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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ㅇㅈluck Jul 25. 2021

에필로그

이 이야기는 사실을 기반했으나, 소설입니다.

브런치를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이 글을 써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했다. 그리고 실제로 브런치에 첫 도전했을 때는 이 주제로 글을 썼다가 떨어졌다. (물론 이 글 때문에 떨어진 건 아니고 그때는 주제를 다양하게 해서 도전했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첫 도전을 할 때는 한 가지 주제에 대해 글을 써서 도전하는 게 좋다는 TMI)


그만큼 이 주제는 내가 꼭 글로 쓰고 싶지만 그만큼 망설이게 되는 주제였다. 이유는 분명 사실에 기반했는데 소설이기 때문이다.


정말 정말 고르고 골라 사실만 적는다면 아래와 같을 것 같다.

엄마와 아빠는 이혼했다. 그 과정에서 엄마, 아빠 한 번씩 죽겠다고 소란을 피웠고, 이런저런 난리가 있었다. 나는 그 시절이 너무 고통스러워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평생 그 기억이 잊혀지진 않겠지만,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 그러나 아직도 죄책감에 시달린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것도 사실이 아닐 수 있다. 나에겐 난리였으나, 다른 사람에게는 '그 정도는 난리가 아니지...'일 수 있다. 또한 철저히 자녀 입장에서 적는 글이라 부모의 경험, 입장과는 완전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위에도 말했지만, 나는 그 당시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고등학생~대학생 때임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기로 한 이유는 2가지이다. 첫 번째는 나를 위해서, 두 번째는 나 같은 경험을 한 분들 혹은 자녀 때문에 이혼을 망설이는 분들(아직도 있으실 수 있겠죠?)을 위해서.


일단 첫 번째, 나를 위해서.

나는 오랫동안 지병이 있었는데 그 첫 발발은 고3 때였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재발했고, 작년에는 8개월 만에 3번 재발해서 결국 장을 자르는 수술을 했다. 쉽게 말하면, 대장암 수술과 같은 장 절제술. 물론 지병이 생기고, 그게 계속 재발해서 결국 수술까지 오게 된 데에는 내 탓이 크다. 내 식습관... 정말 별로다. 그런데, 나는 그 이유에는 스트레스도 무척 큰 요인이었다는 걸 안다. 그리고 그 스트레스가 내가 쓰려고 하는 이 사건이 발판이 된 경우가 많다는 것도 안다. 물론, 우리 부모님은 절대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싶다!라고 바라는 분들이 아니다.  오히려 나를 무척 아끼고 사랑하신다. 근데 그것과 내가 스트레스를 받는 건 별개다. 부모님이 원하지 않아도 이혼 과정 중 일련의 여러 사건들이 날 그 당시에도, 지금도 힘들게 한다. 엄청 죄책감 들게 했고, 지금도 그렇다. 

수술 후 좋은 기회가 생겨 심리상담을 받았는데 상담사 선생님이 그러셨다. 그런 일들 속에서 정말 잘 버티고 정말 잘 자랐다고... 다른 사람에게 그러는 것처럼 자신에게도 좀 덜 엄격해져도 된다고... 나는 이렇게 신경 쓰고 지금도 괴로워하지만 부모님은 그렇지 않을 거라고. 나를 위해서 나를 그만 괴롭히고 좀 놓아주라고. 그래서 글을 쓰면서 내 마음 한편에 항상 자리 잡고 있는 고통과 불안, 죄책감을 아주 조금은 버리려고 한다.


두 번째는 나와 같은 경험을 한 분들과 자녀 때문에 이혼을 망설이는 분들을 위해서.

일단 나와 같은 경험을 한 분들이 혹시나 있다면 우리의 탓이 아님을, 우리가 그렇게 고통스러워하지 않아도 됨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리고 솔직히 나와 같이 고통을 겪은 분은 없었으면 한다. 아직 30대 중반, 어린 나이지만 내 인생 전체에서 가장 기억이 안 나는데 영향을 많이 주고 있는 사건은 그 때다. 

그리고 혹시나, 요즘은 많지 않을 것 같은데 자녀 때문에 이혼을 망설인다 하는 분들이 있다면, 제발 자녀를 위한다면 더 늦기 전에 이혼하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만약에 우리 부모님이 빨리 이혼하고 각자 삶을 꾸렸다면 절대 모두가 지금처럼 상처 받지 않았을 거라 난 확신한다. 100000000% 정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아닌 거다. 자녀는 절대 부모의 관계를 이을 수 없다. 기대도 하지 말고, 기대지도 마시길. 정말로 자녀를 위한다면 자녀가 부모 각각에 대한 애정과 신뢰가 남아있을 때, 부부의 관계를 끊어주셔야 한다. 앞으로 글에서 쓰겠지만, 나는 지금 아빠를 못 본다. 내 마음이 너무 고통스러워서 못 본다. 이런 관계를 원하시진 않겠지?


위 2가지 이유로 나는 철저히 내 입장에서 이 이야기를 써보려 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건 있었던 사실이나 소설이다. 그러니까 우리 부모님이나 주변 사람들, 그리고 나를 비난하지 말아주셨으면 한다. 그냥 소설 보듯이 봐주시길! 이게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길 그렇게 바라면서 읽어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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