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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이음 Jul 29. 2020

주말이 사라졌다. 미래도 존재하지 않았다.

일상에서 깨달은 미래 말고 현재에 집중하기 


내 주말이 사라졌다


출처: 개그콘서트 현대 생활백수


경찰이라는 직업 특성상 외근 근무를 할 때에는 주말이 없다. 공휴일도 없다. 명절도 남의 나라 이야기이다. 남들이 쉴 때 일하고 남들이 일할 때 쉰다. 평일에 쉬는 날이 많기 때문에 위의 복장같이 동네를 돌아다니면 백수로 오해받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항상 주말이 있는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누군가를 만날 때도 어디를 갈 때도 주말이라는 시간을 썼기 때문에 처음 경찰 근무를 하는 사람이라면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 친구들과의 약속잡기도 쉽지 않고 강연을 가기도 쉽지 않으며 무언가를 규칙적으로 배우기도 쉽지 않다. 



그렇기에 나도 딱히 어디를 나가거나 약속을 잡을 일이 드물었고 비번날 퇴근하고 다음날 또 출근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집에서 쉬는 것을 최상의 휴식으로 여겼었다. 




평일 낮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자 



하지만 근무가 어느 정도 적응되다 보니 비번 야간 때의 시간이 길어지기 시작했다. 주말을 활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 남들이 일할 때 평일 낮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여름에 먹는 호떡



비번날 퇴근을 하면 시계가 8시 반을 향한다. 집에서 부랴부랴 씻고 나가면 9시 반?  1분 1초가 아까우니 밥은 거르고 눈에 보이는 음식으로 배를 채운다. 잠은 서울 가는 지하철에서 거의 기절하는 수준으로 자고 나면 개운해진다. 집에서 편히 자는 것보다 지하철, 버스 안에서 자는 잠이 꿀잠이 아니던가.



도서관에 갔다



서울도서관



도서관에 갈 수 있게 되었다. 



그간 코로나로 인해 도서관이 문을 닫아 책을 빌리기 쉽지 않았는데 감사하게도 다시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주말에는 이용자들이 많아서 조금은 복잡할 수도 있는데 평일 오전에는 사람이 거의 없다. 마치 도서관을 나만의 공간처럼 누비고 다닐 수 있다. 오랜만에 큰 도서관에 오니 이 책도 읽고 싶고 저 책도 읽고 싶어 한참을 고민한다. 빌릴 수 있는 권수는 5권으로 제한되어 있기에 신중하게 책을 담아본다. 



평일 낮의 여유



원래의 목적은 김승호 회장의 책을 몽땅 빌리는 것이었는데 모든 책이 대출 중이었다. 읽고 싶었던 책들이었는데 당장 빌릴 수 없으니 조금은 아쉽다. 



아름다운 뷰를 보고 싶었다



한강뷰는 언제나 아름답다


원래의 목적은 남산이었는데 날씨가 흐린지라 뷰가 아름다울 것 같지 않아 차선책으로 한강뷰가 보이는 카페를 택했다. 주말이었으면 사람들이 꽉 차있는 카페라던데 평일 낮의 특권으로 여유롭고 고요하게 시간을 즐길 수 있었다.



찾았다



서점과 카페를 같이 운영하는 곳이기에 책을 깨끗하게만 본다면 마음껏 볼 수 있는 곳이었다. 나는 빌렸던 책을 읽으려고 챙겨 왔는데 뜻밖에도 김승호 회장의 책을 발견하였다! 기쁜 마음에 얼른 집어 들었다.



딸기 라테와 함께한 책



이 책을 다 읽고 집에 가는 게 목표였으나 80p까지 읽고 약속이 생겨 덮고 나왔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장소에서 내가 원하는 책을 발견했으나 계획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나왔다. 




사소한 것에서 깨달은 현재에 집중하기



내가 읽고 싶었던 책이 도서관에 없어서 못 읽었지만 한참을 기다려야 할 것만 같았던 읽고 싶은 책을 생각하지도 못했던 곳에서 발견했다. 



그럼에도 우연한 기회에 읽고 싶었던 책을 발견하였으나 끝까지 읽지 못하고 나왔다. 



내가 생각했던, 내가 계획했던 일들은 이렇게 항상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 나에게 기회가 주어질지 모른다. 그러니 그 상황 속에서 현재 할 수 있는 것들을 해야 한다. 



나는 현재에 집중하는 걸 하지 못한다. 몸은 여기 있는데도 다른 해야 할 일들 때문에 생각이 다른 곳에 가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온 에너지를 지금 이 순간에 쏟아부어도 모자랄 판에 해결되지도 않는 문제들을 머릿속에만 가지고 있는 것이었다. 



책을 빌리고 읽는 순간에도 내 뜻대로 되는 것이 없는데 미래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물론 내가 경찰공무원으로 정년까지 안정적으로 보장되어 있지만 30년이라는 세월 동안 어떤 일들이 생길지 모르는 일이다. 당장 내일 그만둘 수도 있는 일이다.  그렇기에 나는 평생이라는 것은 없다고 본다. 언제 어떻게 상황들이 변할지 모르는 일이다. 



템플스테이



전에 갔던 템플스테이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이 명상이었다. '현재에 집중해라' , '몸과 마음이 여기 있음을 알아차려라' 눈을 감고 명상을 하는 순간에도 물이 흘러가는 소리가 들리고, 어느새 내일 할 일들을 걱정하고 있고, 가만히 있으려니 몸이 견디질 못하고. 



과연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고 다른 생각을 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게 있을까? 



무엇이든 내 뜻대로 진행되는 것은 없다. 미래에 원하는 바가 있다면 현재 할 수 있는 것들을 해야 한다. 당장은 지금 하는 것들이 평범하고 성과가 나지 않는 것 같더라도 평범한 현재가 쌓여서 내가 바래 왔던 미래의 일들이 되는 것이다. 



아직까지도 어렵지만, 오늘도 주어진 시간에 감사하고 현재에 집중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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