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의 기조가 변화한다.
어제 2022년 6월 21일, 윤석열 정부의 첫 번째 부동산 정책이 공개되었습니다. 오늘은 이 내용 중 "3-1. 임대차 시장 안정 방안"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임대차 시장 안정 방안은 소위 "신 상생임대인 정책"으로도 불리고 있습니다. 이 정책의 주요 골자는 "임대료를 5% 이하로 증액하는 경우, 양도소득세 산정 시 비거주 비과세 장특공을 적용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종전의 상생임대인 정책과 다른 점은 비과세 및 장특공 적용을 위한 거주 요건의 폐지, 임대 개시 시점의 주택 수 요건의 폐지, 주택의 기준 시가 요건의 폐지, 적용 기한의 연장입니다. 이전 정부에서 시행한 상생임대인 정책과 이름만 같을 뿐 내용 면에서는 완전히 다른 정책입니다.
신 상생임대인 정책은 아직 시행령이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현재 시점에서 예상하는 내용은 향후 소득세법 시행령이 구체화됨에 따라 바뀔 수 있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신 상생임대인 정책의 양도소득세 혜택(비거주 비과세 및 장특공)은 아래의 사람을 대상으로 적용될 예정입니다.
주택의 소유자가 주택을 취득한 후 임차인과 체결한 계약에서,
임대료 상승률이 직전 임대차계약 대비 5%를 초과하지 않으며,
직전 임대차계약의 기간이 1년 6개월 이상이며,
신규 또는 갱신 임대차계약의 계약일이 2021년 12월 20일 이후인 임대인
위 내용 중 주의 깊게 보아야 할 부분은 "주택의 소유자가 주택을 취득한 후 임차인과 체결한 계약에서" 부분입니다. 즉 주택의 취득 시점에 승계 받은 임대차계약은 상생임대인의 "직전 임대차계약"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단기 투자자에게는 혜택을 제한하겠다는 내용으로 보입니다.
또한 신 상생임대인 정책의 비거주 비과세 및 장특공 혜택이 주어지는 주택은 1채이며, 최종 2주택 상태에서 1채를 신 상생임대인 정책으로 매도해야 양도소득세 혜택이 적용됩니다.
비거주 상태에서의 비과세 및 장특공(장기보유특별공제) 적용은 상당히 큰 혜택입니다. 따라서 시장에 공급되는 구축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이 혜택은 임차인과의 계약이 1년 6개월 이상 유지되고 5% 이하의 임대료 상승률을 준수해야 주어지기에, 거주 안정성 또한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신 상생임대인 정책은 2020년 7월에 입법 된 임대차 2법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정책으로 보이며, 경우에 따라 매매 및 임대 가격 하락을 유발할 수 있는 정책으로 보입니다. 다만 적용 대상이 되는 주택 수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서울 및 주요 수도권(판교/과천/분당/광교)에서는 가격 흐름에 영향을 주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하지만 업무지구와 거리가 먼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 군소도시 중 산업 기반이 약한 지역에서는 시세에 부담을 줄 정도로 매도 물량이 나올 가능성도 높아 보입니다.
임대료 측면에서 살펴보면,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이후라 하더라도 5% 이하의 임대료 상승률을 준수할 임대인이 늘어날 것입니다. 따라서 임대 가격의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매매 가격 측면에서 살펴보면, 신고가의 과세 매도보다 신 상생임대인 제도를 이용하여 비과세 매도하는 것이 더 높은 수익률을 보일 것이에 저가 매물이 출현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러한 저가 매물은 상급지로 갈 수록 적어지고 그 반대로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의 매매 수요 측면에서는 무주택자에 대한 주택 취득 인센티브로 인해 약간의 수요 증가는 기대할 수 있어 보이나, 규모가 클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취득세 중과 또한 여전히 존재하므로, 다주택자로서 주택을 취득하는 수요는 크게 증가하기가 어려워 보입니다. 신 상생임대인의 비과세 장특공 매도 물량을 52주 신저가로 취득하여 취득세 중과를 감당하는 다주택자 수요도 일부 발생할 것이지만, 그 수가 많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살펴보았을 때, 신 상생임대인 정책은 2024년까지 매매 및 임대 가격의 상승폭을 줄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면 그곳으로 투자자들이 모입니다. 신 상생임대인 정책은 비과세 중에서도 상당히 강력한 비거주 비과세 및 장특공이 주어지기에, 이를 활용한 투자 수요는 분명히 발생할 것입니다. 다만, 계속해서 유념해야 하는 것은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와 신 상생임대인 정책에서 직전 임대차계약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전세 승계를 통해 주택을 취득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전세가 들어 있는 주택은 시세보다 싸게 살 확률이 높아집니다.)
신 상생임대인 정책은 2024년 12월 31일까지 최종 1주택 또는 2주택 상태에서 매도하는 임대인을 대상으로 비거주 비과세 장특공을 적용합니다. 직전 임대차계약은 1년 6개월 이상 종속되어야 하며, 주택의 취득 시점 이후 체결한 계약이어야 합니다.
이를 역산하면 다음과 같은 타임라인으로 신 상생임대인 정책을 이용한 비과세 장특공 투자가 가능합니다.
