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eva, Switzerland #07: 교회와 크리스마스 마켓
인성이 따라주지 못해서 부끄럽지만 나는 마음은 아주 독실한 크리스천이다. 그래서 출장을 갈 때 다른 사람들 일하는 데 피해만 가지 않는다면 교회는 찾아가려고 한다. 평생 교회를 다녔기 때문에 사실 일요일에 교회를 안 가면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고 살아왔다. 일요일에는 출장 일정이 여유로운 편이라서 웬만하면 교회는 다녀올 수 있는 상황이 된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는 제네바가 불어를 쓰는 나라라는 것이다. 근처에 교회는 많지만 아무 데나 들어가면 불어로 예배를 하기 때문에 영어예배를 하는 곳을 찾아야 했다. 제네바에 살고 있는 친구에게 연락을 했다. 다행히 이 친구가 다니는 교회에서는 미국에서 온 목사님이 영어로 예배를 한다고 했다. 자기도 교회를 가니 같이 가자고 했다.
교회에 가니 다양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보였다. 어린 시절 미국에서 살았을 때 다녔던 이민 교회가 생각나서 어딘가 모르게 익숙한 느낌도 있었다. 영어 예배를 찾아온 사람들은 거의 타지에서 온 사람들일 것이다. 타지에서 오면 외롭고, 외로우면 교회를 찾게 된다. 제네바에 안전하게 오게 해 주셔서 감사하고, 함께 온 우리 출장팀 모두의 마음에 평안을 달라고 기도했다.
예배가 끝난 후에 친구는 내가 지내는 호텔로 가는 길에 크리스마스 마켓이 섰으니 가보자고 했다. 호숫가를 걷다가 큰 골목으로 들어가니 크리스마스 마켓이 들어서 있었다. 열개 정도 되는 트럭에 각종 소품과 길거리 음식을 파는 작은 규모였지만, 유럽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에 대해 말로만 듣고 직접 본 것은 처음이라 데려와준 친구에게 고마웠다.
친구는 여기서 파는 뱅쇼가 맛있기로 소문났다고 말했다. 트럭 하나로 향하더니 뱅쇼 두 잔을 시켰다. 주인은 무뚝뚝한 표정으로 무심하게 작은 종이컵 두 개에 뱅쇼를 부어주었다. 한 모금을 마셨는데, 맛이 이렇게 풍부하고 진한 뱅쇼는 처음이었다. 비가 추적추적 와서 몸이 무척이나 시린 날이었는데 뱅쇼 한잔으로 온몸에 온기가 퍼졌다. 크리스마스의 맛이다.
Tips on Geneva
제네바에서 영어예배(English Service)를 드릴 수 있는 교회
Evangelical Baptist Church of Geneva
: 13 Place du Temple, 1227 Carouge
Evangelical Lutheran Church of Geneva
: Rue Verdaine 20, 1204 Genè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