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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중 이정화 Dec 03. 2019

이 길 위에

끝나지 않는 앵콜 공연.


이것도 병이라면 병일 수 있겠다.

하얀 것만 보면 적고 싶다는 생각.     


어느 겨울날,

매일 다니는 거리 위에 하얀 눈이 소복하게 내렸다.

붓을 들어 그 위에 글씨를 쓰고 싶었는데,

가만 보니 그곳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했다.


기꺼이 하얀 공책이 되어준 길은 

사람들이 내뱉는 이야기들을 가감 없이 받아 적고 있다.

거침없이 써 내려가는 아이들부터,

한 글자씩 눌러쓰는 어른들까지 작가들도 매우 다양하다.

    

나만의 공책인 줄 알았던 이 곳은 

어느새 장편소설이 되어가고 있다.


이 길 위에,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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