을 믿으란 말은 아니다. 가장 진부한 말일 수 있지만 그 어느 누구도 우리의 합격을 보장해줄 수 없고 위로해줄 수 없다.      



합격의 기준은 시험 당일날에 정해진다. 하지만 수험생활 동안의 기준은 나 자신이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 기준에 의해 본인이 잘하고 있는지 체크하고 믿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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