2022년 10월까지 신규 주택의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칩니다.
(직전 임대차계약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소유권 등기 이후 전세 계약을 체결해야 합니다.)
2022년 11월까지 해당 주택의 전세 계약 및 입주를 마칩니다.
(해당 주택의 전세 계약 시 1년 6개월 이후 재계약을 수행한다는 특약사항을 넣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2024년 11월까지 해당 주택의 전세 계약을 갱신합니다.
(이때 임대료 상승률은 5%를 초과하지 않게 합니다.)
2024년 12월 31일까지 해당 주택의 매도 계약 및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칩니다.
개인 별로 처한 상황이 다르므로 타임라인은 위와 다르게 나옵니다. 앞서 언급한 타임라인은 마지노선입니다.
현재 2주택 다주택자의 경우, 상대적 못난이 주택을 신 상생임대인 정책으로 매도합니다.
가장 간결한 케이스입니다. 현재 2주택 다주택자의 경우, 상대적 못난이 주택을 임대료 증액 제한 기준을 준수하여 신 상생임대인 정책의 요건을 맞춘 뒤 비거주 비과세 장특공 매도하는 것이 좋은 전략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3주택 이상의 다주택자의 경우, 최종 1주택 또는 무주택 계획이 있다면 못난이 주택은 양도세 중과 배제로 매도하고, 최종 2주택 상태에서 1채를 신 상생임대인 정책으로 매도합니다.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 배제는 2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2023년 5월 9일까지 매도하는 경우 적용됩니다. 양도 차익이 두 번째로 큰 주택을 신 상생임대인 정책의 적용 대상으로 설정하고, 실거주할 1채를 제외한 나머지를 양도세 중과 배제로 매도하여 2주택 상태로 만듭니다. 이후 최종 2주택 상태에서 1채를 신 상생임대인 양도세 중과 배제로 매도하는 것이 좋은 전략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1주택자의 경우, 일시적 2주택 비과세 혜택으로 양도 차익을 남깁니다.
신 상생임대인 정책은 다주택자와 무주택자에게 가장 유리한 정책입니다. 다주택자에게는 주택 가격이 낮아진다 하더라도 세후 수익이 늘어나게 되어 이득이며, 무주택자는 주택 취득가액이 낮아지기 때문에 이득을 볼 확률이 높아지게 됩니다.
반면 1주택자의 경우, 낮아지는 시세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보유하고 있는 1주택의 양도차익이 적지 않다면 일시적 2주택 비과세 혜택을 보고 갈아타기 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현 정부에서는 종부세를 폐지하고 재산세로 통합할 예정이기에 취득세 중과분 이상으로 저렴하게 거래되는 주택을 취득하여 다주택자 포지션으로 바꾸는 것도 1주택자 포지션에서 취할 수 있는 전략 중 하나입니다.
무주택자의 경우, 시세 이하로 거래되는 펀더멘탈이 훌륭한 주택을 취득합니다.
투자에 있어서 싸게 사는 것만큼 훌륭한 거래는 없습니다. 집값이 떨어진다 하더라도 취득가액이 낮으면 Literally "남의 일"입니다. 어차피 싸게 샀기 때문입니다.
무주택자의 경우, 신 상생임대인 정책과 양도세 중과 배제로 인해 시세 이하에 거래되는 주택을 취득하기에 좋은 시점으로 보입니다. 다만 주택 취득 시 펀더멘탈을 잘 보고 구입하시기 바랍니다. 펀더멘탈의 구성은 대표적으로 입지, 아파트 여부, 층(중층 이상), 향(남향), 평지 여부, 초등학교 접근성, 연식, 용적률, 건폐율, 주차 공간이 있습니다. 초심자분들이 주의하셔야 할 점은 "완벽한 주택은 없다."는 현실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완벽한 집을 찾기 보다 예산 한도 내에서 펀더멘탈이 가장 좋은 주택을 취득하시는 방향을 추천드립니다.
지난 5년간의 주택시장은 펀더멘탈 무관하게 상승하던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본질적인 속성은 차별성에 있습니다. 펀더멘탈이 훌륭한 주택은 상승장에는 더 거세게 상승하고, 하락장에서는 굳건한 하방경직성을 보입니다. 요즈음과 같이 글로벌 경제에 잡음이 많은 시기일수록 펀더멘탈이 훌륭한 주택의 가치는 빛을 발합니다.
이번 발표를 통해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이전 정부와는 다른 기조로 나아간다는 점을 뚜렷이 보여주었습니다. 종전 정부에서는 1세대 1주택자 유독 유리한 포지션이었다면, 현 정부에서는 무주택자, 1주택자, 다주택자, 건설임대사업자 각 포지션 별로 장단점이 잘 분산되어 간다는 인상을 줍니다. "종부세 폐지 이후 재산세 통합" 등의 세제 개편을 보더라도 다주택자 및 법인에 대한 주택 보유 페널티는 크게 줄어들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변화하는 상황을 인지하고 대응하는 것은 투자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새 정부에서는 규제 완화를 통해 시장 흐름을 바꾸겠다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모두 잘 적응하여 정상에서 만납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